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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16. 17:22 여행

 7시 알람이 울리기 30분 전에 눈을 떴다. 전날같은 강박관념 같은 것은 없었지만 과거에 직장 다니던 시절의 습관이 아직 몸에 남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10시 반 기차를 타야했기에 해가 떠있을 시간에 하코다테를 구경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오면 가방만 들고 바로 나갈 수 있게 7시쯤 대부분의 짐을 다 싸놓고 호텔밖으로 나갔다. 가이드북에 소개가 되어있는 아침 시장은 상인들이 이제 문을 여느라 분주하다. 발걸음을 돌려서 전날 야경사진을 찍었던 곳으로 향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하다 보니 밝을 때의 풍경을 보고 싶었다.


 지나왔던 길을 생각하며 하코다테산 방향으로 걸었다. 트램을 타고 다니기엔 뭔가 좀 아쉽고 걸어서 다니기엔 살짝 먼 감이 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아직 출근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날씨는 오히려 비오전 저녁보다 덜 추운 느낌이다. 지난 밤의 화려한 조명이 꺼진 거리였지만, 밝은 시간에 보는 풍경은 또 다른 느낌이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이틀 정도 머물며 시간을 보내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밤에 보았던 러시아 정교회를 지나 과거 영국 문화원 건물을 지나 해변으로 내려왔다. 바다를 따라 걷다보면 19세기에 미국으로 밀항하였다 귀국 후 훗날 지역의 대학이 된 영어학원을 설립한 사람의 기념비도 볼 수 있다.


 가볍게 한바퀴 돌아보고 아침시장으로 돌아와 식사를했다. 밤에 사놓은 컵라면으로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고 나왔지만 거리에 보이는 메뉴를 보니 이곳을 떠나기 전에 뭔가를 먹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삿포로에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라 식사시간이 애매해질 우려도 있었다. 여행전 유튜브에서 찾아본 영상에 등장했던 오징어를 낚시해서 회를 만들어주는 곳은 구경만 했다. 오징어를 좋아했다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게들은 다음에 꼭 누군가와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강조하게 만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크게 한바퀴 돌아본 후에 편의점에 들러 약간의 간식거리와 물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아날로그 감성이 풍부한 열쇠를 호텔에 반납하고 걸어서 역으로 향했다. 10시 반 기차였지만 지정석은 예약이 가득차서 예약하지 못한터라 자유석에서 비교적 괜찮은 자리를 맡기 위해서는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꽤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800엔을 반강제로 절약한 대가겠지만 이 늘어선 줄의 대부분은 중국사람들이었고, 꽤나 소란스러웠다. 자유석 열차는 2량이었는데 다 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고, 나중에 온 일부 승객은 결국 서있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최소 20명이 넘는 단체관광객으로 보이는 중국 사람들은 하코다테역을 출발 후 2번째 정거장에서 모두 내리고, 남은 승객들은 좀 더 여유로운 혹은 창가쪽 자리를 찾아 자리를 옮겼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겨울바다와 산의 풍경은 제법 그럴싸했지만 창문에 묻어있는 것들이 많아서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처음 여행을 다닐때는 그 순간순간이 아까워서 미친듯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곤 했는데 이제는 카메라보다는 눈으로 풍경을 담는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물론 창문이 제법 깨끗해서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면 몇 장 정도는 찍었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옮긴 자리가 바닷가쪽이 아니기도 했다. 이건 아무리봐도 판단 미스였다. 뒷자리에 있던 일본 사람이 앉는 방향으로 따라갔어야 하는 것이었다. 11시쯤에 열차내 식사를 주문받는것 같았는데, 열차내에서 뭔가를 사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메뉴판도 일본어로만 나와있어서 점심식사는 삿포로에 도착해서 해결하기로 했다.


 오후 2시 반이 조금 지나 열차는 삿포로 역에 도착했다.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우선 여행자 안내센터를 찾아 오타루 웰컴패스를 구입했다. JR선 이용하는 날짜는 직접 정해줘야 했고, 같이 받게되는 삿포로 지하철 1일권은 개시하는 날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오타루로 넘어갈 생각이었기에 우선 JR티켓은 그날 날짜로 발권했고, 삿포로 지하철 1일권은 다음날 쓰는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 숙소로 가는길에 지하철 티켓은 따로 구입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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