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Bogdanovic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20. 12. 15. 01:26 사는 이야기

 최근에 전례가 없는 전세계적인 전염병이 일상생활을 파괴하기 시작한지도 어느덧 10달이 지나고 있다. 2020년은 2월 전까지가 정상적인 삶이었고, 이후로는 확진자와 방역이라는 말을 달고 살아야만 했다. 그렇게 12월이 오고 성급해보였던 방역단계 상향은 어김없이 확진자 폭증이 되어 돌아왔다. 그 와중에 정신 못차리고 예수같은거 믿겠다고 깝치는 이간들이 사태를 더욱 더 악화시키고 있다. 답답하기 짝이 없다 정말.

 

  혹시나 금방 끝날것 같다는 기대를 갖기도 했다. 2월 말에 시작된 재택근무는 2주, 1달씩 연장되어 가다 어느덧 10개월이 다 되어간다. 비전문가 집단의 단계 상향으로 불안한 마음을 갖고 조금씩 사무실에 나가기 시작한지가 채 1달이 되기도 전에 다시 이모양이 되었다. 해외여행은 이제 꿈도 못꾸고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카페에서 지인들과 차한잔 하며 떠드는 것, 식당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도 이제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유독 종교행사 만큼은 아무 제약없이 이루어지고 그 와중에 끊임없니 확진자를 만들어 내는데도 여전히 별다른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 이 나라가 신정국가인가?

 

 2020년에 취소한 비행기표만 3장이고, 운동을 못나간 날들이 얼마인지 셀수도 없다. 누군 방역지침을 따르고 싶어서 따르고 있는가? 조금만 더 빨리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내키지 않아도, 불편해도 가급적이면 모임도 기피해가며 휴가철에도 멀리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해서 거의 집에만 있었다. 하지만 이 나라의 교육구조상 출석일수만 채우면 쉽게 졸업장을 주다보니 인간이 되다 만, 시키는 것은 꼭 반대로 하는 인간이 덜 된 것들이 이 사태를 더욱더 악화시키고 있다. 한글로 가지 말라고 쓰여있는 곳이만 가면 안되고, 운전할때도 실선은 넘어가지 말고 노란불/빨간불에서는 멈추라는 규칙도 안지키는 것들이 마스크도 대충 써가며 전염병 전파에 열심이다.

 

 이들은 지금 다른 세계에 살고있는 것일가? 전염병은 허구이고 정부가 국민 통제하려고 헛소문을 퍼트리며, 자신들에 반하여 소규모 산발적 집회를 가졌던 민주노총은 감싸주고 억울한 교인들만 탄압한다는 개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 것일까? 총리도 개신교, 집권여당 대표도 개신교임을 대놓고 티내며 어떠한 일이 있어서 교회의 영업권 만큼은 끝까지 보장해주고 있다. 명확한 기준도 없어서 비슷한 업종이라도 누구는 영업을 못하고, 누구는 당당하게 영업하는 꼴을 만든 것도 우스운데, 아주 대놓고 특정 종교집단은 이따위로 풀어주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인간의 지능에 나올법한 일인가?

 

 공부라는걸 입시 이후로 손 놓은 소위말하는 운동권 세대들이 집권하여 나라의 주역이 되니 나라꼴이 이렇게 개판이 된다. 대학만 가면 취업걱정을 안해도 되는 집안 것들이 주로 화염병 들고 다니고 했던 것은 알겠는데, 정치를 하겠다면 최소한의 상식과 사회 돌아가는 꼴은 좀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의 돈 힘들게 벌어본적이 없으니 어디서 돈떨어지면 후원금 명목으로 구걸이나 하고,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민주주의 타령이나 하고 자빠졌으니 기가찰 노릇이다. 무식하면 남이 하는 소리나 듣던가 전문가들 의견은 귓전으로 듣고, 지들편으로 분류되는 무식하고 야비한 것들 소리나 들으니 전염병 종식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독재자의 자식, 무식한 할머니 하나만 몰아내면 나라가 정상이 될거라는 생각까진 안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안드나? 도대체 할줄 아는게 뭐지? 남의 돈 세금 안내고 빼먹는거? 180석 갖고도 야당탓하는 열린우리당 시절의 버르장머리? 지들은 안했던 노력을 젊은 세대는 해야 한다는 꼰대질? 이 정도면 진짜 무식한데 뻔뻔하기까지 한거 아닌가? 이런 것들이 무슨 정치를 하고 나라를 이끌어? 이게 나라냐?

posted by Bogdanovic
2018. 7. 8. 15:01 사는 이야기

 어쩌다보니 벌써 2018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한국나이로 40대에 진입한 첫 해의 절반은 제법 바쁘게, 그리고 평소 꿈꾸어 오던 일들을 그럭저럭 실행에 옮긴것 같아서 나름 뿌듯한 기분이다. 비록 하고자 했던 일들이 모두 다 잘된것은 아니고, 여전히 인간관계는 쉬운일이 아니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일들은 제법 많이 이룬 것 같다.


1. 다이어트

 작년 12월 일본 간사이 여행 이후 살을 좀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설 연휴 이후로 우선 저녁식사 및 야식을 끊어보기로 했다. 4월 초쯤 되어서 회사 사람들로부터 살이 좀 빠진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5월부터 헬스를 등록하고 저녁 식사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최고점을 찍었던 2월 말에 비교하면 15kg정도를 내보냈고, 이제는 근력운동 위주로 보기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2. 벚꽃여행

 올해 벚꽃을 보기 위해 후쿠오카행 비행기표를 예매했으나, 생각보다 빨리 피는 바람에 절정인 시기는 살짝 놓치긴 했다. 하지만 꽃이 완전히 지기전의 아름다운 장면들은 볼 수 있었다. 한 주 정도 빨리 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개화시기가 빨라지는 것까지 예측할 수는 없는 법이니 이정도로 만족하고, 내년에는 오사카/교토쪽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해볼 생각이다.


3. 가족여행

 여전히 싱글이다보니 통역/짐꾼역할로 다녀오긴 했는데, 5월 말의 오사카는 다행히도 아직 덜 습하고, 여행다니기는 좋은 시기였다. 여러번 다녀온 교토/오사카지만 이번 여행에서도 여전히 은각사 방문은 실패, 아마 혼자 가는 길이었다면 꼭 방문 했겠지만 초행길은 사람을 생각하다보면 결국 갔던 곳을 또 가게 된다. 하지만 교토는 그래도 좋긴 하다. 은각사는 내년 봄에 반드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2박3일의 짧은 여행은 아무리.


4. 여름휴가

 매년 성수기를 피해서 9월 초쯤에 가고 있는 올해 휴가의 목적지는 포르투갈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리스본/바르셀로나 루트를 생각했으나 스페인은 따로 가면서 다른 도시들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올해는 에미레이트 항공 통해 리스본 인/아웃으로, 포르투갈에서는 포르투까지 가면서 중간에 코임브라 같은 도시도 들러볼 계획이다. 항공권 결제가 이달 말이라 숙소 예약은 다음주쯤 하면 8월에 결제가 되겠지. 어제 학원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보문고로 달려가서 론리플래닛을 샀다. 새로운 목적지로 휴가 갈 때마다 론리플래닛을 구입해 모으는 것도 어쩌다보니 취미생활이 되어버렸다.


5. 하반기 계획

 추석이 끝나고 10월쯤 단풍구경을 겸하여 남도 여행을 갈 생각을 하고 있다. 상반기에 국내여행은 진주에 잠깐 다녀오긴 했는데, 다이어트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던 시기이다 보니 여행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고, 미세먼지 덕에 당시에 찍었던 사진들 중엔 뿌옇게 나온 것들이 많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6. 연말여행

 간만에 홋가이도에 다시 갈 생각을 하고 있으나, 안가본 대만도 생각중인 여행지중 하나다. 10월까지는 목적지를 정하고, 정신없는 10월말~12월초를 보내고 머리를 식히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7. 프랑스어 시험

 학부때 전공이긴 하지만 부족한 실력을 실감하며, 직장생활과 더불어 토요일의 취미생활로 시작했던 일이긴 한데 작년에 목표로하던 B2시험에 실패한 경험을 돌아보며, 올해는 반드시 마무리짓고 갔으면 함. 영어 아닌 다른 외국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뭐하러 그 공부 하냐는 말 만큼 무례한 것도 없는데, 그런 말을 하던 사람들과는 하나 둘 관계가 정리되는 중이다.


8. 기타

 3월 중순부터 어쿠스틱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주 1회 1시간 수업으로 실력이 일취월장 하지는 못했지만 즐겁게 새로운 것을 배워보는 경험이었다. 아쉬운 것은 선생님 개인 사정으로 9월 초순까지 수업이 없게 된 것인데, 휴일에 집에서 혼자 연습하는 것은 여러모로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소음등의 문제도 있고) 아무튼 올해 안으로 초보 단계는 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조만간 어려서 즐겨듣던 곳들을 대충이라도 따라서 연주하게 될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는 습관을 다시 붙여봐야겠다. 길던 짧던 뭐라도 쓰기 시작해야지, 아직도 작년 연말 여행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은 상반기에 벌인 일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의지가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posted by Bogdanovic
2017. 11. 26. 23:25 사는 이야기

 2017년 11월은 다시 회사에 들어온 후로 가장 바쁘고 정신없는 달이었다. 여태까지 제법 무난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한 두 군데부터 꼬이기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하여 가장 오랜 시간까지 사무실에 머물러 있었고, 주말에도 업무 관련된 생각으로 인해 제대로된 휴식도 어려울 정도였다. 동시에 한동안 멀리했던 사이트와 소식들도 다시 찾아보곤 하다보니 벌써 마지막 일요일이다.


 이 나라의 산업구조는 을병정을 조져서 갑을 살리는 구조이고, 그렇다보니 논리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많은 일들을 겪어야 한다. 시장의 흐름이 바뀌어도 일단 갑님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을병정들이 손해를 나눠가져야 하고, 갑의 실수로 인해 큰 비용이 발생한 것도 을이 나눠주어야 서비스가 되는 나라가 지구상에 이 나라 말고 또 있을까? 이런 문화에 외국계기업의 문화가 합쳐지면 묘한 벽이 하나 형성되고 결국엔 안될일로 여러사람이 마음고생만 하게 된다.


 결론이 너무나 빤히 보이고, 무엇을 해도 안될 것 같은 일이라면 빨리 다른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텐데, 일단 매달리는데까지 매달리지 않으면 적극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놈의 Showing이 뭐길래 대안을 찾기도 아까운 시간에 헛짓거리를 하고 있어야 한다. 이건 중간 관리자들이 이 나라 사람인 이상 외국계라해서 다를게 없다. 물론 안되는건 담당자 탓이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탈출을 꿈꾸기도 하지만 이 나라에는 블랙기업이 너무 많아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근근히 붙어있으며 다른 기회를 엿보기는 이전 직장이나 지금 다니는 곳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고, 같은 고민을 한 사람들이 지난 봄에 떠났듯이 나 혹은 내 옆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겨울이 지나고 나면 같은 자리에 있을지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먹고사는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어차피 무얼 하든간에 신분상승은 불가능한 시스템인데 이렇게까지 속을 썩여가며 일해야 할까?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문제이자, 아직도 머리를 아프게 하는 문제이다. 속된말로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리자고 이러나 싶기도 하고, 내재된 문제는 내가 떠난다 하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똑같이 겪게 되겠지. 여러모로 머리속이 복잡한 시기다. 덕분에 여행에 대한 기억도 서서히 잊혀져가는 중이다. 나는 여전히 무엇을 위해, 왜 일을 하는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는채 안개속을 걷고 있는 느낌이다. 이 불투명한 길은 끝나기나 할까? 안개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posted by Bogdanovic
2017. 7. 13. 00:08 사는 이야기

 간만에 연차를 내고 서비스센터에 방문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서비스센터 예약에 맞춰 연차를 낸 것이다. 2012년 2월 말에 인수받은 후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출퇴근용으로 사용하지 않다보니 이제야 6만 km가까이 주행하게 되었다. 엔진오늘 교환 경고가 1만km를 3000km앞둔 시점부터 들어오다보니 꽤 오랫동안 스패너 표시가 뜬채로 다닌 셈이기도 하다.


 그동안 거의 10개월 간격으로 엔진오일 교체시기가 돌아왔는데, 작년 6월 이후로 13개월이 걸렸으니 재취업 이후로 국내여행을 별로 안다녔다는 얘기도 되는 것 같다. 작년엔 연차가 없어서 가을에 어디 가지도 않았으니까.


 여태까지 주행하면서 다행히도 큰 문제는 없었다. 앞으로 늙은 차체(?)에서 어떤 문제들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3년 넘어가면 골골대는 친구들의 H모, K모 브랜드 차량에서 보이는 증상들은 아직 없다. 큰 돈이 들어가는 수리는 몇 번 있었지만 그것도 최근에 누가 뒤에서 받아버리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라 차량 자체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 센터에 간 김에 앞범퍼 교체비용을 물어보니 7~80만원 정도를 얘기한다. 하도 상채기들이 많다보니 도색을 할까 갈아버릴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 가격이면 고민을 좀 더 해봐야겠다.


최근에는 20세이하 월드컵 경기를 본다고 전주, 천안, 인천등지를 돌아다녔다.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이라 그런지 나름 짧지만 괜찮은 여행이었고, 간만에 국내 여행에대한 동기부여가 되는 계기도 되었다. 가을이 오면 여태까지 안 가본 곳 중 한 두군데 정도를 묶어서 2박3일로 떠나볼 생각이다. 추워지기 전에 적당히 차려입고 다니는 여행이 딱 좋다.


 올해 드디어 장거리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9월에 5일 연차를 내고 뉴욕에 다녀올 계획이다. 표는 미리 다 끊었고, 머무는 동안 2박3일간 보스턴에 다녀올 생각이다. 비행기표, 숙소는 이미 다 정했고, 남은건 뉴욕-보스턴 왕복인데, 개인적으로는 기차를 좋아하다보니 더 싼 비행기로 다녀올지, 그래도 기차를 탈 것인지 고민중이다.


 연차를 내고 나왔는데도 회사에서 전화 2통 이상을 받았고, 메시지는 수시로 날아들었다. 역시 탈조선이 답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전 회사보다 노동강도가 세지 않으니 그럭저럭 위안이 되긴 하지만 해외여행 갔을때도 이런 연락을 받고 싶지는 않다. 그냥 오늘 안되는 일은 내일 처리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상반기 그리고 올해 휴가  (0) 2018.07.08
마음의 여유  (0) 2017.11.26
사람을 쥐어 짜는 문화  (0) 2017.02.19
외국계 이직 6개월차 - 저녁이 있는 삶  (0) 2016.10.10
접촉사고 경험담  (2) 2016.09.04
posted by Bogdanovic
2017. 2. 19. 22:55 사는 이야기

 직장을 옮겨도 거래처가 아주 보수적(이라 쓰지만 꼴통스럽다 할 수 있는)인 한국회사인 경우 비슷한 종류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군사독재시절부터 내려온 안되면 되게하라고, 무조건 납기부터 맞추라는 더러운 군사문화의 잔재가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게 아주 사람을 잡는 짓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1. 상식적으로 생각좀 하자

 아주 골때리는 부류의 인간들이다. 금요일 저녁 퇴근시간 다 되어 급하다고 징징대는 부류들, 미안하지만 그 시간에 연락오면 답 없다. 좋은 말로 대충 에둘러 핑계를 대지만 이제 막 업무 시작한 유럽애들이나 아직 자고 있을 미국 애들이 니들이 원하는 답을 그렇게 바로 줄리도 없고, 그렇게 빠른 시간에 주는 데이터는 날림이 될 수 밖에 없다. 나중에 가서 정말 많이 손을 봐야하는 대충 만든 자료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 줄수는 있지만 그러지도 않을 거면서 왜 업무종료 직전에 와서야 지랄들인지 모를 일이다. 이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결정권자 꼰대들 탓이다.


2. 너 자신을 알라

 갑질의 위치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10여가지의 업무가 있다면 그 중에서 먼저 들어온 것, 그리고 매출 규모가 큰 것이 우선순위가 되는건 한국이나 외국이나 마찬가지인 일이지만, 속된말도 돈도 얼마 안되는 것들이 진상인 경우가 꽤 많다. 요구사항은 많으면서 말끝마다 비싸다는 말을 달고 사는 것들. VIP대우가 필요하면 그 만큼의 기여를 해주면 되겠다. 몇백억씩 기여를 하는 업체랑 잘해야 1년에 1억도 안되는 기여를 하는 업체에 대한 대우는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3. 귀찮게 굴면 다 해결 된다?

 역효과라는 말이 있다. 담당자가 잊고 있는 일을 상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10분, 20분, 1시간 단위로 재촉하는 경우 이 업체 담당자는 이 일 말고 다른일이 없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도대체 하루이틀 일하는 것도 아니고, 상식적인 시간에 대한 고려도 없이 일단 질러놓고 급하다 하면 도와주려 해도 방법이 없다. 어려서 국어시간에 배운 기억이 날 지 모르겠지만, '방망이 깎던 노인'좀 다시 읽어보기 바란다. 급하다고 다 끓지도 않은 라면 그대로 삼켜버릴 셈인가? 설익은 라면 내왔다고 지랄할거면 그냥 기다려라. 적어도 설렁설렁 놀면서 일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4. 그일을 왜 하는데?

 해외 거래처랑 거래한다는 담당자 영어실력이 매우 형편없고, 자신이 무언가를 할 줄 모르면서 마냥 거래처만 족치면 문제가 해결될거라 생각하는 인간들이 의외로 많다. 아니, 많이 봐왔다. 미안하지만 그 일을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업 오너 자식이나 친인척이라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본인이나 소속된 조직을 위해서도 아무런 도움이 안되고 있다는걸 아는지 모르겠다.


5. 저번에는 이렇게 하니까 되던데?

 그건 저번 얘기고, 어쩌다 운이 좋았을 경우도 있다. 세상 모든 일에는 상식적인 절차라는게 있고, 어쩌다 운이 좋아서 일정이 단축된 것을 일반화시켜서 생각하는건 매우 곤란한 일이다. 이런식이면 서로 피곤해질 뿐이다. 열은 열대로 올리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그러지 않았을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단지 그 기간동안 기분만 상하고 스트레스만 더 받을 뿐이다.


 무언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제발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충분히 구하고 하도록 하자. 오너 혹은 결정권자가 말이 안통해먹는 꼴통일 경우엔 이런 말이 씨알도 안먹히겠지만 이렇게 막무가내로 휴일도 없이 납기 납기 납기하며 목숨거는 인간들은 한국에만 있는 것 같다. 많은 나라의 담당자들과 일을 해왔지만 이런 족속들은 선/후진국 가릴 것 없이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예전 회사의 입사동기중 하나는 1년에 반절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곤 했는데, 얘들 하는 일이라는게 납기에 쫒겨서 불량인거 알면서도 발주 내보낸 제품을 그 나라에 가서 고치는 일이었다고 한다. 일단 내보내고 사후보완, 그 내보내는 날짜 맞추겠다고 여러 사람이 들들 볶이는 것이고, 내보낸 후에도 그거 고치겠다고 아주 생난리를 치는 것이다.


 말도안되는 납기를 노동자들 고혈을 짜내어가며, 밤낮없이 쥐어짜내 맞추던 시절은 이제 지나간 것 아닌가? 이젠 한국 사람들이 우습게 알던 개발도상국 기업들도 그딴식으로는 일을 하지 않는 시대이고, 기술점수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따라잡힌 시기라 하는데, 이쯤되면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된 것 아닌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여유  (0) 2017.11.26
엔진오일 교환, 6만 km언저리 주행, 휴가  (0) 2017.07.13
외국계 이직 6개월차 - 저녁이 있는 삶  (0) 2016.10.10
접촉사고 경험담  (2) 2016.09.04
이해못할 스텔스 차량들  (0) 2016.04.02
posted by Bogdanovic
2016. 10. 10. 23:37 사는 이야기

 우여곡절 끝에 처음 벌였던 사업을 접고 다시 취직하는데 성공한지 6개월이 지났다. 이전 직장은 30대 기업 안에 드는, 시사프로에 오너 일가 소식이 종종 오르내리던 그런 기업이었다. 공채합격소식에 나를 제외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축하를 해주었던 기억도 나지만 처음부터 나는 이 생활이 오래갈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과론적으론 먹고사니즘의 문제로 인해 생각보다 오래 다니다 사표를 던져야만 했지만.


 창업의 과정은 험란했다. 셋이서 동업을 하려 했지만 한놈이 사기꾼에 빈털터리였고, 둘이 모두 퇴사가 확정된 상태라 있는돈 없는돈 다 끌어다 무리하다시피 사업을 열었는데 여유자금이 없다보니 늘 자금난에 시달려야 했다. 첫 사업이라는데 의미를 두긴 했지만 직장인들이 퇴직금을 받고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거기에 빨대를 꽂으려 하는 흡혈귀 같은 인간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였다.


 아무튼 수익이 나지 않아 주머니사정이 많이 안좋아져서 결국 다시 회사의 문을 두드렸고, 우연치 않게 지난 봄에 독일계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월급은 물론 전 직장에 비하면 10% 정도 적긴 하지만 업무 강도나 퇴근시간에 있어서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미련없이 입사를 결정하였다. 입사일이 정해진 후에 모 타이어 회사 경력직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면접 오라는 시간이 아침 8시 20분인 것을 보고 이 회사도 사람이 살곳은 못될것 같다는 생각에 접어버렸다.


아무튼 지난 6개월간의 삶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급여는 줄었지만 어쨌든 업무 강도가 비교적 약하고 6시 이후에 눈치 안보고 퇴근할 수 있다.


2. 이전 회사의 경우 월요일 오후 7시에 회의를 하는 날이 많았고, 사업계획이다 뭐다 해서 토요일 근무도 종종 있었지만 여기에선 아직 없다.


3. 9시, 10시 퇴근이 기본이던 직장생활에서 갑자기 오후 7시 이전에 사무실을 나서게 되니 일찍와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던 시기가 있었다.


4. 저녁시간의 여유가 생기자 학원을 다니던가 독서를 하는등 시간을 보낼 궁리를 하게 되고, 더 많은 소비를 생각하게 된다.


5. 한국 회사와 비교해볼 때 외국계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확실히 업무 처리능력이 조금 덜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전 회사가 비정상이란 생각을 하면 나름 이해가 되긴 한다. 하지만 하드 트레이닝을 하다 이런 곳에 오면 오히려 일이 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6. 저녁에 시간이 생기니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게되었다. 야근의 연속이던 시절에는 집에와서 눈만 감으면 또 회사에 가야 했던 것이 너무도 싫었다. 그래서 잠드는 시간이 더 늦었다. 집에 와서의 여가시간이 너무도 아까웠던 것이다.


7. 퇴근 시간이 보장되니 월요일에 출근하는 것도 예전만큼 부담스럽지 않게 되었다. 전에는 일요일 저녁에 해가 떨어지면 우울증에 시달리곤 했었고, 개콘 끝나는 음악이 나오면 증세가 절정에 달했었다. 매일 아침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기분은 이제는 없다.


8. 대기업에서 열심히 일한 대가로 미래가 보장된다면 나름 의미가 있다 할 수 있지만 이 나라의 큰 회사들은 진골/성골이 정해져있고, 육두품의 경우 올라가는데 한계가 분명히 보인다. 열심히 일을 잘해봤자 죽쒀서 개주는 꼴이다.


9. 한국 기업의 꼰대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좋은 시대를 거쳐 깜냥에 안맞는 자리에 앉아있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가지고 있는 권력때문에 눈앞에서 굽신거려대니 지들이 잘나서 굽신대는줄 착각하는 것이다.


10. 외국계 기업은 항상 시장 철수로 인한 폐업의 가능성을 안고 있지만,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11. 내 경험으로 볼 때 한국회사에서 업무를 배우고 외국계로 이직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 같다.


12. 조금 더 지켜봐야겠고, 외국계라지만 한국 사람이 주가되는 조직인 만큼 단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장점이 그 단점을 상쇄하고 있기에 만족하는 편이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진오일 교환, 6만 km언저리 주행, 휴가  (0) 2017.07.13
사람을 쥐어 짜는 문화  (0) 2017.02.19
접촉사고 경험담  (2) 2016.09.04
이해못할 스텔스 차량들  (0) 2016.04.02
번역서를 고르는 법  (2) 2015.12.31
posted by Bogdanovic
2016. 9. 4. 13:48 사는 이야기

 지난 주 토요일 저녁 귀가길에 접촉사고를 당했다. 2개 차선이 좌회전인 곳에서 1차선을 타고 가는 도중 2차선에서 1차선으로 넘어오던 차량에게 측후방 추돌을 당하여 휠, 휀더, 범퍼가 파손되고 서비스센터에서는 얼라이먼트까지 봐야 한다고 함. 예상견적은 대략 600만원 정도, 렌트나 대인은 제외하고 말이다. 차는 서비스센터에 맡긴 상태고, 주로 주말에만 운전을 하다보니 렌트는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수입차 사고시 렌트가 과실 협상용 카드로 사용될 수도 있었으나 4월 1일자로 그런 일은 이제 사실상 어려워졌다. 같은 배기량의 국산차 하루 렌트비는 잘해야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문제는 수리비용 보다는 가해차량 운전자의 태도였다. 추돌 당시부터 뭐가 그리 당당한지 먼저 경찰을 부르자며, 끝까지 일관되게 자신의 억울함을 성토하고 있었다. 출동한 경찰관이 그 운전자만 불러서 뭐라 하자 삿대질까지 해가며 언성을 높인다. 경찰관은 양쪽 보험사 담당자가 출동하자 일이 커지면 다시 연락달라며 돌아갔고, 보험사에서 출동한 직원이 등장한 후로 우리쪽 보험사 직원에게는 자신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나보고 먼저 블랙박스 있지 않냐고 물었던 사람이 말이다.


 일요일에 그냥 집에서 쉬다 월요일에 출근하는데 몸이 묘하게 아프다. 충돌 당시 목뼈가 찌릿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드라마에서처럼 목잡고 생쇼를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속이 메스껍고 책이나 티비 프로에 집중이 어려울 정도였다. 보험사 과실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과실 관련하여 이런저런 내용을 확인 후 그대로 하루가 지나고 화요일, 상대방 운전자가 끝까지 억울함을 성토 하고, 내가 병원에 가겠다고 하자 자신도 병원에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침착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우선 회사 앞에 있는 한의원에 가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진단서를 끊었다. 진단서 발급비용은 치료비를 제외하고 2만원 정도이며, 한의원에서는 2주이상의 진단서는 어렵다고 한다. 2주가 넘어갈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면 아마 입원했겠지. 침을 맞고 치료를 받으니 메스꺼움이 좀 덜한 것 같다. 퇴근 후 차를 끌고 양천경찰서로 향했다. 사고시 출동했던 지구대에 연락을 해보니 사고접수는 경찰서로, 교통사고 민원은 24시간 근무라고 한다. 경찰서에 가기 전에 사고관련 블랙박스 영상, 사진등을 USB에 옮겨담았고, 진단서도 가지고 있었다.


 경찰서에 도착해서 자초지정을 설명하면 진술서를 써야 한다. 양식은 정해져있고, 예시를 보며 일어난 일들을 묘사하고 뒷면에는 약도를 그려서 제출했다. 퇴근 후 저녁시간이라 그날 당직 근무를 하시는 분들이 접수를 받는데, 동영상 및 사진까지 보고 주차된 차의 파손상태까지 확인하였다. 가해차량 운전자와 연락 후 같이 확인해야 하니 일정을 잡아 연락주겠다는 얘기를 듣고 경찰서를 나와 서비스센터로 향했다.


 공식서비스센터지만 탁송기사는 쓰지 않는다 하며, 24시간 접수는 가능하다기에 직접 서비스센터에 입고시키고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가 넘은 시간.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고, 이런저런 일들을 직접 하다보니 화가 나기도 했다. 도대체 왜 저런 인간 때문에 내가 퇴근 후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이런 일에 엮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수록 귀막고 무조건 자신의 억울함만 성토하는 상대 운전자를 원리원칙대로 처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신고 및 입고 후 상대 보험사를 통해 여러차례 연락이 되었으나 결국엔 그쪽에서도 경찰서에 나와서 진술서를 쓰겠다고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말 저녁시간도 그렇게 날아가게 되었다. 오전에 일을 보고, 한의원에 들러 치료를 받은 후 경찰서 주변 카페에 두어시간 전에 도착하여 커피를 마시며 사고 당시 상황들을 다시 정리해봤다. 그리고 시간이 되어 경찰서에 들어가게 되었다.


 접촉사고 관련하여 경찰에서 해주는 일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해주는 것이고, 피해자가 사고접수 후 정식 조사를 요청할 경우 사고 정황에 대한 판단 후 범법 사실이 있는 운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대인사고가 되는 경우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다 하며, 그것을 위해 필요한 서류가 진단서이다. 보통 이 정도의 경미한 추돌 사건으로 그 단계까지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양쪽 동영상을 모두 본 경찰 담당자가 상대측 운전자를 나무라기 시작한다. 과실이 뚜렸한데 왜 억지를 부리며, 미리 합의보고 끝낼 수 있는 일로 경찰서까지 오게 만들었냐는 말이다. 상대측 운전자는 끝까지 내 차가 갑자기 나타났다고 주장하는데, 내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며 상대 차량이 잠깐 2차선 전방에 나타나긴 하는데 1차선쪽으로 바퀴가 들어와 있지도 않고 방향지시등도 점등하지 않고 있다. 즉, 이 차량이 1차선으로 넘어올 의도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자신이 전방/측방에 대한 주시를 소홀히 한 채 2차선 커브길에서 1차선으로 그대로 직진하다 선행하는 차를 받아놓고 억울하다며 진상질을 한 셈이다.


 아무리 봐도 자신이 잘못한 건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진상을 부리던 인간은 결국 진단서와 더불어 대인사고 접수 후 사건 검찰 송치 얘기를 듣고 꼬리를 내리게 된다. 방금전까지 그렇게 당당하고 뻔뻔스러웠던 인간이 사건 기록 얘기 한마디에 꼬리를 내린 것은 직업이 교사였기 때문, 상황은 어이없게 종료가 되었고 이번 일들로 얻은 교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사고가 나면 가해자와 싸울 필요가 전혀 없다. 말이 안통하는 인간들하고는 애초에 말싸움이 안된다. 그냥 보험사 부르고 112에 신고하여 사고접수 하는 것이 최선이다.


2. 사고 후 하루쯤 지나고 나서 몸이 좋지 않다면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하루정도면 증상이 사라질 것이라 착각하고 방치한 것이 실수였고, 경찰서에 사고 접수 할 때 진단서 얘기를 안한 것 역시 실수였다. 사고로 인해 발생한 통증에 대한 진단서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3. 내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했다면 가해자가 아무리 막무가내로 나온다 해도 법을 지킨 사람이 이기게 된다. 운전을 20년 넘게 했으면서도 차선 변경에 대한 기본적인 규정도 모르면서 사고나면 일단 우기고 보는 비정상적인 인간들이 의외로 많다.


4. 보험사 직원과 통화전에 사전 지식을 많이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보험회사는 철저하게 이익에 따라 움직이기에 이 사람이 잘 모르는 사람이다 싶으면 어떻게든 쌍방과실로 만들어 양쪽의 보험료 모두를 할증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하려 할 것이다. 10:0으로 나오는 경우는 정말 대기중에 앞에 있던 차가 밀리거나 후진해서 내 차 앞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렌트나 대인 접수를 안하는 등의 조건이 달리게 된다.


5. 자신이 가해자이다 싶은 경우라면 빨리 사과하고 사고조사 및 합의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피해자를 화나게 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정식 수사 혹은 민사소송일 뿐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귀찮은 일을 벌이고 싶지는 않겠지만 가해자가 몰상식한 태도를 보인다면 진정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 (실제로 내가 그랬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을 쥐어 짜는 문화  (0) 2017.02.19
외국계 이직 6개월차 - 저녁이 있는 삶  (0) 2016.10.10
이해못할 스텔스 차량들  (0) 2016.04.02
번역서를 고르는 법  (2) 2015.12.31
일을 쉰다는 것  (0) 2015.12.08
posted by Bogdanovic
2016. 4. 2. 03:00 사는 이야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전조등 끄고 안개등 켜고 다니는 인간들도 마찬가지. 밤에 운전하다보면 한 두대 이상은 꼭 저렇게 개념 엿바꿔먹고 돌아다니는 차량들을 보게 된다. 운이 좋은(?) 날에는 무더기로 보일때도 있다. 어떤 이상한 믿음 때문에 법규까지 어기고 다니는지 몰라도 저런 차들은 보이는 족족 신호대기중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던가,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을 편집하여 빼먹지 않고 신고한다.


 몇 년 전의 일이다. 어떤 모임에서 전북 어디로 1박2일짜리 모임을 떠났는데, 저녁에 읍내에 뭘 사러 나가서 길을 건너다 2/3정도 와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멀리뛰기를 하듯이 앞으로 나갔는데 거의 스치듯이 차 한대가 10여미터를 지나 멈추는 것을 보았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고, 한 밤중에 라이트를 켜고 다니지 않으니 멀리서 그 차가 오는 것 조차 보이질 않았다. 이 일을 겪고난 후로는 밤에 전조등 끄고 다니는 차들은 무조건 신고를 하고 있다. 이건 잠재적 살인행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쉬운건 벌금이 지나치게 싸다는 것이다.


 야간에 정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조명을 끄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이점이 있는 것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나? 얼마나? 라이트에 들어가는 전구 수명이 늘어나나? 그거 잘해야 개당 몇 천원 밖에 안하는 물건이고, 밤에 줄창 켜고 다녀도 1년 반에서 2년은 쓸 수 있는 물건인데? 맑은날 전조등 대신 안개등을 켜고 다니면 도로에 붙은 껌딱지가 더 잘 보이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인데 정말 어렵지 않게 목격이 가능하다.


 요즘 나오는 차량들은 오토라이트라는 정말 편리한 기능도 갖춰져 있다. 흐린 날이나 저녁이 되면 자동으로 켜지고, 터널에 들어가고 나올때도 자동으로 점등이 되는 무척 편리한 기능이다. 이런 기능을 뭐하러 묵혀두고 아끼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불가다. 법규를 어겨가며 아끼는 이유도 그렇다. 몰랐다? 서울시내 거리가 밤에도 밝기는 하지만 전조등을 끄고 다닐 정도로 대낮처럼 환하지는 않다. 그리고 전조등을 켜는 이유는 더 잘 보는 것도 있지만 앞서가는 차량과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도 있다. 그리고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는 보행자에게 차량이 접근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부 국산차량의 경우 전조등 등화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얘기도 본 것 같은데, 어쨌거나 요즘 나온 차량이면 오토라이트 기능을 그냥 켜두면 될 일이다. 그게 그렇게 번거롭고 귀찮고 어려운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밤에 진짜 다른 사람에게 몹쓸 경험을 하고 나서야 그 버릇을 고칠 생각일까? 2012년 여름의 그 오싹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오늘도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찾아보고 있다. (내 차의 경우 전조등을 끄면 계기판 조명도 같이 꺼진다. 야간에 계기판을 보기 위해서라도 라이트를 켜야 한다. 그리고 전조등 끄고 안개등만 켜는 것이 가능한지는 시도해보지도 않았고, 궁금하지도 않다. )

 

posted by Bogdanovic
2015. 12. 31. 02:46 사는 이야기

 내가 외국 소설 번역본을 구입하기 전에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은 번역자의 프로필과 그 책의 중역 여부다. 우리나라에서 제법 큰 성공을 거둔 파울로 쿠엘류의 소설은 지금 새로운 번역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포르투갈어 원문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어를 전공한 사람이 프랑스어 번역본을 갖고 번역한 것이었다. 이런 내용은 대부분 책의 목차나 커버를 보면 확인해볼 수 있다. 번역은 반역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듯이 포르투갈어로 쓰여진 책이 프랑스어로 번역이 되면서 원래의 뜻이 어느정도는 왜곡될 수 있으며, 프랑스어에서 한국어로 번역이 되면서 다시 한 번 뜻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원서를 그대로 읽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지구에 사는 인간들이 하는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깨우칠 수는 없으니 번역서를 찾을 수 밖에 없다.


 작년 이맘 즈음에 어떤 출판사에서 매우 자극적인 광고문구와 더불어 꽤 유명한 소설의 오역을 지적하는 새로운 번역서가 출판되었다. 오래전에 꽤 인상깊게 읽었던 책이라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바쁜 일상속에서 잊고 살다가 며칠전 누군가와 대화중 우연히 그 책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면서 관심을 갖고 그와 관련된 논란을 다시 찾아보았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런 책은 읽어볼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다. 프랑스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 미천한 실력을 만회하고자 영역본을 대조하여 일반인들이 읽기 쉬운 문체로 뜯어고친 문장으로 가득한 것은 번역이 아니라 날조라 할만 하다. 프랑스어를 못하니까 기존의 번역이 이상하게 보인 것이라고 밖에는 다른 결론을 내릴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번역자의 이름이 다시 한 번 온라인에서 거론된 이유는 이자가 또 다른 프랑스 소설을 번역하겠다고 하면서부터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주제는 못되었기에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탄식과 더불어 공유된 것인데, 또 어떤 엉터리 지적질과 더불어 책팔이를 하려할지 궁금해질 뿐이다. 애초에 번역이라는 것은 외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는 사람들도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인데, 어디선가 나타난 선무당이 군중심리를 이용하게 굿판 한 번 크게 벌이려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이런 책이 어찌 그리 당당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일까?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기업에서도 외면하고, 십여년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하여 유학을 다녀온들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워 시간강사로 전전하는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 영역이다. 그 중 정규직 교수가 되는 것은 실력과 더불어 외부적인 요인도 매우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이런 바다에 섣불리 뛰어들 용자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불안정한 미래를 위해 기나긴 시간과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그 때문인지 몰라도 이 분야에도 고령화 현상과 더불어 세대교체 같은 일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저런 자극적인 광고 문구가 처음엔 신선하게 다가온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류의 얄팍한 상술을 덮어쓴 엉터리 번역서가 범람하도록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출간과 더불어 제기된 논란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논란의 내용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각종 책 판매 사이트에 남겨진 칭찬일색의 리뷰들이라 하겠다. 이것은 이른바 기득권층의 카르텔을 깨는 행위가 아니라, 그렇게 포장된 일종의 반달리즘이 아닐까?

posted by Bogdanovic
2015. 12. 8. 03:20 사는 이야기

 2015년의 1/4은 회사 소속이었다. 1/2은 먹고살 일을 만드느라 토요일과 휴일도 없이 바쁘게 뒤어다녔고, 나머지 1/4은 아무것도 안하며 보내고 있다. 새해가 밝을 무렵에 이렇게 갑자기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나름 투잡으로 준비하는 것이 있었기에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고 나왔지만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예상대로라면 회사 다닐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계속되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회사에 출근을 하고 기약없는 퇴근시간과 끝없는 업무에 파묻혀 살 때도 미래는 없어보였다. 비교적 괜찮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으로 무언가를 할 수는 없어보였다. 집값은 이미 월급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으니 매년 1번씩 해외로 나가는 휴가와 자동차 생활 정도가 회사에서 나오는 월급과 매우 짧게 주어지는 휴가를 활용하여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내 사업을 한다는 것은 그 만큼 애착이 가는 일이지만 여기서 손익이 맞지 않기 시작하면 머리속이 매우 복잡해진다. 봄에는 이런저런 준비와 더불어 공사를 한다고 장사가 잘 안되었고, 6월과 7월에는 메르스 덕분에 아주 난리가 났다. 그때 어려워진 사정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리라. 부가세 환급을 받았지만 큰 구멍을 메우는데는 무리가 있었고, 결국엔 다시 따로 무언가를 하기 위해 사업장을 떠나기로 했다. 자금수지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때마다 비상금을 털고 친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건물주를 먹여 살려야 했다. 나는 굶으면서 말이다.

 이제는 하는 일 없이 회사다니며 벌어놓은, 투자 후 남겨놓은 아주 적은 비상금을, 까먹으며 사는 처지가 되었다. 덕분에 되도록이면 외출도 자제하며 집에 있다보니 남아도는 것은 시간이되, 그동안 누적된 피로 탓인지 낮잠이 버릇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는 것은 여러모로 안 좋을것 같고, 역시나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골치가 아파오지만 이렇다할 대안이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누구 말대로 한창 일할나이긴 하지만 어쩌랴, 국가와 사회가 원하지 않는 자원이 되는듯한 이 느낌을.

 이 시간에 이런 넋두리를 읊어대는 것도 매우 오랜만의 일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누가 볼지도 모르는 공간에 생각나는대로 질러대고 있다. 이것 참 뭐하는 짓이지 모르겠다. 몸과 마음이 더 피폐해지기 전에 다른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것이 문제로다.

posted by Bogdanovic
prev 1 2 3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