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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0. 1. 15:54 여행

 시차적응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정신 못차리며 교통권 끊는데 삽질은 했지만, 지하철로 숙소 가는법은 어렵지 않아서 3시쯤 숙소에 도착했다. 지하철역에서는 일단 무료 와이파이가 터진다. 암스테르담가 근처의 호스텔이었는데 체크인이 4시부터라 가방을 맡기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미국인이 뉴욕에선 피자를 먹어야 한다는 말을 했던게 기억나서 숙소 오는길에 보이던 화덕피자집에 들러 점심을 때우고 노닥거리며 체크인 시간을 기다렸다.


 가방을 받고 체크인하고나니 침대에 누워서 일어나기가 귀찮아진다. 5시반 경기라 4시반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간단하게 짐을 풀고 앉으니 4시20분쯤, 10분 정도 휴대전화 충전도 좀 하다가 양키 스타디움을 향했다. 표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해뒀고, 창구에 가서 여권을 보여주니 입장권을 내준다. 경기장 주변엔 뉴욕시티FC는 물론이고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유명한 유럽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입장전에 기념품샵이 들러서 머플러를 하나 샀다. 딱히 마음에드는 디자인은 없어서 그냥 팀 로고가 잘 나온거로 하나 골랐다.


 경기장은 원래 야구장으로 쓰이는 곳이라 모양새가 어색하긴 하지만 경기 관전하기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한쪽 코너가 안보이긴 하지만 한국의 어설픈 종합운동장들 보다는 확실히 보기가 좋다. 예약한 자리는 2층이었는데 처음 와본 야구장이라 구역 찾기가 쉽지 않아 직원한테 물어보니 올라가는 길을 알려준다. 한참 뱅뱅 돌아 올라가서 자리를 찾아가니 선수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경기전 맥주/안주 구입은 일단 전반전 이후로 미루기로 하고 경기 시작.


 기대했던 다비드 비야는 부상으로 결장, 최근에 교체로 주로 투입된다는 안드레아 피를로가 선발로 출전했던게 의외였다. 포틀랜드 팀버스가 그렇게 강팀이라는 느낌은 없었는데, 양팀 모두 경기력이 그렇게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K리그 상위권 팀 경기보다도 못한 느낌이었고, 장시간 비행+시차부적응의 여파로 전반중 절반은 졸았던 것 같다. 꾸벅꾸벅 졸다 어느덧 전반 막판이 되었을 때 피를로의 실수가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고 전반전은 끝나게 된다.


 경기장에는 야구장 스타일로 맥주를 들고다니며 파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경기에 집중하는데는 방해가 되는 요인이라 일단 무시하고 하프타임에 맥주를 사러갔는데 신분증을 내놓으라 한다. 입장권 교환때문에 여권을 챙겨가지 않았다면 콜라나 한 잔 마시고 있을뻔했다. 맥주잔은 팀 로고가 들어간 플라스틱 잔이었는데, 나는 다 마시고 경기장에 버리고 나왔으나 나중에 숙소에 와보니 그 잔을 기념품으로 들고온 사람도 있는걸 보고 그냥 가져오지 않은게 살짝 후회되었다.


 후반전 경기는 동점골을 넣으려는 홈팀과 역습으로 차이를 벌이려는 원정팀의 공방전이 이어졌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고, Man of the match는 패배한 팀의 골키퍼 차지가 된다. 뉴욕시티FC는 아무래도 다비드 비야의 빈자리가 너무 커 보였고, 홈구장 분위기는 유럽의 그것만큼 심각하지는 않아서 경기가 끝난 후 여유있게 주변을 둘러보며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숙소에서 만난, 그날 경기를 봤던 영국 사람들도 그런 분위기가 어색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야구, 아이스하키, 미식축구가 아니라 그런거 같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실제로 뉴욕에 거주하는 지인 하나도 그런 얘기를 했고.





 경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온 시간이 대략 밤 10시경인데, 한국으로 치면 오전 11시다 보니 정신이 점점 맑아지는 것 같았다. 어중간한 경기 시간 때문에 못한 저녁식사는 숙소 주변의 핫도그집에 가서 해결하고 다음날 가볼 베이글 가게 위치도 알아보며 근처 수퍼에서 맥주 두캔을 들고 돌아왔는데, 캔이 제법 큰 750ml짜리다 보니 누가보면 알코홀릭인줄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가을밤 날씨가 좋아서 술을 마시기는 좋았는데, 첫 날 골랐던 맥주는 맛이 좀 묽지만 그렇게 기나긴 9월 9일 토요일의 일정은 제법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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