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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28. 01:00 여행

 오래전부터 벚꽃이 한창 필때 일본에 다녀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간발의 차이로 그 시기를 놓치게 되었다. 3월말 4월초는 지인의 일정이 안되어 실패하고, 5월 초의 홋카이도 방문은 하필이면 기나긴 연휴와 더불어 비행기표를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아쉬운대로 4월 셋째주말을 끼고 도쿄와 인근 지역을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이번 도쿄여행 일정중 첫 날은 지인을 보고, 2~3일째 되는 날에 각각 인근 도시를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숙소는 그냥 도쿄에 잡고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일정이 길지 않은 여행이다보니 매일같이 장소가 바뀌면 매일 캐리어를 끌고 다녀야 하고, 가려는 지역이 열차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거리이다보니 짐은 그대로 둔 채로 몸만 움직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출국하는 비행기는 김포에서 아침 8시 40분에 출발하는 일정이었다. 김포공항이 집에서 차로 30분 안에 도착하는 거리지만 국제선이다보니 6시에는 출발을 해야했다. 토요일 아침인데도 김포공항 방면 도로에 차가 생각외로 많아서 정체가 생길 정도다. 주차요금이 인상된 것은 최근에야 알게 되었는데, 그래도 저공해차량 할인을 받으면 하루 만원이 채 안되는 셈이니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어쩌다보니 2014년 가을에 캐나다에 다녀온 이후로 작년 12월에 블라디보스톡을 제외하고는 줄곧 일본만 가게 되다보니 옆동네 놀러온 기분이 들 정도다. 이번 여행에는 캐리어를 면세점에서 구입하다보니 면도크림을 가져가지 못해서 도착하자마자 찾은 것이 그것이었다. 싸게 구입했으니 출국할 때 종이백과 백팩에 옷가지를 주섬주섬 싸매서 들고가는 모양새 빠지는 일쯤은 감수할만 했다.


 숙소는 신오쿠보역 주변에 있었는데, 예약 사이트에서 평점 좋은 게스트하우스를 찾다보니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덕분에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를 3박 4일동안 본 것 같다. 여유부리며 숙소에 도착한게 1시다 보니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서 주변 둘러보고, 숙소에서 마실물 같은 것을 구입하고 체크인, 짐가방을 풀어헤치고 지인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식사+음주+산책으로 첫 날은 마무리된다.


 일요일과 월요일 중 어느날에 하코네에 갈 것인가 고민하다 일요일에는 사람으로 미어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요일에는 가마쿠라에 가기로 했다. 신주쿠역이 꽤 넓다보니 미리 알아봐둔 오다큐선 표를 파는 곳을 찾는데 조금은 시간이 걸렸다. 아침 8시 조금 넘어 출발하는 Romance Car(한글표기랑 일본식 읽기는 로만스카)를 타면 얼추 1시간 정도 걸린다. 관광 안내는 오다큐선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안내가 잘 되어있다.


 열차의 종착지인 기타노 에노시마역에서 에노시마에 갔다 내려와서 점심식사, 그리고 다시 전차를 타고 가마쿠라까지 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모노레일을 타고 다시 쇼난 에노시마역까지 돌아오는데 하루면 충분하다. 해질녘에 다시 에노시마에 들어가 야경을 보고 내려와도 8시에 출발하는 신주쿠행 열차를 타는데 충분했다. 날씨가 좋다보니 기분 좋게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다닐 수 있었고, 바다건너 보이는 후지산도 제법 신비하게 보였다.


 하코네는 가마쿠라와 다르게 열차로 1시간 반은 가야하고, 출발 시간도 빠르다보니 출근 할 때보다 더 이른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슬아슬하게 7시반쯤에 출발하는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이틀동안 좀 많이 걸어다니다 보니 열차에서 푹 자다보니 하코네 유모토역에 도착했다. 하코네 프리패스는 기본 2일짜리라 하루만에 돌아오는건 조금 아깝긴 하지만 하코네에서 돌아다니며 타고다닌 케이블카나 버스 운임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손해보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가마쿠라와 마찬가지로 추가요금을 내고 Romance Car를 이용하는게 여러모로 편하긴 하다.


 하코네에서의 하루 일정도 가마쿠라와 같은 사이트를 참고하였다. 나같은 경우 안내도에 나온 것의 반대 방향인 고라역으로 열차로 이동 -> 케이블카 -> 유람선 -> 버스를 통해 하코네로 돌아오는 일정을 택했다. 오후 2시가 넘어서 비가 쏟아졌기에 케이블카를 타고 갈 때 후지산의 모습을 전날보다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오후에 내리기 시작한 이 비로인해 우산을 구입하는 추가 지출이 있었고,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빠른 시간에 출발하는 신주쿠행 열차를 타게되었다. 주변의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제3신도쿄시라는 표기가 들어간 에반게리온 관련 기념품은 별로 손이 가는 것이 없어서 사온 것이 없다.


 하코네에서 돌아오자마자 시부야로 넘어와 음주와 식사를 가볍게 하고 돌아가는 길에 본의아니게 조금 헤메며 비를 다 맞았고, 덕분에 예정에 없던 식사를 한 끼 더 하게 된다. 비를 맞으며 걸으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니까. 다음날엔 다른 여행과 마찬가지로 오전에는 쇼핑 후 체크아웃, 짐가방을 맡긴 후 지인이 알려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예전에 안가본 곳들을 돌아보았다. 돌아오는 비행기가 저녁 8시 출발이면 여러모로 여유가 생긴다.


  4월에 월화로 연차를 내고 일본에 다녀오는 것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내년에도 별다른 일이 없다면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은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본 사람들에겐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에도 편안하고 무난하게 따스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수 있었다. 그때 찍었던 사진을 지금 꺼내보면 비오는 날 찍은 사진도 제법 운치가 있어보인다.


 다음 여행계획은 일단 가을쯤에 유럽쪽을 생각하고 있는데, 휴가철이 아닌 시기에 연차를 5일씩 붙여 쓰는 것은 아무래도 조심스럽기 때문에 실제로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posted by Bogdanovic
2017. 3. 27. 21:08 여행

 광주에서 한시간 반 정도 달리다보니 내비게이션에 목적지까지 10분 남짓 남은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자리부터 서서히 막히더니 2시간이 넘어서야 목적지에 비교적 근접한 주차장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에 차량들로 가득찬 주차공간에 차를 대고 나니 구봉산 전망대까지 찍고 여수로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일요일이기에 일찍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었다.


 차를 대고 매화마을 방향으로 걸어 나오는데도 차량 행렬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한쪽 인도쪽 차선은 주차라인이 되어 있으며, 한참 앞으로 가니 마을 바로 앞에 근접한 주차 장소가 보인다. 해질녘의 섬진강 풍경은 제법 볼만 하고, 매화도 그럭저럭 봐줄만 한데 이게 과연 그 고생을 해가며 봐야할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개성없는 몽골텐트 투성이의 상점들이 제법 봐줄만한 풍광 사진을 망쳐주고, 어딜가나 특색없는 회오리 감자같은 먹거리에는 별로 지갑을 열고 싶지가 않다.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전경을 둘러보고 내려오는데 아무리 봐도 옹기종기 모여있는 몽골텐트와 스피커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트로트는 영 아니다. 여기만 그런가 싶지만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무슨무슨 축제도 매한가지라는게 문제다. 이곳은 주중에 근처에 방문할 일이 있을 때 시가낸서 잠깐 구경오는 정도면 적당할 것 같다. 서울에서 장거리 운전을 하며 고생고생하며 내려와 보고 올라갈 정도의 가치는 없다.


 한 시간 반 정도 천천히 산책을 하며 매화막걸리 한 병을 구입했다. 파는 곳 마다 가격차이가 좀 있던데 와인병에 담아서 4천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구입하였고 다른 것들은 그냥 고만고만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쓰다보니 다소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얘기가 흘러가는데, 좋은 경험을 했어야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거 아니겠나? 하루이틀된 축제도 아닐텐데 차량 수 예측부터 시작해서 모든게 아마추어적이다. 소비를 하러 갔지만 돈을 쓰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무엇인가가 없다는게 큰 문제 아닐까?


 아무튼 숙소는 여수에 잡아놨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차에 시동을 걸었다. 들어올때 2시간 걸려서 고생고생했던 길이 나갈때는 10분이면 지나가는 길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고, 가볍게 산책삼아 예전에 왔던 길을 돌아 전에 왔을때는 없었던 케이블카까지 타고 숙소로 돌아오니 10시 정도 된다. 바닷가에 전에는 못보던 서울 스타일의 상점들이 꽤 많이 늘었있었고, 케이블카는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꽤 무서울 것 같아 보인다.


-광양매화마을은 평일에 연차를 내고 갈 수 있다면 모를까 주말에는 절대로 비추, 주중에도 요즘같은 시기의 월요일이라면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시간 이상의 교통 체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차라리 섬진강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었을 것 같았지만 한 번 막히는 길에 들어서면 차를 돌리기란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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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7. 3. 27. 00:22 여행

지난 주 월요일에 연차를 내고 2박3일간 남도 여행을 다녀왔다. 매화의 개화 시기이기도 하고, 4월에 예정된 일본 여행을 고려하면 그 전주 아니면 이주에 연차를 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는데 그 전주에는 조금 복잡한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한 주 미뤘는데, 그래도 결국 터질 문제는 터지고 마는 바람에 월요일에도 자꾸 휴대전화를 들여봐야 했었다.


 첫 목적지로 광주를 정했던 이유는 월드컵때와 출장 이외에 제대로 방문해본 적이 없는 곳이기도 하고, 다음날 향할 광양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계획은 토요일 저녁에 광주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투숙, 다음날 정오쯤 광양 매화마을 및 구봉산 전망대(이 루트는 매화마을 교통 체증으로 포기) 찍고 여수로 넘어가 게스트하우스 투숙, 올라오는 길에 구례/남원을 찍고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토요일 아침에 듣고있는 외국어 수업중 걸려온 전화 덕에 하고 있는 일이 개판이 된 것을 파악하였고, 그놈의 오늘 아니면 안된다 주의에 미쳐있는 헬조선 노동문화 덕에 여행 시작전부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연차를 취소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무실에 붙어 있어야만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고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는 (빌어먹을놈의) 스마트폰이 있었기에 일단은 점심 식사후 차를 끌고 광주로 향했다.


 차를 갖고 여행을 다니다보면 그 도시에서 마주치게 되는 운전자들을 보고 그 도시에 대한 첫 인상을 갖게 된다. 광주 시내에 들어오자 마자 나를 맞이해준건 성질급한 택시기사들의 숨넘어가는 클락션 소리, 그리고 빨간불에서 정차하자 사람이 안건너가는데 왜 멈추냐는 의미로 보이는 마티즈 운전자의 더러운 클락션 질이었다. 썩 좋지 않은 첫인상과 더불어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가볍게 주변 산책을 하고, 야시장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을 할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안주를 다른 가게에서 사와야 했기에 술을 주문하고 안주를 사러 돌아다녀야 했다. 처음부터 반겨준(?) 인간들 덕에 딱히 더 하고 싶은 것은 없어졌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버스기사와 한 판 붙고 있는 승용차 운전자 한 마리가 보였다. 덕분에 2차선 도로 전체가 늦은 시간에 어울리지 않게 꽉 막혀있었다.


 둘째 날에는 늑장을 부리다, 유명하다는 제과점에 들러 빵을 조금 산 후에 예전에 출장으로 방문했을때 가봤던 식당으로 향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발전보다는 퇴보한 느낌, 근처에 존재하던 나름 괜찮았던 카페들은 전부 다 문을 닫았는지, 전부 비슷비슷한 종류의 식당들로 변해있었다. 덕분에 딱히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차에 시동을 걸고 광양 매화마을을 향해 떠났다.


ps.  광주라는 도시는 인근 지역을 여행할때 저렴한 숙소를 찾기에는 좋은 장소이나 그 외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관광지도나 책자를 봐도 개인적으로 저기는 꼭 가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없었고, 기억에 남는건 역시나 개같은 운전문화 정도?(클락션을 나팔처럼 활용한다. 오죽하면 숙소에서 자는 도중에도 몇 번씩 그런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음식이야 지역이 지역이니 만큼 어딜가든 기본 이상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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