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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1. 02:38 여행

 몬트리올 경기 입장권 예매는 정말 쉽다. 홈페이지에서 클릭 몇 번이면 결제는 물론이고 E-티켓으로 발행도 되니 출력해서 가져가면 된다. 내가 산 티켓은 본부석 반대편 정중앙쪽이었는데 캐나다 달러로 50불이 조금 안되는 가격이었다. 축구가 아직은 크게 인기있는 스포츠가 아니다보니 표 구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홈구장인 스타드 사푸토(Stade Saputo)는 2만석이 조금 넘는 축구 전용 경기장이다. 사푸토라는 몬트리올 기반의 유제품 회사에서 갖고 있으며, 이탈리아 이민자인 쥬세페 사푸토가 설립한 회사라 하니 사퓌토가 아닌 사푸토라 적도록 하겠다. 경기장 자체는 제법 유럽 느낌이 난다. 2만석의 아담한 규모 답게 지붕이 경기장 전체를 가리지는 않으며, 딱 구단 규모에 걸맞는 축구 경기장이다.


 경기를 예매할때는 티에리 앙리나 팀 케이힐도 원정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있는 주말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당시 뉴욕 레드불스의 스타플레이어라 할 수 있었던 앙리, 케이힐, 브래들리 라이트-필립스 모두 몬트리올에 오지도 않았다. 덕분에 살짝 김이 빠진 경기가 된 셈이고, 이때 이렇게 여유부리던 뉴욕은 결국 몬트리올에 밀려서 조별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만다.


 아무튼 숙소에서 스마트폰 충전도 하고, 좀 더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다. 경기장 주변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파는 피자 한 조각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경기장으로 향했는데 뭐라도 올 것 같은 날씨였다. 출력해온 티켓을 보여주고, 보안검사를 마치는 과정 자체는 어디를 가나 비슷하다. 제법 일찍 도착하여 경기장 주위를 둘러보고 자리를 찾아갔다. 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도 꽤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다른팀들과 마찬가지로 상대팀 선수 소개는 간단하게 이름만 읽어주는 수준에서 끝나고, 몬트리올 소속팀 선수들은 사진과 더불어 화려한 영상으로 구성된 소개가 이어진다. 평일 저녁 경기인데도 뉴욕에서 한 무리의 팬들이 원정을 온 것이 보였다. 반대편 골대 뒤에는 유럽 스타일의 응원을 펼치는 팬들이 생각보다 많아보였다. 특히 마르세유팬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Aux armes! 외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머리수에서 차이가 나다보니 물론 OM의 그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경기 시작 직전부터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한다. 우산을 따로 안갖고 간데다 좌석이 앞줄이다보니 내리는 비는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없었다. 비가 많이오는 영국 갈 때 구입했던 외투덕에 상의는 크게 젖지 않았지만 가을비를 계속 맞다보면 어느 순간 추위도 엄습해온다. 경기는 몬트리올 팬들의 영웅과도 같은 마르코 디 바이오가 전반 초반에 터트린 선제골로 앞선채로 전반이 마무리 된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다보니 다들 자리를 떠서 밖으로 피신하고 있다. 아무래도 경기장 지붕이 가려주는 부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하프타임에라도 비를 피하고 있는 것이 여러모로 좋긴 하다. 문제는 비가 내린 자리에 다시 앉아야 한다는 것인데, 일단은 당장 내리는 비를 피하고 봐야 한다. 후반 시작 시간이 다되어 자리로 돌아가니 역시나 자리에 물이 흥건하다. 하지만 경기는 봐야하고, 뒷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방해해도 안되니 대충 물기를 날리고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경기는 몬트리올이 골과 비슷한 장면을 두 세번 연출하다가 승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해외에서 관람한 축구 경기에서 홈팀이 이기는 것은 퍼스 글로리에 이어서 두 번째다. 그 전해에 런던에서 봤던 토트넘-뉴캐슬 경기를 비롯해서 유럽에서 봤던 경기들은 하나같이 홈팀들이 패배하는 바람에 경기가 끝나고 거의 도망치다시피 경기장을 떠나야 했는데, 이런 날엔 그럴 필요가 없다. 보러간 경기의 홈팀이 이기는 것이 나같은 사람들에겐 무조건 좋은 것이다.


ps. 찾아보니 그때 관전했던 경기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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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2. 23. 03:13 여행

 모처럼 자유여행으로 하루 비워둔 날이다. 다음날이면 토론토로 떠나야 하기에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이곳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지인이 추천해준 L'Oratoire Saint-Joseph du Mont-Royal(로라투아르 생-조제프 뒤 몽-루아얄, 루아얄산의 생-조제프 성당 정도 되려나)를 비롯하여 시장과 올림픽 경기장등을 돌아볼 생각이었다. 날씨는 오전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저녁엔 비 예보도 있었다. 저녁엔 축구 경기를 보러갈 예정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인 생-조제프 성당은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야 한다. 몽 루아얄이라는 호칭이 있다시피 도착해서도 만들어진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올라오면 몬트리올 시내가 제법 잘 내려다 보인다. 중앙에는 걸어서 올라가면 안되는 계단이 하나 있는데, 무릎을 꿇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성당주변 풍경은 한적한 공원 분위기다. 천천히 성당과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점심은 쁘띠뜨 이딸리(Petite Italie) 구역에서 먹기로 했다. 올림픽 경기장은 시 외곽에 있었고, 이 구역에 있는 시장도 구경할 생각이었다. 작은 이탈리아라는 이름 답게 이곳에 오면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온듯한 느낌이 든다. 가게 간판도 어느덧 프랑스어에서 이탈리아어로 바뀌기 시작한다. 천천히 거리를 구경하고,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해결했다. 여행을 오면 어디어디서 반드시 뭘 먹겠다고 정하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다보니 이렇게 얻어걸리는 식당들이 제법 괜찮을 때가 많이 있는 편이다.


 식사를 마치고 향한 올림픽 공원의 경기장은 과거에는 종합운동장이었으나 이제는 지붕을 덮은 돔구장이 되었고, 독특한 모양은 전망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 곳에 오르면 몬트리올 시내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으며, 몬트리올의 스포츠 역사에 대한 전시물고 관람이 가능하다. 아직도 축구경기나 공연이 열린다 하고, 몽레알 알루에뜨라는 이름의 캐나다축구(라고 하는데 미식축구의 캐나다식 변형이 아닐까 싶다.)팀도 과거에 홈구장으로 이용한 모양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바로 옆에 대형 영화관이 하나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앵팍 드 몽레알(Impact de Montréal)의 홈구장인 사푸토 경기장이 있다. 경기 시작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았으므로 기념품샵에 들어가 머플러 하나를 구입했다. 은퇴한지 한참된 칸나바로의 이름이 마킹된 셔츠도 아직 판매중이다. 팀의 주요 선수는 이탈리아 국적의 마르코 디 바이오(Marco Di Vaio)였다. 예전에 위닝일레븐 할 때 발렌시아 잡고 재미좀 보던 시절 즐겨 사용하던 선수다. (탄탄한 수비진과 아이마르, 디 바이오, 비야의 공격진이 제법 쓸만했다.)


 경기장 가는 길을 알아놓은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 주변 시장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고, 첫날 건성으로 지나쳤던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말 그대로 여유롭게 산책하는 오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이 조금씩 흐려지는 것이 아무래도 뭔가 오긴 올것 같긴 한데 구름이 그렇게 많지 않아 우산은 따로 챙기지 않기로 했다. 비가 안오는데 손에 뭔가 들고다니는 것 만큼 귀찮은 일도 없으니 말이다. 어떤 도시를 떠나기 전 날에는 이렇게 산책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이드북에서 정해진 코스를 따라 도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냥 여유를 갖고 눈에 보이는대로, 마음이 내키는 대로 걸으며 이별을 앞둔 도시의 풍경을 눈에 담아둔다.




























 














posted by Bogdanovic
2016. 2. 18. 03:23 여행

 여행 루트를 짜면서 어떻게 방문할지 고민을 꽤 했던 곳이다. 그놈의 축구가 뭐길래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경기만 포기했으면 깔끔하게 토론토로 내려오면서 여기서 하루 머물 수도 있었지만 결국엔 그걸 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대팀이 뉴욕 레드불이라 앙리를 캐나다에서 다시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고심끝에 차를 렌트해서 다녀오기로 결론을 내렸다. 기차로 다녀오기에 당일치기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렌트는 Hertz를 통해 웹으로 했고, 국제운전면허증은 미리 준비했다. 쉐보레 임팔라 출시 소문이 돌던 시기라 호기심에 임팔라를 예약을 하고, 기타 추가 정보를 입력하는 것 만으로 예약은 손쉽게 끝났다. 이 업체를 선택한 이유는 비교적 시내 중심가에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한 것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반납 예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비 및 기타 보험을 포함해서 CAD 100불이 조금 안되는 가격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주행거리가 짧으면 더 싸게 렌트도 가능했지만 왕복으로 거의 600km를 달려야 했기에 그런 옵션들은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아침 9시에 차를 픽업하기로 했기에 일찍부터 서둘렀다. 아이폰 배터리도 거의 맛이 간 상황이라 혹시 몰라서 시거잭 USB충전기와 충전 케이블도 챙겨야 했다. 시내에 위치한 사무실에 가서 예약 내역을 보여주니 임팔라가 없어서 대신 다른 차를 준다며 내준 차가 크라이슬러 300C였다. 별다른 짐도 없고, 혼자 타기에는 꽤 큰 차였고, 무엇보다도 기름을 많이 먹을 것이 걱정되었으나, 없는 차를 어디서 구해올 방법이 있겠나 싶어서 차의 상태를 같이 확인하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기본적인 설명을 듣고(예를 들면 반납시 기름 채우는것 등) 차를 받아 사무실을 나왔다. 키를 받으면서 카드로 결제를 하면 처음 예약한 것 보다 큰 금액(250캐나다 달러)의 승인 문자가 온다. 일종의 보증금 같은 개념인데 차량 반납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정정되어 제 가격 만큼 처리된다. 


 외국에서의 운전은 처음이라 조금 긴장이 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운전 방향과 단위가 같아서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설치한 NeverLost라는 이름의 내비게이션은 정말 필요한 내용만 보여주어서 길을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우선 처음 알아본 킹스턴의 크루즈 근처 주차장을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하였다. 크루즈도 미리 예약을 했는데, 그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서둘러 출발해야 했다.


 몬트리올에서 킹스턴까지 가는 구간의 고속도로에는 별도의 통행료를 받는 톨게이트가 없었다. 2시간 정도 달리다 보니 불어로된 표지판이 사라지고 영어로된 표지판이 먼저 등장하기 시작한다. 한국과 다른점은 규정속도가 100km/h면 거의 모든 차들이 규정속도대로 주행을 한다는 것이다. 간혹가다 등장하는 과속시 벌금을 보니 왜 그런지 이해가 가긴 했다. 항공 단속도 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마주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 큰 차의 트립 컴퓨터에 기록된 평균 연비는 어느덧 15를 찍고 있었다.


 주차장은 내가 타려고 했던 크루즈 홈페이지에 안내된 곳을 선택했다. 차로 올 경우 가장 가까운 주차장 안내가 있었고, 주차요금 정보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주차요금은 시간당 1 캐나다 달러니까 우리나라 물가랑 비교해도 저렴한 편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크루즈 매표소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도 가능하지만 혹시라도 늦을까봐 미리 표를 구입하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조금 일찍 도착하여 표를 구입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할 시간도 있었다. 몬트리올에서 출발할 때 날씨는 비도 살짝 내리고 있었지만 여기 오니 제법 화창하다. 여러 종류의 크루즈 투어 중에 내가 선택한 것은 3시간 짜리였고, 12시 반에 출발하여 킹스턴에 다시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3시 반이다.


 배에 오르면 오래된 만담 형식의 대화를 통해 그 지역의 간략한 역사와 지금 보이는 풍경 중에서 특이할만한 곳에 대한 설명을 녹음한 것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돌아올 즈음엔 배에서 공연을 하는 로컬 밴드의 공연이 이어지는데 제법 볼만한 편이다. 자작곡 보다는 유명한 노래들을 불러주고. 음반도 현장에서 팔고 있는데 그것까지 팔아줄 정도는 아니었다. 화창한 가을날씨에 선선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음악까지 어우러진 매우 유쾌한 경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꽤 추천할만한 경험이다.


 배에서 내린 후 킹스턴 시내를 구경했다. 자동차 반납은 오후 9시였기 때문에 1시간 반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다보니 여유를 갖고 가볍게 산책을 하며 풍경과 날씨를 즐겼다. 이곳의 화창한 9월 날씨는 길을 걷다 벤치에 가만히 앉아, 불어오는 바람만 맞아도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면 하루 정도는 머물고 싶은 곳이 아닐 수 없다. 케벡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할 곳이다.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다시 3시간 정도 달려서 몬트리올로 돌아왔다. 주가 바뀌는 것은 표지판의 언어가 바뀌는 것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국경을 넘는 기분이 든다. 돌아올때는 미리 검색해둔 렌트카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장이었는데, 처음 가는 길이다 보니 진입로를 못찾아서 헤메다가 간신히 찾아 들어갔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33캐나다 달러, 가득 채우고 나니 45리터 정도가 들어간다. 덩치가 꽤 큰 차임에도 불구하고 앞차들 따라가다 보니 강제로 연비운전이 된 것 같다. 주유를 마치고 렌트카 사무실로 돌아와서 주차를 하고, 처음에 받았던 서류에 기재해야 하는 것들을 적은 후 같이 받은 봉투에 키와 함께 봉인해서 반납함에 넣는 것으로 이날 일정은 마무리된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 맥주를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킹스턴은 거리로 보면 몬트리올보다는 토론토에 더 가까운 곳이라 토론토에 머물면서도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케벡에서 토론토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들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반대 방향으로 여행시에도 마찬가지다. 짧은 여행일정과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해 그냥 지나칠뻔한 곳이기도 한데, 렌트를 해서라도 다녀온 것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하루동안 사용한 렌트비와 기름값을 더해도 기차로 왕복한 것보다는 살짝 저렴했고,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저 차를 받을 것 같았으면 더 작은차를 렌트해서 비용을 더 줄일 수 도 있었을 것이다.(앞에서 차 받아가던 프랑스 여행객들은 폭스바겐 골프를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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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2. 16. 02:51 여행

 두 번째 날 일정은 케벡시(Ville de Québec)투어였다. 참고로 퀘벡이라는 표기는 영어식 발음에 따른 표기라 할 수 있다. 프랑스어의 Q(퀴)는 항상 u(위)와 함께 표기하는데 발음도 그렇고 우리말 표기시 u는 없는 것 같이 처리하는 것이 맞다. 같은 원리로 파리의 노트르담의 등장인물 Quasimodo는 콰지모도가 아니라 카지모도가 맞는 표기다. 아무튼 몽레알(몬트리올)에서 케벡까지는 차로 3시간이 조금 못되는 거리다. 내가 예약한 투어는 숙소로 아침 8시에 픽업을 오는데, 이 차를 타고 시내의 관광안내 센터로 가게 된다. 여기서 예약 내역을 보여주면 진짜 표를 발권해주면서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소 중에 어디로 몇 시까지 가면 되는지 알려준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관광안내 센터에 있는 기념품들도 구경했다. 여행 일정 초반에 기념품 구입은 하지 않는 편이라 그냥 어떤 것들이 있는지만 둘러보며 버스를 기다렸다. 시간이 되자 큰 버스가 이어서 두대가 오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인원 조정을 한 뒤 출발을 하게 된다. 현지 투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진행되며, 가이드들은 케벡 출신으로 캐나다의 다른 도시나 외국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프랑스어도 영어도 제법 알아듣기 어렵지 않은 편이다.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타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물론 휴게소이다. 베트남에서 갔던 투어와 같이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가지는 않고 그냥 일반적인 휴게소다. 간단하게 일을 본 후 처음 향한 곳은 몽모랑시 폭포(Chute Montmorency)다. 케벡 시내에서는 살짝 떨어진 곳에 있어서 케벡시내에서 차로는 20분 내외로 걸리는 거리지만 대중 교통으로는 1시간 정도 봐야 할 것 같다. 폭포 구경을 마치고나면 시내의 주요 포인트를 돌며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시내의 차들이 갑자기 막혀서 보니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Musée de la civilisation 화재는 캐나다 현지 뉴스에도 보도될 정도였다.)


 투어에 옵션으로 크루즈가 있었다. 이 것을 선택하면 다른 사람들이 시내 자유관광을 하는 동안에 배를 타고 생 로랑 강을 따라 케벡을 구경할 수 있다. 배를 타고 돌아오면 실제로 식사하고 시내를 자유롭게 구경할 시간이 빠듯하다. 다음에 다시 올 생각으로 이번에는 배를 타보기로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꼭 이런 투어가 아니라 자유여행으로 오고 싶은 곳이기에 못가본 곳은 다음에 오면 된다. 내가 탄 버스에서 크루즈투어를 신청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2명이었는데, 화재로 인해 길이 막히다 보니 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이 다소 지연되었다. 버스에 탔던 가이드는 배를 타는 곳 까지 동행한다. 같이 배를 타게 된 사람은 나이가 좀 많은 캐나다 다른 곳에 사는 남자였는데, 젊어서 아이슬란드에서 살았던 적이 있고, 지금도 친척들이 있다고 하는데, 비슷한 세대가 아니다 보니 배에서까지 같이 다니지는 않았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와서 식당을 하나 찾아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물론 맥주도 시켰다. 식당은 그냥 시내 중심에서 프롱트낙 성(Le Château Frontenac)이 보이는 곳이었다. 배를 탄 시간 만큼 자유여행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집결지에서 멀지 않고, 비교적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케벡에서 버스는 오후 5시쯤 출발하여, 몽레알 시내에는 8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버스 기사는 출발전에 목적지를 물어보고 그 거리 혹은 해당 숙소 입구까지 가서 승객들을 내려준다. 같은 버스에 한국인 관광객도 2명 정도 있었던것 같은데 남매같기도 하고 커플 같기도 해서 따로 말을 붙이지는 않았다.


 9월의 케벡 투어는 제법 괜찮은 선택이었다. 가이드도 9월이 여행하기엔 가장 좋은 계절이라 했고(이건 매달 바뀌는 멘트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한국의 가을 날씨 이상으로 포근하고 선선한 바람이 아주 좋았다. 도시의 풍경 또한 유럽스타일의 가이드의 설명을 빌자면 프랑스인들이 캐나다에 넘어오기 시작한 그 시대의 프랑스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크루즈의 가이드는 그 당시의 복장을 하고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아무튼 여행 일정이 짧아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이드 투어로 오게 되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따로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날씨도 유난히 사랑스러웠고, 풍경도 짧게 보고 넘어가기엔 모든 것이 아쉬웠다. 도시가 그렇게 크지는 않기에 1박 2일 정도의 일정이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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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2. 16. 02:02 여행

 숙소에 돌아와 잠깐 눈만 붙인다는 것이 2시간 넘게 잠을 자고 말았다. 전날의 장시간 연착에 따른 새벽시간 도착, 그리고 바로 외출했던 것과 더불어 시차적응이 덜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오전에 외출했을 때 숙소로 돌아오면서 토론토가는 열차표를 예매했다. TGV처럼 인터넷 예매를 시도했으나 아직 E티켓 개념이 없다보니 현장에서 예매를 해야했다. 간 김에 열차역의 구조 및 탑승하는 법, 짐을 부치는 법까지 확인해뒀으니 남은 케벡에서의 일정은 편하게 계획대로 이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다음날엔 출발전에 예약해두었던 케벡시 투어를 다녀와야 했고, 그 다음날엔 천섬(Mille-Îles / Thousand Islands), 마지막날 저녁에는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는 것이 케벡에서의 일정이었기에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첫째 날 밖에 없는 셈이었다. 금요일이나 주말이 아니고는 9시만 되어도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에 남은 일정 동안에는 가급적 밤 늦게 외출을 자제할 생각이었다.


 공항도착 후 구입한 1일 교통권을 새벽 3시에 개시를 했기에 그날 저녁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우선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몽-루아얄(Mont-Royal)로 향했다. 지하철로 가면 기 콩코르디아역이나 필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는데, 가는 길에는 기 콩코르디아 역을 통해 가기로 했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지도를 펼쳐보고 있으니 한 아주머니가 와서 어디가는지, 뭐하러 가는지 물어보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다. 그 시간에 거기 왜 가냐더니 자기 딸도 그 시간에 종종 가긴 하지만 조금 늦은 시간 아니냐는 말을 덧붙인다.


 몽-루아얄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일단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조명시설이 없었다. 휴대전화의 플래쉬를 켜고 설치된 길을 따라 올라가야 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불빛과 마주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말했던 너구리들은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평소에 걷기나 오르막길 오르는 것을 기피했던 사람들이라면 제법 힘이 들 것 같은 코스를 따라 올라가니 샤를레 뒤 몽루아얄(Chalet du Mont-Royal)이 나온다. 겨울에 눈이 제법 내리면 올라가기 힘든 길일 것 같다.


 이 곳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내려온다. 낮에도 올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의 일정으로 볼 때 이번 여행에서 다시 오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9시가 다 된 시간이었지만 분위기는 꽤 늦은시간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거의 텅빈 거리를 걸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예상치 못했던 비행기 연착, 예상에 없던 도쿄 외출, 새벽 4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숙도 등 첫 날부터 여러가지 일이 많았지만 워킹투어를 비롯하여 생각했던 일정은 그럭저럭 소화한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에 물론 맥주와 간식거리를 약간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해외에서 보내는 휴가의 즐거움 중 하나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현지 맥주를 마시는 것, 첫 날 찍은 사진에는 맥주가 없긴 하지만 아무튼 이것 역시 해외여행의 즐거움 아닐까 싶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로 픽업 차량이 오기로 되어 있었기에 무리하지 않고 일찍 잠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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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5. 12. 14. 04:32 여행

 알람소리에 눈이 바로 떠졌다. 2시간 반 밖에 잘 수 없었지만 시차적응이 안된 탓인지 몰라도 작은 소리에 바로 깬 것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알람 놓고 잠들기가 참 뭐한데, 일부러 소리는 죽여놓고 이불이나 베게 밑에 휴대전화를 넣어둔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소리를 끈다. 확실히 게스트하우스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이는건 나밖에 없다. 토요일 밤에는 밤 늦게까지 즐기는 주로 선진국에서 온 여행자들은 게스트하우스에서도 가장 늦게 일어나는 부류이다. 짧은 휴가를 원망할 수 밖에.

 

 새벽에 도착해서 하지 못했던 샤워를 마치고 외출준비를 했다. 같이 쓰는 방에서 새벽에 샤워소리를 내는건 민폐다보니 도착과 동시에 바로 침대로 향했으니까 꽤 오랜 시간만에 씻는 것이다. 저녁에는 바가 되는 식당에 내려가 아침식사를 때우고 로비로 올라와 8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숙소 밖으로 나가면 인터넷이 끊기게 되니 그 동안 메일 및 소셜미디어를 확인한다. 체크인 할 때 봤던 게스트하우스 직원은 어느새 퇴근했는지 다른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게 보인다. 잠깐 시간을 내서 숙소 근처의 마트에 가보니 다행히 문을 열었다. 언제 잃어버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네다에서부터 안경닦는 천이 보이질 않는다. 직원에게 안경 닦는 것을 물어보니 한참 생각하다 나를 2층으로 데려가더니 짧은 영어로 설명을 해준다. 역시 내 불어는 여기선 먹히지 않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상품을 보니 습식으로 1회용 천이 여러개 묶음인 것이다. 아쉬운대로 하나 구입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시간이 되자 가이드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도 나타난다. 아마도 여러 게스트하우스에서 모인 사람들인 것 같다. 다음으로 이동하는 장소가 다른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것으로 보아 여기가 마지막인듯 하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는데 몬트리올 출신으로 밴쿠버에서 생활했고, 이스라엘에서도 살았다는 것으로 보아 유대인인것 같다. 영어발음은 불어권 사람 치곤 괜찮은 편이다. 일행 중에 혹시 프랑스어 하는 사람 있냐고 묻더니 영어와 프랑스어를 섞어서 설명해준다. 물론 처음에 자기 발음이 이상하지 않냐고 하더니만, 당신들도 여기 몇 달 살면 자기처럼 프랑스어 하게 될거라는 농담도 가볍게 던진다. 무리중엔 리옹에서 온 프랑스인 3명, 그리고 쌩뚱맞게도 한국에서온 나까지 4명이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고 손들었다.


 무료로 진행되는 투어지만 숙소의 위치가 좋다보니 걸어서 어지간히 유명한 장소들은 다 돌아볼 수 있었다. 북미에 왔는데 거리의 간판이 온통 프랑스어로 되어 있고, 영어가 안보이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이 가이드는 중간에 셀린 디옹에 관한 얘기도 적당한 농담을 섞어서 해준다. 현지인들이 해주는 이런 투어는 정말 알짜배기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이런 투어를 할 때 외국어를 전공했던게 잘한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입사지원 광탈할때와 전혀 다른 감정)


 오전의 투어는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마무리된다. 팁 개념으로 마지막에 자발적으로 얼마씩 주면 된다. 중간에 캐나다의 팁 문화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줬는데, 무리 중에 호주사람 있냐고 하더니 거기는 시급이 15달러나 되니까 팁이 필요없지만 캐나다는 시급이 거기만 못해서 팁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당시 케벡주 최저 임금은 10.25달러였다. 한국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 시급이지만 생활물가는 한국의 두배 수준은 아니니 우리가 얼마나 적은 돈을 받으며 노동력을 바치고 있는 것인가를 머나먼 곳에 가서 생각하게 된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와 미리 검색해둔 푸틴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유명한 공원이 있다길래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가을의 몬트리올은 뭔가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다. 한국도 날씨가 좋기는 하지만 이곳의 공기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유쾌한 기운이 느껴진다. 일요일 오후에 한가롭게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유럽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아침에 투어에서 본 것들도 그렇고 이곳 분위기는 나중에 가게될 토론토와는 완전히 다르다. 유럽, 프랑스에 더 가까운 모습이란 말이 허언은 아닌 것이다.


 푸틴은 감자튀김과 여러가지 음식을 버무린 것으로 우리에겐 식사보다는 맥주 안주로 어울리는 음식이다. 가이드가 오전에 설명해주기로는 어느 영국인 여행자들이 몬트리올에 여행와서 식당들이 다 문닫은 시간에 어느 식당에 가서 남은 재료를 그냥 넣고 아무거나 달라고(Put it in)했던 것에서 유래했다나. 이태원에도 이걸 파는 식당이 있다고 하니 어떤 음식인지 맛보기는 어렵지 않은 편이라 하겠다. 다만 간이 좀 짠 편이다. 맥주나 기타 다른 음식을 시키지 않았다면 다 못먹었을 것 같다.


 식당에 도착하니 유명한 식당답게 대기줄이 길다. 하지만 오래 먹는 음식이 아니다보니 테이블 회전은 빠른편. 생각보다 빠르게 순서가 찾아왔고, 약간 늦은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여행 첫 날이라 그런지 아직 시차적응이 완벽하게 되지 않아서인지 조금 어색하긴 하다. 한국 시간으로 대략 새벽 3시였으니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장시간 비행의 피로와 시차부적응 그리고 2시간 반 밖에 안잔것 때문인지 피로가 몰려온다. 일단 첫 날이니 무리하지 않고 숙소에 돌아가서 잠깐 쉬고 다시 나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길로 바로 숙소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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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5. 12. 12. 04:38 여행

 토론토에 도착한 시간은 최초 예정시간에서 정확하게 지연된 6시간 만큼 늦은 시간이었다. 올 때 지연된 시간에 대한 만회 같은 것은 애초에 계산에 없었던 것이다. 정정된 연결편 티켓도 그것을 감안하여 발행해준 것이었다. 장거리 비행때마다 늘 그래왔듯이 식사시 음료는 맥주로 달라하고 잠을 청하고, 영화를 보고, 다시 잠을 자다보니 현지 시각으로 밤 11시쯤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린다. 영어와 불어가 병기된 안내판을 보니 캐나다에 온 것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서 입국심사를 받는다. 질문은 의외로 간단. 뭐하러 왔냐, 어디갈거냐, 며칠 머물거냐 등등. 휴가왔고, 지금 나가면 몬트리올로 가서 5일, 토론토에서 2일 보내고 갈거다 정도로 설명하니 통과. 가방을 찾으러 갔다.

 

 입국심사를 통과해서 가방을 찾으러 가는 길에 에어캐나다에서 나온 일본인 직원이 각 목적지별로 분류된 연결편 티켓을 모아놓은 테이블 앞에 서있다. 하네다에서 정정된 티켓으로 발행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는지 몰라도 나는 해당이 되지 않아 그대로 직행하여 가방을 찾았다. 그리고 국내선 환승통로를 따라 가다가 목적지에 맞는 곳에 가방을 다시 보냈다. 이 정도는 자동으로 진행해도 될 것 같은데 아무튼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다시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국내선 탑승구로 향할 수 있다. 그런데 앞에 서있던 프랑스인 노부부를 직원이 불러 세우더니 가방에서 술병을 하나 찾아낸다. 환승과정에서 잠깐 가방을 다시 찾았을 때 뺀 것인지 모르겠지만 규정상 안된다며 직원이 그것을 압수한 후에야 통과시켜준다.


 보안검사까지 마치고 나오니 얼추 11시 반이었고, 몬트리올행 비행기 탑승 시간은 11시 55분이었다. 상점들도 대부분 문을 닫은 시간이긴 했지만 굉장히 빠듯한 시간이었다. 같이 안내되어 있는 다음 몬트리올행 비행기는 아침 6:30 출발이었으니 이 비행기가 조금만 늦었어도 첫째날 계획은 제대로 엉망이 될 번 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저녁 9시~10시 사이에 숙소에 체크인하여, 가방을 풀고 야경을 보러 외출하고 들어오면서 맥주나 한 두캔 정도 즐기는 것이었고, 다음날 아침부터 시내 구경을 할 생각이었다. 저녁 외출이야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이었지만 짧은 휴가일정상 다음날 아침 일정이 틀어지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었다.


 비행기는 0시 30분에 출발하여 한시간 반이 조금 안되어 몬트리올에 도착한다. 국내선이니 바로 짐을 찾으러가서 가방을 찾은 시간이 2시 5분 전이었다. 가방을 들고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프랑스어 일색이다. 영어와 병기된 것도 프랑스어가 먼저 나오고 영어가 따라나오는 식이었다. 미리 찾아본 정보에 따라 숙소 근처로 가는 버스를 타러 나갔다. 버스 출발 3분 전이었고, 기사에게 현찰을 내미니 현찰은 받지 않고 안에서 표를 사서 나오란다. 익숙하지 않은 자판기와 씨름하다 결국 1일짜리 교통권을 구입하여 밖에 나오니 버스는 이미 출발하고 없었다. 1일권을 구입한 이유는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바로 개시해도 저녁때까지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버스에 타려고 표를 사러간 사람이 있는걸 기사도 알았지만, 출발시간은 칼같이 지킨다. 덕분에 한 시간을 공항에서 보내야 했다. 공항에서 와이파이 연결이라도 안되었더라면 무슨재미로 버텼을지. 덕분에 가족에게 페이스타임으로 몬트리올 공항 모습을 전하고, 숙소에는 2시 버스를 놓쳤고 3시 버스를 타고 가야겠다고 메일을 보냈다.


 결국 숙소에 체크인한 시간은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당직이었는지 몰라도 새벽에 회신을 준 것은 다른 담당자였다. 아무튼 이 친구는 4시에 체크인 하는 나에게 아침 8시까지 로비로 나오면 워킹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씻고, 아침식사까지 하고 워킹투어에 나서려면 이제 잘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반 밖에 안남은 셈이다. 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알려준대로 방을 찾아갔다. 8인 도미토리라 정말 조심스럽게 침대를 찾아 짐을 풀었다. 우여곡절 끝내 마침내 나는 꿈에 그린것은 아니지만 파리 다음으로 가보고 싶어했던 바로 그 곳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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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5. 12. 10. 01:15 여행

 더블린과 몬트리올을 갖고 저울질을 하다가 결국 몬트리올을 선택하게 되었다. 불어권 캐나다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결국 케벡지역 여행을 결심하게 만든 셈이다. 솔직히 몬트리올이라는 영어식 명칭 보다는 몽레알(몽헤알)이라는 프랑스어식 표기가 마음에 들긴 하지만, 프랑스어 영화도 영어자막으로 번역해서 들어오는 나라에서 영어 아닌 언어식 표기를 고집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튼 기네스 공장 견학은 다음으로 미루고 처음으로 북미지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일정은 김포->하네다->토론토->몬트리올이었는데 출도착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김포에서 정오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면 두어시간 대기 후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게 될 것이고, 토론토에서 몬트리올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는 시간은 현지 기준으로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숙소에 체크인하면 밤 9시 정도 될테니 첫날 야경을 보며 가볍게 맥주 한 잔을 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일정은 토론토에서 출발하여 나리타를 거쳐 인천에 도착하는 것이었고, 토론토 출발 시간도 토요일 오후 2시였기에 제법 괜찮은 일정이었다. 인천공항 도착 시간은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이니 집에오면 밤 10시 반~11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오에 출발하는 일정이다 보니 다른 휴가때보다 제법 여유가 있었다. 게다가 집에서 가까운 김포공항이니 다른 휴가때와는 조금 다르게 푹 잠을 잘 수 있었다. 물론 출발 전날엔 어김없이 야근과 더불어 인수인계서를 써놓는 일을 마쳐야만 했다. 퇴근 후 짐을 싸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지만 휴가는 가기 바로 전날이 가장 기분이 좋다. 출발전의 야릇한 설레임은 귀국 직전의 초조함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기분이다. 


 9월의 맑은 공기를 느끼며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는 이 완벽해 보이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리라는 것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김포공항 ANA카운터에서 티케팅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 하네다에서 토론토로 가는 출발편 시간이 이상하다. E-티켓에 17:40으로 되어있는 출발 시간이 티켓에는 탑승시간이 23:00으로 기록되어 있다. 카운터에 가서 물어보니 직원들이 일본으로 전화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 일단 하네다에서 환승통로로 가지 말고 입국을 한 후 에어캐나다 카운터에 가보라는 말을 한다. 내 여정은 토론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몬트리올에 가는 비행기를 바로 타야 했기에 몬트리올 도착 일정이 하루정도 지연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파악되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언제 연결편을 타게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하네다행 비행기에 탑승하여 입국수속을 마친 후 곧장 에어캐나다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에서는 아무말 없이 새로이 티켓을 발행해주는데 23:55 토론토발 몬트리올행 티켓이 따라온다. 그리고 덧붙여 주는 것은 2천엔짜리 하네다 공항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사/음료용 쿠폰 하나. 짧은 휴가중 일부를 이렇게 날려먹고, 첫날 일정이 꼬이게 된 것에 대해서 화도 났지만 카운터에 따져봤자 이미 출발이 6시간이나 지연된 비행기가 급가속을 해서 빨리 올 수 있는 것도, 토론토에서 더 빠른 연결편을 탈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한숨을 쉬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이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반이 조금 넘었을 때였고, 변경된 비행기표를 받고나니 오후 4시가 다 되어간다.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시간은 11시, 체크인 시간을 고려하면 대략 5시간 정도가 남게 된다. 공항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죽치고 앉아있느니 도쿄 시내 나들이나 가느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하철 표를 사러갔더니 카드로는 결제가 안된다. 일본은 환승만 할 예정이었기에 주머니에 있는 것은 캐나다 달러가 전부였기에 나가서 식사라도 하고 들어오려면 엔화가 필요했다. 지난 번에 출장와서의 경험으로 볼 때 지하철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었기에 대략 5천엔 정도를 그자리에서 환전하고 시내로 나갔다. 첫 날 출발부터 꼬이긴 했지만 덕분에 도쿄 시내도 구경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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