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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5. 02:58 여행

1.

 올해 휴가도 어김없이 9월 초에 다녀오게 되었다. 극성수기를 살짝 피해 다녀온 것 까지는 좋았으나, 업무에 복귀한 주가 하필이면 추석 전주이다 보니 출근을 한 이후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한주를 보내야만 했다. 개인적으로는 어디를 가든 북반구의 국가라면 9월이 가장 좋은 시기라 생각하지만 추석 연휴가 이렇게 이어지게 된다면 이런 스케줄로의 휴가는 좋지 않은 것 같다.


 회사 업무는 어떻게든 내가 없어도 돌아가기 마련이고, 내가 주고가는 만큼 받는 것이 있으니 휴가를 가있는 동안에는 한국쪽 소식은 전혀 돌아보지도 않았고, 회사 메일은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다. 어차피 시차가 있다보니 열어본다 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기도 했다. 그리고 휴가를 가서 업무 메일을 본다는 것은 인수인계 해준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의미도 되기에, 이는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덕분에 복귀한 첫 월요일부터 정신이 없긴 했지만, 휴가 다녀온 주 치고 그렇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


 이번에 포르투갈로 목적지를 정하게 된 것은 여러가지 작은 이유가 있었으나 우선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인데다, 올 봄에 다녀온 해남 땅끝마을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 한반도의 끝을 다녀왔으니 그 반대편 끝인 호까곶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7월 초에 비행기표를 구매할 때까지 그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물론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하며 청소년기를 보낸 세대이기도 하기에 게임에서만 보던 도시에 간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휴가를 준비하면서 늘 그랬듯이 그 주에 있는 축구경기를 찾아보았고, 아쉽게도 A매치 주간이 걸리다보니 국내 리그경기는 못보게 되었다. 아쉬운대로 국가대표 경기를 예매하였는데, 하필이면 이번 국가대표 소집에 호날두가 불응하게 되면서 다소 아쉬움이 남긴 했다. 그래도 포르투갈-이탈리아의 UEFA 네이션스 리그 경기를 볼 수 있었던 것을 다소 위안으로 삼을 수는 있었다. 이 정도 대진이면 그래도 괜찮은 매치업이라 할 수 있으니까.


3.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몰랐지만,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에미레이트 항공의 비즈니스 클래스에 포함된 픽업서비스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최종적으로 항공사 및 스케줄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이 서비스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이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바람에 망설임 없이 비즈니스 클래스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다. 물론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년 2인의 휴가예산을 생각하고 있다가 올해도 아쉽게도 혼자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다보니 그 예산을 모두 나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고,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내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좋다. 하지만 때때론 이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반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매우 불행하거나 절망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은 외로움이 느껴질 때도 있고, 이 좋은 풍경과 맛있는 음식을 혼자서 즐기는 것이 아쉬울 때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휴가를 가면 그 기간동안 모국어를 잊고 살아야 하는 것도 때로는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인생의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이 내가 원하는대로, 의도한대로 풀리지는 않다보니 올해도 작년과 변함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어쨌듯 에미레이트 항공의 비즈니스 클래스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퇴근 후 회사앞 픽업으로 시작해서, 대기시간 동안 두바이 공항 앞의 호텔까지 왕복 픽업, 그리고 리스본 공항에서 숙소까지, 여행 마지막날 호텔에서 리스본 공항 그리고 인천공항에서 집까지의 픽업은 이번 휴가를 더할나위 없이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라운지의 이용은 공항에서의 추가적인 지출을 줄여주었고, 모든 비행 구간에서 누워서 잘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컨디션으로 여행을 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아마도 내년 휴가도 비즈니스 클래스를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왕이면 출/도착지에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동계 항공사를 통해서 말이다. 첫 경험이라 다소 신기하고 훌륭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그리고 작년 뉴욕 여행때보다 많이 감량도 하고 운동도 하다 떠난 휴가라 체력적으로도 훨씬 좋은 상태였기에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경험을 통해 꾸준한 운동, 그리고 더 비싼 항공권의 필요성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포르투갈 여행 이야기는 시간이 되는대로 이어서 적어볼 생각이다.




posted by Bogdanovic
2018. 1. 29. 20:55 여행

  호텔 조식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다. 숙소 예약하는 사이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주기도 했지만, 이 정도면 아침에 찬바람 맞아가며 멀리 음식점을 찾아 돌아다닐 이유가 없어보였다. 이는 내가 잡은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편의점이 걸어서 10분은 가야하고, 주변에 딱히 눈에 띄는 식당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처음 체크인 할 때 조식을 일식과 서양식(이라지만 빵과 커피정도)을 고를 수 있는데, 일식을 택하면 방으로 원하는 시간에 가져다준다. 서양식을 고르면 인근 카페로 가야하는데 호텔 로비에 여러 사람이 같이 식사할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조식을 먹고 우지로 향했다. 전날 실수로 구입한 지하철+버스 1일권은 교토에서는 정말 쓸모없는 과소비라 할 수 있다. 어지간한 갈만한 곳들은 사철을 이용하거나 버스면 다 갈 수 있기에 비싼 돈 주고 버스+지하철 패스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한 번 구입한 패스는 환불하려면 사용하지 않은 바우처를 반납하면서, 200엔의 수수료도 물어야 하고, 사유서도 작성해야 한다. 1년 반만에 오면서 구글지도에 익숙해지다보니 교토 버스에 대해 잠깐 망각을 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버스+지하철패스 구입은 이번 여행의 가장 큰 패착이었다.

 

 ICOCA카드 덕에 이동은 제법 편리했다. 내릴 때 빠져나가는 금액은 적지 않았지만 바쁜 업무에 시달리다 쉬러와서까지 이것저것 복잡하기 생각하기는 싫었기에 이 방법도 나쁘지는 않았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역에서 열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가니 우지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내려서 걷다보니 JR우지역이 보인다. 돌아오는 길에는 이 JR라인을 타고 올라오다 여우신사에 다시 들리게 된다.

 

 이번 여행의 두 번째 패착은 바로 이 날 패딩을 안입고 바람막이를 입고 나온 것인데, 습한 날씨 때문인지 영상의 기온인데도 제법 쌀쌀했다. 아무튼 뵤도인은 역에서 걸어갈만한 거리에 위치해있다. 혹시나 해서 교토에서 구입한 패스와 더불어 제공되는 바우처를 내밀어보니 우지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산책해볼만 한 곳이다. 장소가 넓지 않아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는데, 안에서 차 한잔 하면서 찬찬히 둘어보다 나오기 좋다.

 

 점심식사는 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소바집에서 해결하고, 다시 열차를 타고 교토로 돌아오는 길에 여우신사에 다시 방문한 이유는 전날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해보니 사진들이 거의 어두운 것들만 남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라시야마까지 바로 가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날 거의 끝까지 올라가 봤으니 중간쯤 올라가서 사진만 찍고 내려왔다.

 

 교토역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패스를 버스 1일권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버스 1일권을 구입하면 같이 주는 지도를 보면 교토 시내의 어지간한 곳은 버스만 갖고도 다 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버스 요금이 비싼편이다 보니 3번 이상 버스를 타면 그래도 티켓 값은 뽑을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아라시야마로 향했다.

 

 이 날이 아라시야마 일루미네이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물론 일요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지난해 봄에 왔을 때 보다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다. 우선 해가지기 전에 수많은 인파와 더불어 대나무 숲을 돌아보고 내려와 카페에서 몸을 녹였다. 대나무숲 초입에 있는 카페도 이름을 적고 대기를 1시간 정도는 한 것 같다. 커피와 어중간한 식사를 하며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겨울이다보니 해가 금방져서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으나, 밤이 되니 바람이 더 차다. 숙소에 두고온 패딩 생각이 간절했지만, 이제와서 돌아가기엔 너무 애매한 시간이 되어버린데다 방에 들어가면 다시는 안나올 것 같아서 호텔에는 저녁식사 후에 가기로 했다. 불을 켜둔 대나무숲과 그 일대 풍경은 제법 볼만했다.

 

 사진을 찍고, 버스를 타고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왔다. 근처에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번 교토여행의 숙소는 정말 조용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저녁 9시 정도 밖에 안된 시간인데 거리가 매우 한산했고, 쌀쌀한 날씨에 하루종일 시달리다보니 방에 들어와서는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간식과 맥주를 사기 위해 외출을 하긴 했지만, 교토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대로 지나가는 것이 아쉬웠지만, 혼자온 여행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

 

 

 

posted by Bogdanovic
2017. 9. 21. 21:50 여행

 2014년에 캐나다에 다녀온지 거의 3년 만에 장거리 노선 비행기를 타게되었다. 일주일 밖에 안되는 휴가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이 이상 긴 휴가를 내는건 쉽지 않기에 간만에 떠나는 먼 곳으로의 여행 자체에 만족하기로 했다. 금요일까지 업무를 마치고, 인수인계서 작성 및 부재중 메시지까지 남기고 집에 오는데도 다음날 출발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14시간 넘는 비행시간 및 시차적응을 위해서 그냥 날밤을 새볼까 했는데, 중간에 잠들어서 실패했다. 아침에 운전도 해야해서 전날 음주도 제대로 못하다보니 출발 당일의 컨디션은 매우 좋았다. 차라리 밤에 잠을 안자고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귀국할 때 집어들 몇몇 기념품을 갖고 집이 있는 오르막을 오르는걸 생각하니 그래도 차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아침 7시쯤 도착했는데도 장기주차장은 한 구역을 제외하고는 만차다. 그나마 남아있는 구역도 자리가 얼마 없다. 꽤 많은 사람들이 9월에도 출국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차를 이용하여 여행하는 사람 수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연말이 아닌 시기에 차를 갖고 인천공항에 왔던게 5년 전이니 그때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겠지.


 이번 여행에는 면세점에서 구입하거나 부탁받은 물건도 없어서 제법 홀가분한 마음으로, 혹시라도 비행기에서 읽을지도 모를 책 한권만 가방에서 빼고 발권을 하는데 통로쪽 좌석은 이미 자리가 없다. 출발 3시간 반 전에 도착했는데도 그렇다. 4인석 보다는 그나마 3인석 가운데가 낫겠다 싶어서 표를 받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공항에 올 때는 집에서 식사를 거를때가 많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출국장에 들어가서 게이트 위치를 파악한 후 제일 먼저 식당들을 찾아헤맸다. 공항에 있는 식당들이 늘 그렇듯이 비싸보이는 것들만 가득한데다 맛을 알 수 없으니 비교적 만만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데 ㄹㄷㄹㅇ들 사이에 ㅂㄱㅋ이 하나 보인다. 편법인지 꼼수인지 몰라도 큰세트 밖에 안파는 덕에 정크푸드를 매우 비싼 값에 구입해야만 한다.


 비행기에 올라서는 첫 기내식을 먹으며 함께 마신 와인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바람에 영화를 5편 보고 나서야 뉴욕에 도착했다. 출발 할 때 토요일 아침 10시였는데, 도착하니 토요일 아침 11시다. 창가쪽에 앉았던 필리핀계 미국인은 비염으로 훌쩍이면서도 초면인 사람에게 말을 참 잘 걸었는데 입국심사장 줄이 다르다보니 출국심사 후에 다시 마주치지는 못하였다.


 검색으로만 찾아본 악명높은(?) JFK 공항 입국 심사장, 입국 심사가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 뭐하러 왔냐, 며칠 있을거냐, 어디 갈거냐는 짧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줄을 2시간을 서야만 했다. 비슷한 시간대에 JAL, EVA항공등에 내린 승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으나, 토요일이라 그런지 몰라도 14개의 게이트중 문이 열린 곳은 2개 뿐이었다. 시간이 가면서 몇 개 더 열고, ESTA 2회 이상 입국자나 비자 소지자들을 다른데로 불러서 빼긴 했지만 두시간 이상 서있다 보니 진이 다 빠진다.


 오후 1시가 넘어, 비행기에서 제대로 잠도 못잔 상태로 2시간여 동안 서있다보니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날씨가 꽤 좋았으나 어서 빨리 공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그날 공항을 찍은 사진은 없다. 돌아오는 날 보니 그렇게 하늘이 쾌청했을때 사진을 안찍은게 후회될 정도였다. 아무튼 공항터미널을 다 돌고 지하철/열차로 환승할 수 있는 역까지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자메이카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실수를 하나 범하게 되는데, 이곳까지 오는 열차는 역에서 나오면서 5달러 요금을 내는 구조인데, 자동판매기에서 표를 사야한다. 표를 사면서 함께 메트로카드도 구매가 가능하다기에 함께 구매하기를 누르고, 당시 소지하고 있던 가장 적은 액수의 현찰 50달러를 넣었는데, 컨디션 탓도 있었고 화면에 뜬 문장을 지금 넣은 금액이 50달러가 맞냐는 것으로 오독하여 Yes를 눌렀더니 자동판매기가 표만 뱉어낸다. 함께 출력된 영수증을 보고 50달러가 메트로카드에 모두 충전된 것을 알았고, 근처의 직원에게 환불이 되는지 물어보니 안된다고 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5달러를 내고 나와서 7일짜리 패스를 사야 했는데, 무슨 정신으로 저랬는지 모르겠다.


 메트로카드 자동판매기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은 여행 말미에 금액을 충전하면서, 그리고 다시 JFK공항에 돌아와서 자동판매기의 메뉴를 살펴보며 알게되었다. 우선 자메이카역의 자동판매기에는 패스같은건 판매하지 않는다. 선택할 수 있는건 열차 이용요금 5달러 및 메트로카드 구입인데, 메트로카드도 같이 구매하겠다 하면 이후에 투입한 금액 모두 충전하던가 전액을 뱉어내던가 밖에 안된다. Yes를 누르면 그냥 투입한 금액 전액이 충전된다. 여행 막바지에 지하철역에서 메트로카드를 재충전하며 보니 내가 10달러를 충전하겠다고 고르고 20달러를 넣으면 투입한 금액을 전부 충전할거냐 묻고, 아니오를 누르면 맞는 금액을 넣으라며 앞서 넣은 20달러 전부를 토해낸다. 남은 10달러를 거슬러주는게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맞다고 하면 투입한 금액이 전부 메트로카드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날에 자메이카역으로 가는 지하철노선이 공사에 들어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LIRR(Long Island Railroad)를 이용해야 했는데, 펜역에 있는 자동판매기 역시 LIRR표랑 메트로카드를 같이 판매하지만, LIRR은 표를 따로 사야만 한다. (7.5달러) LIRR이나 메트로카드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명확한 내용이 보이지 않아 일단 표를 샀더니 열차 안에서 직원이 확인하고 표를 회수해간다. 메트로카드는 같이 판매할 뿐이지 사용할 수 있는건 아니다.


 아무튼 50달러가 충전된 메트로카드를 들고나니 정신이 들어서 그 길로 바로 숙소로 향했다. 머리속에는 방금 저지른 바보짓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숙소에 도착하니 체크인시간까지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가방만 맡기고 근처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기나긴 토요일은 아직도 오후 4시가 안되어 있었으며, 체크인을 하고나면 미리 예약해둔 축구경기를 보러가기까지 시간여유가 별로 없어보인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5시반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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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7. 4. 28. 01:00 여행

 오래전부터 벚꽃이 한창 필때 일본에 다녀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간발의 차이로 그 시기를 놓치게 되었다. 3월말 4월초는 지인의 일정이 안되어 실패하고, 5월 초의 홋카이도 방문은 하필이면 기나긴 연휴와 더불어 비행기표를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아쉬운대로 4월 셋째주말을 끼고 도쿄와 인근 지역을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이번 도쿄여행 일정중 첫 날은 지인을 보고, 2~3일째 되는 날에 각각 인근 도시를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숙소는 그냥 도쿄에 잡고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일정이 길지 않은 여행이다보니 매일같이 장소가 바뀌면 매일 캐리어를 끌고 다녀야 하고, 가려는 지역이 열차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거리이다보니 짐은 그대로 둔 채로 몸만 움직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출국하는 비행기는 김포에서 아침 8시 40분에 출발하는 일정이었다. 김포공항이 집에서 차로 30분 안에 도착하는 거리지만 국제선이다보니 6시에는 출발을 해야했다. 토요일 아침인데도 김포공항 방면 도로에 차가 생각외로 많아서 정체가 생길 정도다. 주차요금이 인상된 것은 최근에야 알게 되었는데, 그래도 저공해차량 할인을 받으면 하루 만원이 채 안되는 셈이니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어쩌다보니 2014년 가을에 캐나다에 다녀온 이후로 작년 12월에 블라디보스톡을 제외하고는 줄곧 일본만 가게 되다보니 옆동네 놀러온 기분이 들 정도다. 이번 여행에는 캐리어를 면세점에서 구입하다보니 면도크림을 가져가지 못해서 도착하자마자 찾은 것이 그것이었다. 싸게 구입했으니 출국할 때 종이백과 백팩에 옷가지를 주섬주섬 싸매서 들고가는 모양새 빠지는 일쯤은 감수할만 했다.


 숙소는 신오쿠보역 주변에 있었는데, 예약 사이트에서 평점 좋은 게스트하우스를 찾다보니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덕분에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를 3박 4일동안 본 것 같다. 여유부리며 숙소에 도착한게 1시다 보니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서 주변 둘러보고, 숙소에서 마실물 같은 것을 구입하고 체크인, 짐가방을 풀어헤치고 지인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식사+음주+산책으로 첫 날은 마무리된다.


 일요일과 월요일 중 어느날에 하코네에 갈 것인가 고민하다 일요일에는 사람으로 미어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요일에는 가마쿠라에 가기로 했다. 신주쿠역이 꽤 넓다보니 미리 알아봐둔 오다큐선 표를 파는 곳을 찾는데 조금은 시간이 걸렸다. 아침 8시 조금 넘어 출발하는 Romance Car(한글표기랑 일본식 읽기는 로만스카)를 타면 얼추 1시간 정도 걸린다. 관광 안내는 오다큐선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안내가 잘 되어있다.


 열차의 종착지인 기타노 에노시마역에서 에노시마에 갔다 내려와서 점심식사, 그리고 다시 전차를 타고 가마쿠라까지 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모노레일을 타고 다시 쇼난 에노시마역까지 돌아오는데 하루면 충분하다. 해질녘에 다시 에노시마에 들어가 야경을 보고 내려와도 8시에 출발하는 신주쿠행 열차를 타는데 충분했다. 날씨가 좋다보니 기분 좋게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다닐 수 있었고, 바다건너 보이는 후지산도 제법 신비하게 보였다.


 하코네는 가마쿠라와 다르게 열차로 1시간 반은 가야하고, 출발 시간도 빠르다보니 출근 할 때보다 더 이른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슬아슬하게 7시반쯤에 출발하는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이틀동안 좀 많이 걸어다니다 보니 열차에서 푹 자다보니 하코네 유모토역에 도착했다. 하코네 프리패스는 기본 2일짜리라 하루만에 돌아오는건 조금 아깝긴 하지만 하코네에서 돌아다니며 타고다닌 케이블카나 버스 운임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손해보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가마쿠라와 마찬가지로 추가요금을 내고 Romance Car를 이용하는게 여러모로 편하긴 하다.


 하코네에서의 하루 일정도 가마쿠라와 같은 사이트를 참고하였다. 나같은 경우 안내도에 나온 것의 반대 방향인 고라역으로 열차로 이동 -> 케이블카 -> 유람선 -> 버스를 통해 하코네로 돌아오는 일정을 택했다. 오후 2시가 넘어서 비가 쏟아졌기에 케이블카를 타고 갈 때 후지산의 모습을 전날보다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오후에 내리기 시작한 이 비로인해 우산을 구입하는 추가 지출이 있었고,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빠른 시간에 출발하는 신주쿠행 열차를 타게되었다. 주변의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제3신도쿄시라는 표기가 들어간 에반게리온 관련 기념품은 별로 손이 가는 것이 없어서 사온 것이 없다.


 하코네에서 돌아오자마자 시부야로 넘어와 음주와 식사를 가볍게 하고 돌아가는 길에 본의아니게 조금 헤메며 비를 다 맞았고, 덕분에 예정에 없던 식사를 한 끼 더 하게 된다. 비를 맞으며 걸으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니까. 다음날엔 다른 여행과 마찬가지로 오전에는 쇼핑 후 체크아웃, 짐가방을 맡긴 후 지인이 알려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예전에 안가본 곳들을 돌아보았다. 돌아오는 비행기가 저녁 8시 출발이면 여러모로 여유가 생긴다.


  4월에 월화로 연차를 내고 일본에 다녀오는 것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내년에도 별다른 일이 없다면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은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본 사람들에겐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에도 편안하고 무난하게 따스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수 있었다. 그때 찍었던 사진을 지금 꺼내보면 비오는 날 찍은 사진도 제법 운치가 있어보인다.


 다음 여행계획은 일단 가을쯤에 유럽쪽을 생각하고 있는데, 휴가철이 아닌 시기에 연차를 5일씩 붙여 쓰는 것은 아무래도 조심스럽기 때문에 실제로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posted by Bogdanovic
2017. 2. 27. 00:21 여행

 고심끝에 4월 중순 도쿄행 비행기표를 발권하기로 했다. 연차가 몇 개 안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몇 개 더 있는 것으로 확인해서 3박 4일로 다녀오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벚꽃이 절정인 시기는 아니지만 내년에 또 가면 되는거니까 봄에 다시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도쿄는 예전에 요코하마 출장 때문에 처음 가본 이후로 2014년 캐나다 여행갈 때 비행기가 연착되어 반강제 여행 한 번, 그리고 퇴사 후 사업 준비할 때 짧게 한 번 다녀온 것 까지 치면 이번이 4번째 방문이 되겠다. 갈 때마다 다 다른 길로 다녀서 겹친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가마쿠라쪽도 다녀올 생각이다. 시간이 되면 출장 갔을 때 잠깐 구경만 했던 요코하마에서 시간을 더 보낼 생각도 있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니 이제 슬슬 달력을 보며 올해엔 어딜 다녀오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3월에는 좀 복잡한 일이 월초에 있는데 해결되는대로 머리나 좀 식히러 여수나 순천쪽으로 다녀올 생각이다. 월요일 연차 하루 내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생겨서 혼자 여행가기도 훨씬 좋아졌으니 말이다.


 5월에는 임시공휴일 여부에 따라 계획이 복잡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미리미리좀 알려주면 계획도 미리 짤텐데, 이도저도 아닌게 되어버리면 뭐 그냥 허리띠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는 수 밖에 없지. 내수경기를 생각한다면 월급 올려주고 휴일 더 주는 것 만큼 좋은 해결책이 또 있을까?


 가을에는 독일이나 슬로베니아쪽 여행을 생각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밑그림은 그리지 않은 상태인데, 봄이 지나 날이 좀 더워지면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 같고, 연말에 남은 연차 몰아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곳도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추석주엔 이미 나갈 사람들은 비행기표를 다 사놔서 비정상적인 가격을 지불해야만 외국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시기에 나가는건 포기한 상태다.


 이제 슬슬 겨울잠에서 깨어나 신나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차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는 것 같다.


 



posted by Bogdanovic
2015. 12. 15. 03:13 여행

 고심끝에 결제를 해버리고 말았다. 겨울에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반백수 상태에서 외국으로 여행가는게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언제 또 12월 평일중에 이렇게 여행갈 시간이 또 날까 싶었기에 일단 지르기로 했다. 여행 일정은 12월 21~24일이다. 24일이 지나면 비행기표 값이 엄청나게 오르고, 유럽행 왕복표와 가격차이가 10만원 정도로 좁혀지기에 여행일정은 이렇게 잡았다.


 루트는 하네다 경유 하코다테로 들어가 나올 때는 삿포로로 나온다. 둘째날 기차를 한 번 타야 할 것이고, 삿포로에 짐을 풀고 바로 오타루에 다녀올 예정이다. 그 다음은 그냥 삿포로 시내에 머물 예정이다. 기차는 어차피 한 번만 탈 예정이니 레일 패스는 필요 없을 것 같다. 삿포로 인/아웃으로 티케팅을 했으면 아마 3일짜리를 끊었을 것이다.


 숙소는 하코다테는 호텔, 삿포로는 게스트하우스로 잡았다. 혼자 여행가면 느껴지는 그 특유의 공허함을 어느정도 해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코다테에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기에 게스트하우스는 민폐다 싶었고, 가격도 60달러 정도라 나쁘지 않았다. 삿포로 게스트하우스는 이틀 합쳐서 60달러 수준이다. 숙박비를 절감한 만큼 더 좋은 것을 많이 먹고다닐 생각이다.


 집에서 김포공항까지 이동은 차량으로 할 예정이다. 총 4일간 주차를 해야 하니까 기본 주차요금은 10,000x4지만 저공해차량이라 50% 감면되는 것을 생각하면 비싼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인천공항처럼 고속도로 통행료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니까 왕복 택시 타는 것과 비슷한 수준 혹은 살짝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집이 김포공항과 가깝다는 것 역시 차를 가져가기로 결심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이다.


 어쩌다보니 작년부터 주구장창 일본만 가게 되는 것 같다. 작년 휴가때는 일본 경유였고, 작년 연말에 나고야, 올해 5월에는 도쿄였으니 말이다. 이런때 좀 멀리 다녀오고 싶기는 하지만 뭔가 주변상황이 좀 정리가 되어야 마음놓고 먼 곳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아침 D모 기업의 명퇴기사를 보니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니던 곳은 명퇴는 아니고 그냥 인사평가로 진급기회를 틀어막아 나가게 하는게 주특기였으니까.(연봉도 까인다.) 어렵게 입사해서 개같이 일하고 토사구팽당하는 이런 세대에게 출산과 결혼을 강요하는 것 만큼 잔인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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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5. 12. 8. 03:51 여행

 지금까지 매년 나에게 주어진 휴가는 딱 5일이었다. 앞뒤로 주말을 포함하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9일, 그 9일을 가득채워 한국을 떠나 있는 것이 1년에 한 번 있는 휴가를 즐기는 방법이었다. 물론 신입사원때는 이렇게 꽉찬 휴가를 보내는 것이 여러모로 부담스러워 월요일에 출국하여 금요일에 귀국하는 소심한 일정으로 홍콩에 다녀왔지만 그 다음해부터 작년까지는 정말 하루도 낭비하는 일 없이 토요일 출국/일요일 귀국 일정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덕분에 갈 수 있는 곳들이 멀어봤자 유럽까지로 제한되었고, 중남미는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면 갈 수 있는 곳으로만 남겨두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만둔 이후로는 다른 사정이 생겨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처음에는 비행기표를 무조건 싼 것만 찾아다녔다. 그렇다보니 입/출국 하는 스케줄이 엉망이었고, 지금 같으면 1년에 1번 주어지는 소중한 휴가인데 돈을 얼마 더 주고라도 하루 혹은 이틀을 더 샀을 것이다. 2년차때 다녀온 뉴질랜드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우리나라 시간으로 토요일 아침 10시반에 출발하는 말레이시아 항공편을 이용하였고, 목적지인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한 것은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아침 10시였다. 토요일 하루와 더불어 일요일 아침마저 고스란히 날린 셈이며, 귀국 일정도 토요일 정오에 오클랜드를 출발하는 비행기다 보니 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덕분에 다음 휴가부터는 현지 도착시간과 출발시간도 꼼꼼하게 체크하여 비행기표를 구입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휴가는 일정을 맞출 동행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2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혼자 다녀오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친구와 같이 다녀온 휴가지가 모두 적도 아래에 위치한 나라들이다.(뉴질랜드, 호주) 처음 3년 동안은 휴가를 7, 8월에만 낼 수 있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다른 달에도 낼 수 있었기에 비교적 비행기표 값이 내려가는 9월을 선호했었다. (2011년에는 프랑스에 가기로 작정한 해다 보니 대혁명기념일(7월 14일)이 있는 주에 가고자 일부러 7월에 휴가를 쓰기로 했었다.) 덕분에 동행을 구하는 일은 더 어려워지게 된 셈이다.

 여행을 가면 보통 아침 일찍 일어나 해가 떠어질 때까지 걷고 또 걷다가 밤이되면 또 걷는 스타일이다 보니 내 여행 스타일에 다른사람들이 맞춰주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짧은 휴가에 대한 압박감이 이런 습관을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외국에 나가있는 동안은 1분 1초가 아까워서 잠도 정말 필요한 만큼만 자는 편이고, 숙소를 나서는 시간도 제법 이른 편이다. 덕분에 게스트하우스를 사용하는 경우엔 가장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되곤 했다. 휴가가 많아서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늦게까지 놀다 들어와 늦잠자는 다른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다른날보다 더 늦게까지 깨어있곤 했었다.

 시차적응 같은 경우 영국이나 프랑스 같이 시차가 꽤 나는 나라에 가는 날에는 아예 잠을 자지 않았다. 가방에 짐을 챙기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비행기에서 잠을 청했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시차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고, 귀국할때도 그냥 식사할 때 술 한잔 걸치고 자는 방법으로 어렵지 않게 월요일 출근이 가능했다. 아직 건강에 크게 이상이 없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꾸벅꾸벅 졸 만큼 힘든적은 없었다. 물론 시차적응이 전혀 필요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나름 어렵지 않게 극복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작년에 캐나다에 갈 때 도쿄에서 토론토가는 비행기가 6시간이 지연되어 몬트리올 도착 시간이 토요일 저녁 8시에서 일요일 새벽 2시가 되었을때다. 덕분에 숙소 체크인을 새벽 4시 반이 되어서야 하게되었고, 아침 7시에 시작하는 워킹투어를 다녀오고 나서 바로 쓰러져야만 했다. 그래서 첫 날 오후 일정은 거의 다 날아가고 밤에 잠깐 외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아마 휴가를 더 길게 받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나의 첫 직장생활은 올해 3월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나보다 더 많이 받고, 더 많은 휴가를 누릴 수 있는 지인들 중에는 이렇게 빠듯한 일정으로 휴가 다녀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애초에 여행 다니는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휴가를 2주를 주던 3주를 주던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렇게 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아쉬웠던 것은 이렇게 짧은 휴가였지만 이제는 다른 문제와 씨름하느라 당장 그동안 꿈꿔온 곳으로 날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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