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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21. 21:50 여행

 2014년에 캐나다에 다녀온지 거의 3년 만에 장거리 노선 비행기를 타게되었다. 일주일 밖에 안되는 휴가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이 이상 긴 휴가를 내는건 쉽지 않기에 간만에 떠나는 먼 곳으로의 여행 자체에 만족하기로 했다. 금요일까지 업무를 마치고, 인수인계서 작성 및 부재중 메시지까지 남기고 집에 오는데도 다음날 출발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14시간 넘는 비행시간 및 시차적응을 위해서 그냥 날밤을 새볼까 했는데, 중간에 잠들어서 실패했다. 아침에 운전도 해야해서 전날 음주도 제대로 못하다보니 출발 당일의 컨디션은 매우 좋았다. 차라리 밤에 잠을 안자고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귀국할 때 집어들 몇몇 기념품을 갖고 집이 있는 오르막을 오르는걸 생각하니 그래도 차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아침 7시쯤 도착했는데도 장기주차장은 한 구역을 제외하고는 만차다. 그나마 남아있는 구역도 자리가 얼마 없다. 꽤 많은 사람들이 9월에도 출국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차를 이용하여 여행하는 사람 수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연말이 아닌 시기에 차를 갖고 인천공항에 왔던게 5년 전이니 그때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겠지.


 이번 여행에는 면세점에서 구입하거나 부탁받은 물건도 없어서 제법 홀가분한 마음으로, 혹시라도 비행기에서 읽을지도 모를 책 한권만 가방에서 빼고 발권을 하는데 통로쪽 좌석은 이미 자리가 없다. 출발 3시간 반 전에 도착했는데도 그렇다. 4인석 보다는 그나마 3인석 가운데가 낫겠다 싶어서 표를 받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공항에 올 때는 집에서 식사를 거를때가 많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출국장에 들어가서 게이트 위치를 파악한 후 제일 먼저 식당들을 찾아헤맸다. 공항에 있는 식당들이 늘 그렇듯이 비싸보이는 것들만 가득한데다 맛을 알 수 없으니 비교적 만만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데 ㄹㄷㄹㅇ들 사이에 ㅂㄱㅋ이 하나 보인다. 편법인지 꼼수인지 몰라도 큰세트 밖에 안파는 덕에 정크푸드를 매우 비싼 값에 구입해야만 한다.


 비행기에 올라서는 첫 기내식을 먹으며 함께 마신 와인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바람에 영화를 5편 보고 나서야 뉴욕에 도착했다. 출발 할 때 토요일 아침 10시였는데, 도착하니 토요일 아침 11시다. 창가쪽에 앉았던 필리핀계 미국인은 비염으로 훌쩍이면서도 초면인 사람에게 말을 참 잘 걸었는데 입국심사장 줄이 다르다보니 출국심사 후에 다시 마주치지는 못하였다.


 검색으로만 찾아본 악명높은(?) JFK 공항 입국 심사장, 입국 심사가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 뭐하러 왔냐, 며칠 있을거냐, 어디 갈거냐는 짧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줄을 2시간을 서야만 했다. 비슷한 시간대에 JAL, EVA항공등에 내린 승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으나, 토요일이라 그런지 몰라도 14개의 게이트중 문이 열린 곳은 2개 뿐이었다. 시간이 가면서 몇 개 더 열고, ESTA 2회 이상 입국자나 비자 소지자들을 다른데로 불러서 빼긴 했지만 두시간 이상 서있다 보니 진이 다 빠진다.


 오후 1시가 넘어, 비행기에서 제대로 잠도 못잔 상태로 2시간여 동안 서있다보니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날씨가 꽤 좋았으나 어서 빨리 공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그날 공항을 찍은 사진은 없다. 돌아오는 날 보니 그렇게 하늘이 쾌청했을때 사진을 안찍은게 후회될 정도였다. 아무튼 공항터미널을 다 돌고 지하철/열차로 환승할 수 있는 역까지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자메이카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실수를 하나 범하게 되는데, 이곳까지 오는 열차는 역에서 나오면서 5달러 요금을 내는 구조인데, 자동판매기에서 표를 사야한다. 표를 사면서 함께 메트로카드도 구매가 가능하다기에 함께 구매하기를 누르고, 당시 소지하고 있던 가장 적은 액수의 현찰 50달러를 넣었는데, 컨디션 탓도 있었고 화면에 뜬 문장을 지금 넣은 금액이 50달러가 맞냐는 것으로 오독하여 Yes를 눌렀더니 자동판매기가 표만 뱉어낸다. 함께 출력된 영수증을 보고 50달러가 메트로카드에 모두 충전된 것을 알았고, 근처의 직원에게 환불이 되는지 물어보니 안된다고 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5달러를 내고 나와서 7일짜리 패스를 사야 했는데, 무슨 정신으로 저랬는지 모르겠다.


 메트로카드 자동판매기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은 여행 말미에 금액을 충전하면서, 그리고 다시 JFK공항에 돌아와서 자동판매기의 메뉴를 살펴보며 알게되었다. 우선 자메이카역의 자동판매기에는 패스같은건 판매하지 않는다. 선택할 수 있는건 열차 이용요금 5달러 및 메트로카드 구입인데, 메트로카드도 같이 구매하겠다 하면 이후에 투입한 금액 모두 충전하던가 전액을 뱉어내던가 밖에 안된다. Yes를 누르면 그냥 투입한 금액 전액이 충전된다. 여행 막바지에 지하철역에서 메트로카드를 재충전하며 보니 내가 10달러를 충전하겠다고 고르고 20달러를 넣으면 투입한 금액을 전부 충전할거냐 묻고, 아니오를 누르면 맞는 금액을 넣으라며 앞서 넣은 20달러 전부를 토해낸다. 남은 10달러를 거슬러주는게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맞다고 하면 투입한 금액이 전부 메트로카드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날에 자메이카역으로 가는 지하철노선이 공사에 들어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LIRR(Long Island Railroad)를 이용해야 했는데, 펜역에 있는 자동판매기 역시 LIRR표랑 메트로카드를 같이 판매하지만, LIRR은 표를 따로 사야만 한다. (7.5달러) LIRR이나 메트로카드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명확한 내용이 보이지 않아 일단 표를 샀더니 열차 안에서 직원이 확인하고 표를 회수해간다. 메트로카드는 같이 판매할 뿐이지 사용할 수 있는건 아니다.


 아무튼 50달러가 충전된 메트로카드를 들고나니 정신이 들어서 그 길로 바로 숙소로 향했다. 머리속에는 방금 저지른 바보짓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숙소에 도착하니 체크인시간까지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가방만 맡기고 근처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기나긴 토요일은 아직도 오후 4시가 안되어 있었으며, 체크인을 하고나면 미리 예약해둔 축구경기를 보러가기까지 시간여유가 별로 없어보인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5시반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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