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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20. 20:45 여행

 2017년 마지막 여행은 여러곳을 놓고 고민하다 오사카 왕복 항공권을 끊게 되었다. 남은 연차는 총 3개였는데, 크리스마스 이후에 2일 붙여쓰고 남은 하루를 따로 쓰려던 계획도 꼬이게 되면서 결국 바로 전 주에 3일을 몰아서 쓰게되었다. 결과론적으론 그 다음주에 미세먼지로 인해 항공기들이 무더기 결항되는걸 보며 운이 따른 선택이 되긴 했다.

 

 재취업을 확정짓고, 입사일이 며칠 안남은 시점에서 부랴부랴 다녀온 곳이 오사카/교토/고베였기에 거의 1년 반만에 다시 찾은 간사이 지역이었고, 그때 가보지 못한 곳들 위주로 돌아다니려 하다보니 교토에서 2, 오사카에서 2박하며 하루는 나라에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숙소는 교토에서는 호텔, 오사카에서는 게스트하우스를 잡았다. 혼자 다니는 여행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상하게도 오사카에서는 마음에드는 호텔을 찾을 수가 없었다.

 

 휴가 출발 전날엔 인수인계서도 써야하고, 부재중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들까지 짚다보면 평소보다 퇴근이 늦어지는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여행 직전에는 한 주 내내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이 터지면서 금요일 밤에도 늦은 시간에 귀가하여 부랴부랴 짐을 싸게 되었다. 그리고 김포에서 출발하는 아침 8시반 비행기다보니 잠도 몇 시가 못자고 집을 나서야만 했다.

 

 이른시간이지만 최근에 늘 그랬듯이 체크인까지 거의 1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모바일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한 체크인은 에러로 인해 이용 자체가 불가능했고, 항공사 직원 설명으로는 만석이라 그랬다는데 살짝 이해가 안되는 일이었다. 아무튼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도 확장이 필요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침 비행기 타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3년 전에 홋카이도 갈 때보다 더 안좋아진 것 같다.

 

 이번 여행은 우선 간사이 공항에 내려서 교토로 바로 가서 이틀 묵고, 오사카로 넘어와 귀국하는 일정이었고, 공항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한 것은 출국전에 예약한 iCOCA카드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스크린샷도 아니고 출력물을 준비해야 한다 해서 출력한 예약 내역을 가져가야 했으며, 이번 여행에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일단 교토까지 가는 열차 티켓 할인이 되고 간사이지역에서 돌아다니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있었기에 일일이 표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어차피 사철이 많아서 1일 교통권으론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된 일본에선 교통카드 하나 들고 다니는게 어쩌면 더 마음편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아침 첫 비행기라 여유가 조금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교토역에 내려서 식사를 하고 호텔에 체크인하니 해가 지기 시작한다. 부랴부랴 여우신사를 보러갔지만 이미 해가 져서 야경 이전의 괜찮은 풍경을 찍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도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는 올라갔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해서 그런지 일단 첫 날은 무리하지 않기로 했고, 돌아오는 길에 먹거리를 조금 사들고 돌아와 TV로 축구 경기도 보고,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며 여행 첫날은 마무리하게 된다.

 








posted by Bogdanovic
2017. 4. 28. 01:00 여행

 오래전부터 벚꽃이 한창 필때 일본에 다녀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간발의 차이로 그 시기를 놓치게 되었다. 3월말 4월초는 지인의 일정이 안되어 실패하고, 5월 초의 홋카이도 방문은 하필이면 기나긴 연휴와 더불어 비행기표를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아쉬운대로 4월 셋째주말을 끼고 도쿄와 인근 지역을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이번 도쿄여행 일정중 첫 날은 지인을 보고, 2~3일째 되는 날에 각각 인근 도시를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숙소는 그냥 도쿄에 잡고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일정이 길지 않은 여행이다보니 매일같이 장소가 바뀌면 매일 캐리어를 끌고 다녀야 하고, 가려는 지역이 열차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거리이다보니 짐은 그대로 둔 채로 몸만 움직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출국하는 비행기는 김포에서 아침 8시 40분에 출발하는 일정이었다. 김포공항이 집에서 차로 30분 안에 도착하는 거리지만 국제선이다보니 6시에는 출발을 해야했다. 토요일 아침인데도 김포공항 방면 도로에 차가 생각외로 많아서 정체가 생길 정도다. 주차요금이 인상된 것은 최근에야 알게 되었는데, 그래도 저공해차량 할인을 받으면 하루 만원이 채 안되는 셈이니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어쩌다보니 2014년 가을에 캐나다에 다녀온 이후로 작년 12월에 블라디보스톡을 제외하고는 줄곧 일본만 가게 되다보니 옆동네 놀러온 기분이 들 정도다. 이번 여행에는 캐리어를 면세점에서 구입하다보니 면도크림을 가져가지 못해서 도착하자마자 찾은 것이 그것이었다. 싸게 구입했으니 출국할 때 종이백과 백팩에 옷가지를 주섬주섬 싸매서 들고가는 모양새 빠지는 일쯤은 감수할만 했다.


 숙소는 신오쿠보역 주변에 있었는데, 예약 사이트에서 평점 좋은 게스트하우스를 찾다보니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덕분에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를 3박 4일동안 본 것 같다. 여유부리며 숙소에 도착한게 1시다 보니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서 주변 둘러보고, 숙소에서 마실물 같은 것을 구입하고 체크인, 짐가방을 풀어헤치고 지인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식사+음주+산책으로 첫 날은 마무리된다.


 일요일과 월요일 중 어느날에 하코네에 갈 것인가 고민하다 일요일에는 사람으로 미어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요일에는 가마쿠라에 가기로 했다. 신주쿠역이 꽤 넓다보니 미리 알아봐둔 오다큐선 표를 파는 곳을 찾는데 조금은 시간이 걸렸다. 아침 8시 조금 넘어 출발하는 Romance Car(한글표기랑 일본식 읽기는 로만스카)를 타면 얼추 1시간 정도 걸린다. 관광 안내는 오다큐선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안내가 잘 되어있다.


 열차의 종착지인 기타노 에노시마역에서 에노시마에 갔다 내려와서 점심식사, 그리고 다시 전차를 타고 가마쿠라까지 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모노레일을 타고 다시 쇼난 에노시마역까지 돌아오는데 하루면 충분하다. 해질녘에 다시 에노시마에 들어가 야경을 보고 내려와도 8시에 출발하는 신주쿠행 열차를 타는데 충분했다. 날씨가 좋다보니 기분 좋게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다닐 수 있었고, 바다건너 보이는 후지산도 제법 신비하게 보였다.


 하코네는 가마쿠라와 다르게 열차로 1시간 반은 가야하고, 출발 시간도 빠르다보니 출근 할 때보다 더 이른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슬아슬하게 7시반쯤에 출발하는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이틀동안 좀 많이 걸어다니다 보니 열차에서 푹 자다보니 하코네 유모토역에 도착했다. 하코네 프리패스는 기본 2일짜리라 하루만에 돌아오는건 조금 아깝긴 하지만 하코네에서 돌아다니며 타고다닌 케이블카나 버스 운임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손해보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가마쿠라와 마찬가지로 추가요금을 내고 Romance Car를 이용하는게 여러모로 편하긴 하다.


 하코네에서의 하루 일정도 가마쿠라와 같은 사이트를 참고하였다. 나같은 경우 안내도에 나온 것의 반대 방향인 고라역으로 열차로 이동 -> 케이블카 -> 유람선 -> 버스를 통해 하코네로 돌아오는 일정을 택했다. 오후 2시가 넘어서 비가 쏟아졌기에 케이블카를 타고 갈 때 후지산의 모습을 전날보다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오후에 내리기 시작한 이 비로인해 우산을 구입하는 추가 지출이 있었고,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빠른 시간에 출발하는 신주쿠행 열차를 타게되었다. 주변의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제3신도쿄시라는 표기가 들어간 에반게리온 관련 기념품은 별로 손이 가는 것이 없어서 사온 것이 없다.


 하코네에서 돌아오자마자 시부야로 넘어와 음주와 식사를 가볍게 하고 돌아가는 길에 본의아니게 조금 헤메며 비를 다 맞았고, 덕분에 예정에 없던 식사를 한 끼 더 하게 된다. 비를 맞으며 걸으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니까. 다음날엔 다른 여행과 마찬가지로 오전에는 쇼핑 후 체크아웃, 짐가방을 맡긴 후 지인이 알려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예전에 안가본 곳들을 돌아보았다. 돌아오는 비행기가 저녁 8시 출발이면 여러모로 여유가 생긴다.


  4월에 월화로 연차를 내고 일본에 다녀오는 것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내년에도 별다른 일이 없다면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은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본 사람들에겐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에도 편안하고 무난하게 따스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수 있었다. 그때 찍었던 사진을 지금 꺼내보면 비오는 날 찍은 사진도 제법 운치가 있어보인다.


 다음 여행계획은 일단 가을쯤에 유럽쪽을 생각하고 있는데, 휴가철이 아닌 시기에 연차를 5일씩 붙여 쓰는 것은 아무래도 조심스럽기 때문에 실제로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posted by Bogdanovic
2017. 2. 27. 00:21 여행

 고심끝에 4월 중순 도쿄행 비행기표를 발권하기로 했다. 연차가 몇 개 안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몇 개 더 있는 것으로 확인해서 3박 4일로 다녀오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벚꽃이 절정인 시기는 아니지만 내년에 또 가면 되는거니까 봄에 다시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도쿄는 예전에 요코하마 출장 때문에 처음 가본 이후로 2014년 캐나다 여행갈 때 비행기가 연착되어 반강제 여행 한 번, 그리고 퇴사 후 사업 준비할 때 짧게 한 번 다녀온 것 까지 치면 이번이 4번째 방문이 되겠다. 갈 때마다 다 다른 길로 다녀서 겹친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가마쿠라쪽도 다녀올 생각이다. 시간이 되면 출장 갔을 때 잠깐 구경만 했던 요코하마에서 시간을 더 보낼 생각도 있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니 이제 슬슬 달력을 보며 올해엔 어딜 다녀오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3월에는 좀 복잡한 일이 월초에 있는데 해결되는대로 머리나 좀 식히러 여수나 순천쪽으로 다녀올 생각이다. 월요일 연차 하루 내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생겨서 혼자 여행가기도 훨씬 좋아졌으니 말이다.


 5월에는 임시공휴일 여부에 따라 계획이 복잡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미리미리좀 알려주면 계획도 미리 짤텐데, 이도저도 아닌게 되어버리면 뭐 그냥 허리띠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는 수 밖에 없지. 내수경기를 생각한다면 월급 올려주고 휴일 더 주는 것 만큼 좋은 해결책이 또 있을까?


 가을에는 독일이나 슬로베니아쪽 여행을 생각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밑그림은 그리지 않은 상태인데, 봄이 지나 날이 좀 더워지면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 같고, 연말에 남은 연차 몰아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곳도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추석주엔 이미 나갈 사람들은 비행기표를 다 사놔서 비정상적인 가격을 지불해야만 외국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시기에 나가는건 포기한 상태다.


 이제 슬슬 겨울잠에서 깨어나 신나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차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는 것 같다.


 



posted by Bogdanovic
2016. 2. 5. 05:39 여행

 전날 새벽 2시가 넘도록 술을 마셨지만 아침 7시쯤 눈을 뜰 수 있었다. 맥주만 마시다 보니 뒤끝도 없고 개운하게 일어났다. 특별한 계획이 있지 않다보니 자리에서 조금 게으름을 피우다 8시가 넘어서야 전날 사놓은 컵라면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게스트 하우스는 전날 내가 체크인 했던 때와 비슷하게 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다소 일찍 일어난 한 두명의 다른 투숙객들도 서둘로 숙소를 빠져나갔다. 침대 배치가 한쪽 벽에 2층씩 있는 구조다 보니 커튼이 쳐있는 곳에 다른 사람이 머문다는 것 외에는 누가 있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예약한 사람이 나 혼자라더니 아침에 보니 나 말고도 3명 정도는 더 있었다.


 우선 지하철 1일권을 활용하기로 했다.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12월 23일도 공휴일이다보니 지하철 1일권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날이었는데 전날 오타루 웰컴패스 구입과 더불어 받은 1일권을 이렇게 써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은 출국이니 어쩔 수 없었다. 우선 지도에 나온대로 히가시쿠야쿠쇼마에 역에 내려서 조금 걸었다. 걸어서 대략 10분 조금 넘는 거리인데 박물관 바로 앞에서 정차하는 버스도 있었지만 일단 걷기로 했다. 지하철로 가기엔 확실히 애매한 거리긴 했지만 버스로 가기에도 너무 금방 내릴 거리였다.


 입구를 지나 박물관에 들어가면 일단 구경하는 입장료 자체는 무료다. 사용하는 언어를 물어보고 거기에 맞는 인쇄물을 주는데 박물관 내부에 각 지점마다 숫자를 부여하고 거기에 맞는 설명이 모두 일본어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따라가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오래된 역사와 더불어 현재 판매되는 제품까지 나열된 것을 보고 내려오면 시음을 해볼 수 있는데 요건 무료가 아니다. 자동판매기에서 표를 구입해야 하는데, 3종류의 맥주를 각 200엔에 판매하는데 3가지를 모두 마실 수 있는 표는 약간 할인되어 500엔에 구입할 수 있다. 아직 점심식사 전이라 가볍게 한 잔 하려고 200엔짜리 표를 구입했다. 자동판매기에 가벼운 안주거리도 하나 추가했다.


 일단 국내에 안들어오는 것으로 보이는 생소한 브랜드로 한 잔 주문했는데, 확실히 맥주는 생산지에서 마시는 것이 제일인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 술술 넘어가서 한 두잔 더 마시려다 바로 붙어있는 가든에서 식사와 함께 하기위해 박물관을 나섰다. 휴가를 가면 보통 점심식사와 그 지역의 맥주를 같이 마시곤 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출국 바로 전날이 되어서야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아무래도 고기를 구워먹는 메뉴는 여럿이서 가야 불편함이 없는 것 같다. 그럭저럭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팩토리라는 이름의 쇼핑몰로 향했다. 여기도 지하철 역에선 좀 애매한 위치에 있다.


 과거 맥주공장이었던 자리를 복합상가로 변형시킨 곳이었는데, 귀국 전날이 되니 기념품이 될만한 것을 찾아볼 겸 해서 가보기로 했는데 쇼핑몰도 역시 혼자 오래 머물만한 곳은 아니었다. 그리고 커다란 유리창을 볼 때 밤이 되면 더 괜찮을 것 같아서 해가 진 후에 다시오기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삿포로 구청사로 향했다. 지하철은 역시나 애매했고, 1.6km밖에 안되는 거리라 또 걷기로 했다. 천천히 걸으며 눈에 그리고 카메라에 삿포로 시의 풍경을 담고 있었다. 이 날은 구청사를 지나 홋가이도대학 보타닉가든을 거쳐 오도리 공원을 찍고 삿포로 TV타워에 가는 것이었는데, 우선 보타닉 가든은 11월 초부터 4월 말까지는 문을 열지 않는다는 안내판을 발견했다. 오도리 공원을 지나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을 하고 TV타워에 올라갔다.


 해가 빨리지는 계절이다 보니 4시쯤 올라가면 해지기 직전부터 해가 진 이후의 풍경까지 감상이 가능하다. 해가 진 직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서 발디딜 틈이 부족할 정도였다. 미리 올라가서 천천히 구경하고 쉬다가 해가진 모습까지 보고서 내려왔다. TV타워에 올라가는 표를 구입하면 덤으로 지하에서 판매하는 먹거리 할인권도 준다. 우리 개념으로는 풀빵 비슷한 것인데 정확한 이름은 잘 모르겠다. 모양은 삿포로TV타워 마스코트 모양이다.


 추운 날씨에 하루 종일 밖에 있다보니 숙소에 돌아와 잠깐 쉬었다 저녁식사를 하러 나가기로 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게스트하우스 직원들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1층에서 바&카페를 겸하다 보니 이 영업시간에만 직원이 상주하는 것 같았다. 숙소에서 그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받은 각종 입장권 및 안내책자와 별로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보조배터리 같은 것들을 내려놓고 비교적 홀가분하게 나왔다. 아직 많이 못쓴 지하철 1일권을 사용해가며 한 두정거장 거리도 지하철로 이동하곤 했다. 삿포로 팩토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걸어야만 했고, 시계탑을 거쳐 숙소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다음날이 공휴일이 아니다보니 1층의 바는 확실히 전날과는 다른 썰렁한 분위기였다. 다른 대만에서 온 투숙객이 한 명 있었고, 나머지는 게스트하우스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 뿐이었다. 직원과 대화를 하다보니 크리스마스와 석가탄신일이 한국에선 휴일이라니 제법 놀라는 눈치였다. 설연휴가 삿포로 눈축제 기간하고 겹친다는 것도 음력을 사용하지 않는 곳에서는 제법 낮선 개념으로 보이는 것 같았다. 아무튼 전날과는 조금 다른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술자리도 파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짧은 홋가이도 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날 일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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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2. 03:05 여행

 삿포로에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의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였다. 2시 50분쯤 도착해 보니 로비에는 아무도 없었고, 3시가 조금 넘고 나서야 스태프가 출근하여 방을 안내해주었다. 오늘 남자방 예약자는 나 혼자라는 말에 오늘도 베트남 후에에서와 같이 쓸쓸히 독실처럼 방을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체크인이 생각보다 지연되는 바람에 가방을 내려놓고 정말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숙소를 나왔다. 원래는 숙소에서 JR역까지 걸어갈 생각이었으나 시간이 넉넉한것 같지 않아 다시 지하철을 이용했다. 삿포로 역에 도착한 것은 3시 40분쯤이었는데 4시 10분쯤 출발하는 열차가 가장 빠른 것이었으나 점심식사를 거른 것이 생각나서 다음 열차를 타기로 하고 역과 연결된 상가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오타루가는 열차를 타고 일단 미나미오타루역에 내려 걷기로 했다. 열차를 탈 때 이미 어두워져 있었기에 내릴때는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거의 한밤줌 같은 분위기였다. 지도에 나온대로 오르골 파는 곳을 거쳐 운하까지 걸어가고, 오타루역 근처에서 식사 후 삿포로로 돌아올 생각이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걷기 시작했는데 크고 복잡한 곳이 아니다보니 제법 금방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었다. 혼자 가는 여행이 아니라면 일일권의 대중교통을 구입하여 하루정도 머물며 천천히 구경할만한 곳 같았다.

 저녁식사는 역 주변의 스시집들을 배회하다가 안에서 한 무리의 직장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회식을 하는것 같이 모여있는 곳이 있길래 들어갔다. 사전에 검색했던 곳은 아침부터 걷기 시작한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하면서 그냥 포기하기로 하고 주변의 가까운 곳 중에 현지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곳을 골라 들어가기로 하고 결정했는데 제법 괜찮은 선택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오타루역으로 돌아와 삿포로행 열차를 탔다.

 삿포로역에 도착한 시간은 얼추 밤 9시가 다된 시간이었다. 원래는 다음날 가볼까 했던 JR타워를 야경도 볼겸 해서 그때 바로 올라가기로 했다. 다음날 같이 가려했던 TV타워가 다소 초라하게 보일 정도의 높이를 자랑했으며, 다른 나라의 제법 유명한 타워들과 높이 비교를 해놓은 표도 있었는데 삿포로 JR타워는 엄밀히 말하면 타워보다는 고층건물이긴 했다. 그 중에 다녀온 곳들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타워, 캐나다 토론토의 CN타워 정도겠고, 상해 동방명주는 구경만 하고 올라가지는 못했었다. (회사에서 단체로 간거라 권력을 가진 나이든 사람들이 올라가는 것을 원치 않았었다.)

 야경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 길엔 걷기로 했다. 예상보다 춥지 않은 날씨덕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삿포로 시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지하철 정거장으로 2정거장 거리였지만 내 걸음으로는 조금 빠르게 걸으면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숙소로 오는 길에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물과 아침에 먹을 컵라면, 그리고 숙소에서 마실 맥주와 안주거리를 조금 샀다. 그런데 숙소에 도착해보니 로비가 매우 시끌벅적했다. 이 게스트하우스가 1층은 밤에 카페겸 술집을 겸하는 곳이다 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음날(12월 23일)이 일본의 공휴일이다 보니 우리로 치면 휴일 전날 모임 같은 것이 잡힌 것이라고 주인이 귀뜸을 해준다. 꽤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일단 방으로 돌아와 구입한 것들과 더불어 음주에 불필요한 것들을 일단 풀어놓았다. 패딩도 벗어둔 채 가벼운 차림으로 내려와 맥주 한 잔을 주문했다. 편의점에서 구입한 맥주는 왠지 한국으로 그대로 가져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팀의 회식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무리와 떨어져있는 투숙객과 다행히도 어울리게 되어 얼추 2천엔 넘게 술값으로 지출하게 되었다. 낮에 뜻하지 않게 절약한 금액들이긴 하기에 그날 예산을 초과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런 곳에 와서 혼자 술을 마시지 않게된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삿포로의 첫날은 마무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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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1. 16. 17:22 여행

 7시 알람이 울리기 30분 전에 눈을 떴다. 전날같은 강박관념 같은 것은 없었지만 과거에 직장 다니던 시절의 습관이 아직 몸에 남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10시 반 기차를 타야했기에 해가 떠있을 시간에 하코다테를 구경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오면 가방만 들고 바로 나갈 수 있게 7시쯤 대부분의 짐을 다 싸놓고 호텔밖으로 나갔다. 가이드북에 소개가 되어있는 아침 시장은 상인들이 이제 문을 여느라 분주하다. 발걸음을 돌려서 전날 야경사진을 찍었던 곳으로 향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하다 보니 밝을 때의 풍경을 보고 싶었다.


 지나왔던 길을 생각하며 하코다테산 방향으로 걸었다. 트램을 타고 다니기엔 뭔가 좀 아쉽고 걸어서 다니기엔 살짝 먼 감이 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아직 출근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날씨는 오히려 비오전 저녁보다 덜 추운 느낌이다. 지난 밤의 화려한 조명이 꺼진 거리였지만, 밝은 시간에 보는 풍경은 또 다른 느낌이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이틀 정도 머물며 시간을 보내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밤에 보았던 러시아 정교회를 지나 과거 영국 문화원 건물을 지나 해변으로 내려왔다. 바다를 따라 걷다보면 19세기에 미국으로 밀항하였다 귀국 후 훗날 지역의 대학이 된 영어학원을 설립한 사람의 기념비도 볼 수 있다.


 가볍게 한바퀴 돌아보고 아침시장으로 돌아와 식사를했다. 밤에 사놓은 컵라면으로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고 나왔지만 거리에 보이는 메뉴를 보니 이곳을 떠나기 전에 뭔가를 먹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삿포로에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라 식사시간이 애매해질 우려도 있었다. 여행전 유튜브에서 찾아본 영상에 등장했던 오징어를 낚시해서 회를 만들어주는 곳은 구경만 했다. 오징어를 좋아했다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게들은 다음에 꼭 누군가와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강조하게 만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크게 한바퀴 돌아본 후에 편의점에 들러 약간의 간식거리와 물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아날로그 감성이 풍부한 열쇠를 호텔에 반납하고 걸어서 역으로 향했다. 10시 반 기차였지만 지정석은 예약이 가득차서 예약하지 못한터라 자유석에서 비교적 괜찮은 자리를 맡기 위해서는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꽤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800엔을 반강제로 절약한 대가겠지만 이 늘어선 줄의 대부분은 중국사람들이었고, 꽤나 소란스러웠다. 자유석 열차는 2량이었는데 다 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고, 나중에 온 일부 승객은 결국 서있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최소 20명이 넘는 단체관광객으로 보이는 중국 사람들은 하코다테역을 출발 후 2번째 정거장에서 모두 내리고, 남은 승객들은 좀 더 여유로운 혹은 창가쪽 자리를 찾아 자리를 옮겼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겨울바다와 산의 풍경은 제법 그럴싸했지만 창문에 묻어있는 것들이 많아서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처음 여행을 다닐때는 그 순간순간이 아까워서 미친듯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곤 했는데 이제는 카메라보다는 눈으로 풍경을 담는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물론 창문이 제법 깨끗해서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면 몇 장 정도는 찍었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옮긴 자리가 바닷가쪽이 아니기도 했다. 이건 아무리봐도 판단 미스였다. 뒷자리에 있던 일본 사람이 앉는 방향으로 따라갔어야 하는 것이었다. 11시쯤에 열차내 식사를 주문받는것 같았는데, 열차내에서 뭔가를 사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메뉴판도 일본어로만 나와있어서 점심식사는 삿포로에 도착해서 해결하기로 했다.


 오후 2시 반이 조금 지나 열차는 삿포로 역에 도착했다.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우선 여행자 안내센터를 찾아 오타루 웰컴패스를 구입했다. JR선 이용하는 날짜는 직접 정해줘야 했고, 같이 받게되는 삿포로 지하철 1일권은 개시하는 날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오타루로 넘어갈 생각이었기에 우선 JR티켓은 그날 날짜로 발권했고, 삿포로 지하철 1일권은 다음날 쓰는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 숙소로 가는길에 지하철 티켓은 따로 구입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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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5. 12. 15. 03:13 여행

 고심끝에 결제를 해버리고 말았다. 겨울에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반백수 상태에서 외국으로 여행가는게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언제 또 12월 평일중에 이렇게 여행갈 시간이 또 날까 싶었기에 일단 지르기로 했다. 여행 일정은 12월 21~24일이다. 24일이 지나면 비행기표 값이 엄청나게 오르고, 유럽행 왕복표와 가격차이가 10만원 정도로 좁혀지기에 여행일정은 이렇게 잡았다.


 루트는 하네다 경유 하코다테로 들어가 나올 때는 삿포로로 나온다. 둘째날 기차를 한 번 타야 할 것이고, 삿포로에 짐을 풀고 바로 오타루에 다녀올 예정이다. 그 다음은 그냥 삿포로 시내에 머물 예정이다. 기차는 어차피 한 번만 탈 예정이니 레일 패스는 필요 없을 것 같다. 삿포로 인/아웃으로 티케팅을 했으면 아마 3일짜리를 끊었을 것이다.


 숙소는 하코다테는 호텔, 삿포로는 게스트하우스로 잡았다. 혼자 여행가면 느껴지는 그 특유의 공허함을 어느정도 해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코다테에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기에 게스트하우스는 민폐다 싶었고, 가격도 60달러 정도라 나쁘지 않았다. 삿포로 게스트하우스는 이틀 합쳐서 60달러 수준이다. 숙박비를 절감한 만큼 더 좋은 것을 많이 먹고다닐 생각이다.


 집에서 김포공항까지 이동은 차량으로 할 예정이다. 총 4일간 주차를 해야 하니까 기본 주차요금은 10,000x4지만 저공해차량이라 50% 감면되는 것을 생각하면 비싼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인천공항처럼 고속도로 통행료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니까 왕복 택시 타는 것과 비슷한 수준 혹은 살짝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집이 김포공항과 가깝다는 것 역시 차를 가져가기로 결심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이다.


 어쩌다보니 작년부터 주구장창 일본만 가게 되는 것 같다. 작년 휴가때는 일본 경유였고, 작년 연말에 나고야, 올해 5월에는 도쿄였으니 말이다. 이런때 좀 멀리 다녀오고 싶기는 하지만 뭔가 주변상황이 좀 정리가 되어야 마음놓고 먼 곳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아침 D모 기업의 명퇴기사를 보니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니던 곳은 명퇴는 아니고 그냥 인사평가로 진급기회를 틀어막아 나가게 하는게 주특기였으니까.(연봉도 까인다.) 어렵게 입사해서 개같이 일하고 토사구팽당하는 이런 세대에게 출산과 결혼을 강요하는 것 만큼 잔인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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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5. 12. 10. 01:15 여행

 더블린과 몬트리올을 갖고 저울질을 하다가 결국 몬트리올을 선택하게 되었다. 불어권 캐나다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결국 케벡지역 여행을 결심하게 만든 셈이다. 솔직히 몬트리올이라는 영어식 명칭 보다는 몽레알(몽헤알)이라는 프랑스어식 표기가 마음에 들긴 하지만, 프랑스어 영화도 영어자막으로 번역해서 들어오는 나라에서 영어 아닌 언어식 표기를 고집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튼 기네스 공장 견학은 다음으로 미루고 처음으로 북미지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일정은 김포->하네다->토론토->몬트리올이었는데 출도착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김포에서 정오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면 두어시간 대기 후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게 될 것이고, 토론토에서 몬트리올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는 시간은 현지 기준으로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숙소에 체크인하면 밤 9시 정도 될테니 첫날 야경을 보며 가볍게 맥주 한 잔을 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일정은 토론토에서 출발하여 나리타를 거쳐 인천에 도착하는 것이었고, 토론토 출발 시간도 토요일 오후 2시였기에 제법 괜찮은 일정이었다. 인천공항 도착 시간은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이니 집에오면 밤 10시 반~11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오에 출발하는 일정이다 보니 다른 휴가때보다 제법 여유가 있었다. 게다가 집에서 가까운 김포공항이니 다른 휴가때와는 조금 다르게 푹 잠을 잘 수 있었다. 물론 출발 전날엔 어김없이 야근과 더불어 인수인계서를 써놓는 일을 마쳐야만 했다. 퇴근 후 짐을 싸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지만 휴가는 가기 바로 전날이 가장 기분이 좋다. 출발전의 야릇한 설레임은 귀국 직전의 초조함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기분이다. 


 9월의 맑은 공기를 느끼며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는 이 완벽해 보이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리라는 것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김포공항 ANA카운터에서 티케팅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 하네다에서 토론토로 가는 출발편 시간이 이상하다. E-티켓에 17:40으로 되어있는 출발 시간이 티켓에는 탑승시간이 23:00으로 기록되어 있다. 카운터에 가서 물어보니 직원들이 일본으로 전화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 일단 하네다에서 환승통로로 가지 말고 입국을 한 후 에어캐나다 카운터에 가보라는 말을 한다. 내 여정은 토론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몬트리올에 가는 비행기를 바로 타야 했기에 몬트리올 도착 일정이 하루정도 지연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파악되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언제 연결편을 타게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하네다행 비행기에 탑승하여 입국수속을 마친 후 곧장 에어캐나다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에서는 아무말 없이 새로이 티켓을 발행해주는데 23:55 토론토발 몬트리올행 티켓이 따라온다. 그리고 덧붙여 주는 것은 2천엔짜리 하네다 공항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사/음료용 쿠폰 하나. 짧은 휴가중 일부를 이렇게 날려먹고, 첫날 일정이 꼬이게 된 것에 대해서 화도 났지만 카운터에 따져봤자 이미 출발이 6시간이나 지연된 비행기가 급가속을 해서 빨리 올 수 있는 것도, 토론토에서 더 빠른 연결편을 탈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한숨을 쉬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이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반이 조금 넘었을 때였고, 변경된 비행기표를 받고나니 오후 4시가 다 되어간다.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시간은 11시, 체크인 시간을 고려하면 대략 5시간 정도가 남게 된다. 공항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죽치고 앉아있느니 도쿄 시내 나들이나 가느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하철 표를 사러갔더니 카드로는 결제가 안된다. 일본은 환승만 할 예정이었기에 주머니에 있는 것은 캐나다 달러가 전부였기에 나가서 식사라도 하고 들어오려면 엔화가 필요했다. 지난 번에 출장와서의 경험으로 볼 때 지하철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었기에 대략 5천엔 정도를 그자리에서 환전하고 시내로 나갔다. 첫 날 출발부터 꼬이긴 했지만 덕분에 도쿄 시내도 구경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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