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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07 챌린지리그가 우습게 보인걸까?
2015. 10. 7. 20:40 축구

 왜 하필 지금일까? 방송 일정때문이다. 누가봐도 이렇게 쌩둥맞은 시기에 이런 이벤트성 경기를 한다는 발상은 일반적인 축구팬이라면 할 수 없는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KBS는 특유의 갑질근성이 발동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축구를 매개로 한 이벤트성 경기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은 이제 K리그 챌린지 구단들이다. 리그 막바지에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시점이지만 핵심선수들을 내놓아야 한다. 내놓지 않으면 구워 삶아질테니까.

 청춘FC라는 프로그램의 취지는 좋다. 열성적인 시청자는 아니었지만 의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았고, 축구와 관련된 예능프로가 생기는 것에 대하여 반대할 이유는 없었지만 최근들어 보여주는 행태는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취지는 알겠지만 리그 말미에 와서 불쑥 이런 이벤트성 경기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어지간히 리그와 축구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이 아닐 수 없겠다. 담당PD혹은 방송국에서 얼마나 리그 알기를 우습게 알면 이런 제안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관철시킬 수 있는 것인지가 궁금할 뿐이다. 그 뒤에 어떤 대단한 빽이라도 있는것일까?

 군인팀의 특성상 차출이 어렵다는 답을 내놓은 상무 이외의 팀들은 각각 2명에서 3명의 선수를 차출시켜야만 한다. K리그 클래식과 다르게 챌린지리그 팀들은 선수층이 그렇게 두텁지 못한데다 행여나 경기에 나선 선수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2015시즌 한해 농사는 그대로 날아가버리게 되는 상황이다. 2군이나 정말 이름없는 선수를 내보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랜드 같은 경우는 골키퍼를 비롯해서 주전급 선수를 내놓기로 이미 공지를 했고, 다른팀 감독들은 지금 무진장 골머리가 아플 상황이다.

 이 경기를 통해 우려되는 것은 각 팀들이 보는 손해 이상으로 시청자들이 갖게될 K리그 챌린지 리그에 대한 인식이다. 축구는 어찌되었든 간에 오랜시간 발을 맞춰본 팀이 팀웍을 발휘할 수 밖에 없는 경기다. 그런데 비록 잘 뛰는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이런 이벤트성 경기를 위해 급조된 팀이 과연 제대로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그에 따른 파급 효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챌린지 리그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꿈에 그리던 K리그가 승격이 눈 앞이며, 지금 예능프로에 출연하고 있는 선수들 만큼 각자의 사연이 없는 선수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자리에서 어찌되었든 간에 최선을 다해온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런 예능프로그램 시청률을 위해 그리고 출연자들의 꿈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던 사람들의 꿈이 짓밟혀도 되는 것일까?

 미생의 도전, 완생이 되기위한 노력은 물론 존중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먼저인지,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경기까지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청춘 FC는 몇 번 방영 후 끝날 프로그램이고, 종영과 동시에 잊혀져갈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런 경기로 인해 K리그 클래식 진출이라는 꿈이 좌절된다면 그 상처는 누구에게서 치유받을 수 있을까? 리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올해 있었던 해프닝은 말 그대로 해프닝으로만 기록될 것이다.






posted by Bogd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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