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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27. 00:21 여행

 고심끝에 4월 중순 도쿄행 비행기표를 발권하기로 했다. 연차가 몇 개 안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몇 개 더 있는 것으로 확인해서 3박 4일로 다녀오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벚꽃이 절정인 시기는 아니지만 내년에 또 가면 되는거니까 봄에 다시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도쿄는 예전에 요코하마 출장 때문에 처음 가본 이후로 2014년 캐나다 여행갈 때 비행기가 연착되어 반강제 여행 한 번, 그리고 퇴사 후 사업 준비할 때 짧게 한 번 다녀온 것 까지 치면 이번이 4번째 방문이 되겠다. 갈 때마다 다 다른 길로 다녀서 겹친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가마쿠라쪽도 다녀올 생각이다. 시간이 되면 출장 갔을 때 잠깐 구경만 했던 요코하마에서 시간을 더 보낼 생각도 있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니 이제 슬슬 달력을 보며 올해엔 어딜 다녀오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3월에는 좀 복잡한 일이 월초에 있는데 해결되는대로 머리나 좀 식히러 여수나 순천쪽으로 다녀올 생각이다. 월요일 연차 하루 내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생겨서 혼자 여행가기도 훨씬 좋아졌으니 말이다.


 5월에는 임시공휴일 여부에 따라 계획이 복잡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미리미리좀 알려주면 계획도 미리 짤텐데, 이도저도 아닌게 되어버리면 뭐 그냥 허리띠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는 수 밖에 없지. 내수경기를 생각한다면 월급 올려주고 휴일 더 주는 것 만큼 좋은 해결책이 또 있을까?


 가을에는 독일이나 슬로베니아쪽 여행을 생각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밑그림은 그리지 않은 상태인데, 봄이 지나 날이 좀 더워지면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 같고, 연말에 남은 연차 몰아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곳도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추석주엔 이미 나갈 사람들은 비행기표를 다 사놔서 비정상적인 가격을 지불해야만 외국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시기에 나가는건 포기한 상태다.


 이제 슬슬 겨울잠에서 깨어나 신나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차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는 것 같다.


 



posted by Bogdanovic
2016. 12. 31. 12:29 여행

 3박4일간의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주 이시간에 발권하고 출국장 앞에 서있던 기억이 난다. 크리스마스라는 날이 어른이 된 이후로는 딱히 큰 의미가 있는 날이 아니다보니 해외에서 그 날을 보내는 것 보다는 연말에 단 며칠간 외국에 잠깐 나갔다 오는데서 의미를 찾으려는 여행이었다. 그래서인지 비행기표를 발권하고 두어달 동안 늘 그래오긴 했지만 별다른 준비나 계획을 따로 세우지는 않았었다.


 아에로플롯의 자회사인 오로라항공을 이용한 것은 출도착 시간이 괜찮았기 때문이며, 국적 항공사들처럼 중국쪽으로 돌지 않아 비행시간도 2시간 남짓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열차는 내가 탄 비행기가 도착 한 후 한 시간 후에 정확하게 막차가 출발하였다. 기내에서는 샌드위치와 음료 하나를 주는데,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스타일은 아니다. 나는 딱딱한 빵이나 약간은 짠 연어/햄 샌드위치 같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보니 그럭저럭 잘 먹으며 왕복했다. 2시간 남짓한 비행에서 장거리비행 같은 기내식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흥미로운건 한국-러시아 구간이지만 한국인 승무원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공항철도에서 내려서 미리 익혀둔 길을 따라 숙소로 향했다. 도착하기 전날인가에 눈이 많이 왔는데 제설을 제대로 하지 않아 길이 매우 미끄러웠다. 아마 날씨가 좋은 시기에 오면 10분 정도면 기차역에서 숙소까지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미리 예약한 숙소는 Gallery & More라는 곳이었는데 예상했던 위치에 도착해보니 자세히 봐야만 골목 안쪽에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안내가 보인다. 위치 자체는 매우 좋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지만 나중에 안 사실은 게스트하우스내에서 흡연뿐만 아니라 음주도 안된다는 사실이었다. 담배는 어차피 안피우니 의미가 없지만, 음주에 대한 기대를 하고 떠났던 러시아 여행이라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오판 중 하나라 할 수 있었다.


 도시 자체가 크지 않아서 첫 날 아침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했더니 오후가 되어 더 이상 가볼만한 곳이 거의 없음을 알게되었다. 한겨울이다보니 루스키섬에 가는 것을 포기한 것이 가장 컸다. 내가 보기엔 2박 3일 정도의 일정이면 충분한 여행이었고, 대중교통도 따로 이용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마지막 날까지 남은 루블화를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를 고민할 정도였다. 덕분에 식사는 저렴한 곳 보다는 괜찮은 곳을 찾아다닐 수 있었다.


 추운 날씨탓인지 6인실이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첫날은 독방같이 지냈고, 2~3일째에는 잠깐 도시를 스쳐가는 여행객들을 볼 수 있었다. 휴가가 짧은 직장인이다 보니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러가던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작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잠깐 쉴 때 남미를 안간것으니 시베리아횡단 열차를 타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것 같다.


 셋째날에는 빈둥거리며 기념품을 사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조식이 제공되지 않은 게스트하우스인데다 대부분의 식당이나 카페들이 아침 10시를 전후로 문을 여는 것으로 보여서 대부분의 아침 식사는 전날 사다놓은 컵라면 같은 것으로 때우고, 전날 지나다니지 않았던 길로 눈길을 산책하며 다녔다.


 음식들은 대체로 입맛에 맞았다. 추운 거리를 활보하다 찾은 식당에서는 어김없이 국물이 나오는 음식을 하나 시켰는데, 대체로 양이 많지는 않아서 다른 음식을 하나 더 시켜놓고 먹고 다녔다. 아쉬웠던 것은 킹크랩이었는데, 혼자서 1.4kg짜리를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동행이 하나 정도 있었으면 이럴때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쉬어가며 꾸역꾸역 다 처리한 것을 보면 먹성이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날에는 저녁 비행기라 숙소 체크아웃 후 가방을 기차역 근처에 있는 보관소에 맡기고 전날 다녔던 곳들을 돌아다니다 마무리했다. 가방 1개당 140루블이면 맡아주는데 코인로커 개념이 아니라 사람이 접수를 받고 가방을 지켜주는 곳이라 접수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 그리고 기차역과 공항은 들어갈때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해서 기차역 안으로는 따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처음에 공항에 도착해서 밖에나와 사진을 찍고 열차를 타러 들어가려다 보안 검색대를 다시 통과해야만 했다.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7천루블 가까이 남아있던 돈은 다행히도(?) 공항에서 킹크랩과 면세점에서 잡다한 것들을 사는데 다 털어버릴 수 있었다. 공항내 면세점에서는 딱히 살만한 생각이 드는 물건이 없어서 남은 잔돈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술은 다른 글에서 봤던 것 같이 공항 면세점이 더 비싼 것 같았다.


 다음에 블라디보스톡을 다시 찾게 된다면 그때는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모스크바향 열차를 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발지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마냥 아쉬웠다. 항상 시간과 돈의 문제는 균형을 맞추기가 힘이들고, 그러다보니 적당하 선에서 타협하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지금 머리 속에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끊어서 타는 것에 대한 생각도 들고 있는 중이다.


 많이 춥기는 하지만 겨울여행은 그 추위속에서 그려지는 따스함이 느껴지는 것이니까. 겨울에 그곳에 왜 가냐는 질문이 아마 내가 비행기표를 발권하고 나서 두어달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일 것이다. 막연히 가까우니까라는 말로 얼버무리긴 했지만 솔직히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끌리는 것인 아니다. 그냥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니까 가는 것이다. 러시아라는 안가본 나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도착과 동시에 눈 녹듯이 사라지고, 어느덧 익숙한 거리를 걷듯이 분주하게 걸어다니는 나 자신을 보며, 일단 선입견을 버리고 어디든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Bogdanovic
2016. 12. 11. 15:12 여행

 TV채널을 돌리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성을 보며 2014년 9월의 그곳을 떠올렸다. 짧은 휴가일정 덕분에 수박 겉핥기 식으로 투어로만 다녀온 그곳, 몽레알(몬트리올)에서도 차로 몇 시간은 가야하는 곳이고, 기차시간도 당일치기 하기에 애매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냥 하루짜리 투어로만 다녀와야만 했던 곳이기에 여러모로 아쉬움도 많이 남는 곳이다. 신기했던건 그곳에서도 한글 현수막을 걸고 다니는 단체여행 버스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2~3일이면 여유있게 모든 곳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도시였지만 1920년대 덴마크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휴가를 누리는(그마저도 다 못쓰는 경우가 태반인) 한국 사람들에게 케벡이나 중남미 여행은 그림의 떡같은 것일수도 있다. 케벡과 몽레알(몬트리올)만 해도 일주일 일정이 다소 빠듯해 보이는데 이 지역으로는 직항편도 없다. 토론토까지 오랜 시간을 날아간 후에 거기서 비행기를 다시 갈아타야 하는데, 나의 경우와 같이 이 일정이 꼬이면 갈아타는 비행 일정까지 같이 꼬이게 된다.


 아마도 다음에 휴가를 갈 기회가 생긴다면 토론토에서 케벡으로, 거기서 기차로 몽레알(몬트리올)로 이동 후 다시 토론토를 거쳐 귀국하는 루트를 짜게 될 것이다. 지난 휴가때 토론토 일정이 들어간건 나이아가라 폭포도 가볼겸 했던 것이기에 토론토는 환승을 통해 잠깐 거치는 곳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물론 짧은 휴가로 인해 포기해야 했던 오타와도 가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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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7. 22:47 여행

 언젠간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올 겨울에 생각난김에 비행기표를 찾아보고 특히 별로 안비싼 가격에 이끌려 지르고야 말았다. 12월 24일 출국하는 3박 4일 일정이다. 연차는 이틀만 내년도걸 끌어다 쓰기에 내년엔 원래 15일이 풀이 아니었을텐데 며칠 더 사라질 예정이다. 7년이 넘는 경력 입사자도 이직시 연차가 리셋되는 이런 법은 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아무튼 아직 한 달이 조금 넘게 남았으나 여행준비 같은건 따로 하지 않는 중이다. 우리말로된 자료는 블로그 몇개나 먹방찍고온 방송이 전부, 론리플래닛 러시아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한 편이라 가지고는 가되 얼마나 활용도가 높을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구글링을 하다보면 꽤 많이들 가는 것 같으면서도 자료가 많지가 않은 곳이다. 도시가 작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이 와중에도 제일 꼴불견은 인간들은 거기 뭐하러 가냐고 떠들어대는 것들이지. 돈을 대주는 것도 아니고 따라올 것도 아니면 그냥 남들 가는거 닥치고 구경이나 했으면 하는데 이놈의 오지라퍼들은 그저 거기에 한마디 얹지 못해 안달이다. 내가 내돈들여가 그 추운 겨울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가면 자기들 삶에 무슨 문제가 생기길래 저러는지 통 이해할 수 없는 일. 비단 이곳 뿐이 아니라 조금 덜 알려진 곳에 간다 하면 비슷한 말을 하는 쓸모없는 인간들도 나중에 보면 정리해야 할 인간관계가 된다.


 프롤로그랄 것도 없고, 비행기표와 게스트하우시만 달랑 예약해놓은 상태라 어서 12월이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날이 더 추워지면 실감이 나기 시작하겠지. 애초에 큰 기대를 갖거나 환상을 가진 곳이 아니기에 마음은 편하다. 그냥 가서 지도보고 돌아다니고 삼시세끼 마음껏 챙겨먹고 거기에 보드카좀 마시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게스트하우스는 도착 후 결제라 출발 전날까지는 취소가 가능한데 호텔로 안잡은 이유는 그렇게 마음에 드는 곳을 아직 못찾았기 때문이다. 비싼 호텔들도 제법 보이는데 저 가격을 할지가 의문인 곳들이 꽤 많다.


 재취업과 더불어 오사카에 다녀왔고, 연말의 마무리는 블라디보스톡에 가게 되었으니 올해도 제법 괜찮은 해가 될 예정이다. 내년에 여권을 재발급 받게 되면 미국 혹은 미국을 경유해서 들어가는 중남미쪽 도시들을 알아볼 생각이다. 미국가자고 혹은 미국 항공사 가자고 유효기간이 남은 여권을 재발급 받는건 조금 아까운 일이었는데, 그게 벌써 내년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posted by Bogdanovic
2016. 3. 27. 16:26 여행

 매년 봄이 되면 군항제 기간을 살짝 피해서 진해에 내려가곤 했다. 지인들이 있기도 하고, 같이 봄나들이 갈 친구들이 모이면 함께 내려가곤 했는데 작년 봄에는 스케줄이 살짝 틀어져서 혼자 가게 되었다. 시기도 마침 창업준비로 한창일 시기라 주말 내내 시간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같이 준비하던 친구 사정으로 인해 이틀의 여유가 생기게 되어 주저없이 출발을 결정한다. 그때 잠깐 잊었던 것이 있다면 그 날이 군항제 기간에 걸쳐 있었다는 것이다.


 출발 직전까지 같이 갈까 고민하던 친구는 결국 불참통보를 하게되어 혼자 출발하게 되었다. 아침 9시에 출발하며 내비를 찍어보니 얼추 4~5시간이면 갈 거리로 나왔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주유소에 먼저 들러 기름을 가득 넣고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토요일 아침이라 서울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상습 정체구간을 빠져나가니 생각보다 막히지 않아 가는 길이 제법 수월할 것 같았으나 그것도 잠깐동안의 착각이었다.


 마산방면 영산휴게소에 도착한게 오후 1시쯤, 점심식사를 마쳤다. 출발시에도 맑지 않았던 하늘이 이제는 제법 어두워졌다. 식사를 마치고 한 시반쯤 출발하며 내비를 보니 46분 정도 남았다고 나온다. 조금 더 달려 서마산 IC 근처에도 가기 전부터 이미 정체가 시작된다. 차를 돌려 동마산으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시내까지는 제법 수월하게 들어갔으나 거기서부터 기나긴 정체가 시작된다. 내비에 찍혀있던 남은거리 19.6km는 2시간이 지난 후 10.6km로 바뀌어 있었고 비까지 내렸다.


 장복터널에 도착했을 때는 5시 반 정도가 되었다. 비오는 차 속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운치가 있었으나 일단 내 도착이 늦어지니 지인들의 스케줄도 꼬이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 남아있는 내비 사진들은 지인들에게 내가 지금 어디쯤 왔는지 알려주기 위해 찍었던 것들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이렇게 내비 사진을 많이 찍은 적도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오후 7시가 다 되어서야 경화시장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고, 주차장과 같았던 곳을 벗어나 약속장소에 도착한 것은 7시 반이 다된 시간이었다.(차를 구입한 후로 에코 작동시간이 2시간 반을 기록한건 이때가 처음일 것이다.)


 뜻밖의 장시간 운전과 비, 그리고 늦은 시간덕에 도착한 당일에 할 수 있는 것은 식사와 음주가 전부였다. 차는 지인의 집 근처에 대고 마음편히 술잔을 기울였다. 군항제가 낀 주말에 차를 몰고 방문하는 미친짓을 어쩌다 보니 해내고 말았다. 그리고 평일에 휴가를 낼 수 없다면 이런 실수는 두 번다시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이 군항제가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었으니 이 시기에 내려간 것이긴 하지만. 솔직히 이 사람들 아니었으면 이 시기에 마땅히 잠들 곳을 구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다음날이 되니 비는 그쳤으나 전날 같이 몰려왔던 구름들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화창한 날씨가 아쉽긴 했지만 바로 다음주가 되면 다 떨어질 벚꽃들을 제때에 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해야지. 아마 다음에 올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KTX를 이용하거나 금토 혹은 일월요일 스케줄로 와야 할 것이다. 봄철에 어딜가든 사람이 적은 곳이야 없겠지만 토요일에 방문할 생각이 있다면 일단 어마어마한 차량들 사이에서 장시간 아무것도 못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전날에도 마산 들어가기 직전에 휴게소에 갔기에 그 오랜시간을 차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경치가 꽤 볼만한 것은 사실이지만 10시간씩 도로에 갇혀서 고생하면서까지 볼만한 풍경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주말만 피할 수 있다면, 그래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을 주말 밖에 낼 수 없다면 차라리 금요일 밤에 출발하는 일본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posted by Bogdanovic
2016. 3. 1. 02:38 여행

 몬트리올 경기 입장권 예매는 정말 쉽다. 홈페이지에서 클릭 몇 번이면 결제는 물론이고 E-티켓으로 발행도 되니 출력해서 가져가면 된다. 내가 산 티켓은 본부석 반대편 정중앙쪽이었는데 캐나다 달러로 50불이 조금 안되는 가격이었다. 축구가 아직은 크게 인기있는 스포츠가 아니다보니 표 구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홈구장인 스타드 사푸토(Stade Saputo)는 2만석이 조금 넘는 축구 전용 경기장이다. 사푸토라는 몬트리올 기반의 유제품 회사에서 갖고 있으며, 이탈리아 이민자인 쥬세페 사푸토가 설립한 회사라 하니 사퓌토가 아닌 사푸토라 적도록 하겠다. 경기장 자체는 제법 유럽 느낌이 난다. 2만석의 아담한 규모 답게 지붕이 경기장 전체를 가리지는 않으며, 딱 구단 규모에 걸맞는 축구 경기장이다.


 경기를 예매할때는 티에리 앙리나 팀 케이힐도 원정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있는 주말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당시 뉴욕 레드불스의 스타플레이어라 할 수 있었던 앙리, 케이힐, 브래들리 라이트-필립스 모두 몬트리올에 오지도 않았다. 덕분에 살짝 김이 빠진 경기가 된 셈이고, 이때 이렇게 여유부리던 뉴욕은 결국 몬트리올에 밀려서 조별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만다.


 아무튼 숙소에서 스마트폰 충전도 하고, 좀 더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다. 경기장 주변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파는 피자 한 조각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경기장으로 향했는데 뭐라도 올 것 같은 날씨였다. 출력해온 티켓을 보여주고, 보안검사를 마치는 과정 자체는 어디를 가나 비슷하다. 제법 일찍 도착하여 경기장 주위를 둘러보고 자리를 찾아갔다. 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도 꽤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다른팀들과 마찬가지로 상대팀 선수 소개는 간단하게 이름만 읽어주는 수준에서 끝나고, 몬트리올 소속팀 선수들은 사진과 더불어 화려한 영상으로 구성된 소개가 이어진다. 평일 저녁 경기인데도 뉴욕에서 한 무리의 팬들이 원정을 온 것이 보였다. 반대편 골대 뒤에는 유럽 스타일의 응원을 펼치는 팬들이 생각보다 많아보였다. 특히 마르세유팬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Aux armes! 외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머리수에서 차이가 나다보니 물론 OM의 그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경기 시작 직전부터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한다. 우산을 따로 안갖고 간데다 좌석이 앞줄이다보니 내리는 비는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없었다. 비가 많이오는 영국 갈 때 구입했던 외투덕에 상의는 크게 젖지 않았지만 가을비를 계속 맞다보면 어느 순간 추위도 엄습해온다. 경기는 몬트리올 팬들의 영웅과도 같은 마르코 디 바이오가 전반 초반에 터트린 선제골로 앞선채로 전반이 마무리 된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다보니 다들 자리를 떠서 밖으로 피신하고 있다. 아무래도 경기장 지붕이 가려주는 부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하프타임에라도 비를 피하고 있는 것이 여러모로 좋긴 하다. 문제는 비가 내린 자리에 다시 앉아야 한다는 것인데, 일단은 당장 내리는 비를 피하고 봐야 한다. 후반 시작 시간이 다되어 자리로 돌아가니 역시나 자리에 물이 흥건하다. 하지만 경기는 봐야하고, 뒷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방해해도 안되니 대충 물기를 날리고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경기는 몬트리올이 골과 비슷한 장면을 두 세번 연출하다가 승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해외에서 관람한 축구 경기에서 홈팀이 이기는 것은 퍼스 글로리에 이어서 두 번째다. 그 전해에 런던에서 봤던 토트넘-뉴캐슬 경기를 비롯해서 유럽에서 봤던 경기들은 하나같이 홈팀들이 패배하는 바람에 경기가 끝나고 거의 도망치다시피 경기장을 떠나야 했는데, 이런 날엔 그럴 필요가 없다. 보러간 경기의 홈팀이 이기는 것이 나같은 사람들에겐 무조건 좋은 것이다.


ps. 찾아보니 그때 관전했던 경기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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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2. 23. 03:13 여행

 모처럼 자유여행으로 하루 비워둔 날이다. 다음날이면 토론토로 떠나야 하기에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이곳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지인이 추천해준 L'Oratoire Saint-Joseph du Mont-Royal(로라투아르 생-조제프 뒤 몽-루아얄, 루아얄산의 생-조제프 성당 정도 되려나)를 비롯하여 시장과 올림픽 경기장등을 돌아볼 생각이었다. 날씨는 오전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저녁엔 비 예보도 있었다. 저녁엔 축구 경기를 보러갈 예정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인 생-조제프 성당은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야 한다. 몽 루아얄이라는 호칭이 있다시피 도착해서도 만들어진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올라오면 몬트리올 시내가 제법 잘 내려다 보인다. 중앙에는 걸어서 올라가면 안되는 계단이 하나 있는데, 무릎을 꿇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성당주변 풍경은 한적한 공원 분위기다. 천천히 성당과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점심은 쁘띠뜨 이딸리(Petite Italie) 구역에서 먹기로 했다. 올림픽 경기장은 시 외곽에 있었고, 이 구역에 있는 시장도 구경할 생각이었다. 작은 이탈리아라는 이름 답게 이곳에 오면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온듯한 느낌이 든다. 가게 간판도 어느덧 프랑스어에서 이탈리아어로 바뀌기 시작한다. 천천히 거리를 구경하고,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해결했다. 여행을 오면 어디어디서 반드시 뭘 먹겠다고 정하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다보니 이렇게 얻어걸리는 식당들이 제법 괜찮을 때가 많이 있는 편이다.


 식사를 마치고 향한 올림픽 공원의 경기장은 과거에는 종합운동장이었으나 이제는 지붕을 덮은 돔구장이 되었고, 독특한 모양은 전망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 곳에 오르면 몬트리올 시내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으며, 몬트리올의 스포츠 역사에 대한 전시물고 관람이 가능하다. 아직도 축구경기나 공연이 열린다 하고, 몽레알 알루에뜨라는 이름의 캐나다축구(라고 하는데 미식축구의 캐나다식 변형이 아닐까 싶다.)팀도 과거에 홈구장으로 이용한 모양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바로 옆에 대형 영화관이 하나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앵팍 드 몽레알(Impact de Montréal)의 홈구장인 사푸토 경기장이 있다. 경기 시작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았으므로 기념품샵에 들어가 머플러 하나를 구입했다. 은퇴한지 한참된 칸나바로의 이름이 마킹된 셔츠도 아직 판매중이다. 팀의 주요 선수는 이탈리아 국적의 마르코 디 바이오(Marco Di Vaio)였다. 예전에 위닝일레븐 할 때 발렌시아 잡고 재미좀 보던 시절 즐겨 사용하던 선수다. (탄탄한 수비진과 아이마르, 디 바이오, 비야의 공격진이 제법 쓸만했다.)


 경기장 가는 길을 알아놓은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 주변 시장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고, 첫날 건성으로 지나쳤던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말 그대로 여유롭게 산책하는 오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이 조금씩 흐려지는 것이 아무래도 뭔가 오긴 올것 같긴 한데 구름이 그렇게 많지 않아 우산은 따로 챙기지 않기로 했다. 비가 안오는데 손에 뭔가 들고다니는 것 만큼 귀찮은 일도 없으니 말이다. 어떤 도시를 떠나기 전 날에는 이렇게 산책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이드북에서 정해진 코스를 따라 도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냥 여유를 갖고 눈에 보이는대로, 마음이 내키는 대로 걸으며 이별을 앞둔 도시의 풍경을 눈에 담아둔다.




























 














posted by Bogdanovic
2016. 2. 18. 03:23 여행

 여행 루트를 짜면서 어떻게 방문할지 고민을 꽤 했던 곳이다. 그놈의 축구가 뭐길래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경기만 포기했으면 깔끔하게 토론토로 내려오면서 여기서 하루 머물 수도 있었지만 결국엔 그걸 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대팀이 뉴욕 레드불이라 앙리를 캐나다에서 다시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고심끝에 차를 렌트해서 다녀오기로 결론을 내렸다. 기차로 다녀오기에 당일치기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렌트는 Hertz를 통해 웹으로 했고, 국제운전면허증은 미리 준비했다. 쉐보레 임팔라 출시 소문이 돌던 시기라 호기심에 임팔라를 예약을 하고, 기타 추가 정보를 입력하는 것 만으로 예약은 손쉽게 끝났다. 이 업체를 선택한 이유는 비교적 시내 중심가에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한 것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반납 예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비 및 기타 보험을 포함해서 CAD 100불이 조금 안되는 가격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주행거리가 짧으면 더 싸게 렌트도 가능했지만 왕복으로 거의 600km를 달려야 했기에 그런 옵션들은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아침 9시에 차를 픽업하기로 했기에 일찍부터 서둘렀다. 아이폰 배터리도 거의 맛이 간 상황이라 혹시 몰라서 시거잭 USB충전기와 충전 케이블도 챙겨야 했다. 시내에 위치한 사무실에 가서 예약 내역을 보여주니 임팔라가 없어서 대신 다른 차를 준다며 내준 차가 크라이슬러 300C였다. 별다른 짐도 없고, 혼자 타기에는 꽤 큰 차였고, 무엇보다도 기름을 많이 먹을 것이 걱정되었으나, 없는 차를 어디서 구해올 방법이 있겠나 싶어서 차의 상태를 같이 확인하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기본적인 설명을 듣고(예를 들면 반납시 기름 채우는것 등) 차를 받아 사무실을 나왔다. 키를 받으면서 카드로 결제를 하면 처음 예약한 것 보다 큰 금액(250캐나다 달러)의 승인 문자가 온다. 일종의 보증금 같은 개념인데 차량 반납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정정되어 제 가격 만큼 처리된다. 


 외국에서의 운전은 처음이라 조금 긴장이 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운전 방향과 단위가 같아서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설치한 NeverLost라는 이름의 내비게이션은 정말 필요한 내용만 보여주어서 길을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우선 처음 알아본 킹스턴의 크루즈 근처 주차장을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하였다. 크루즈도 미리 예약을 했는데, 그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서둘러 출발해야 했다.


 몬트리올에서 킹스턴까지 가는 구간의 고속도로에는 별도의 통행료를 받는 톨게이트가 없었다. 2시간 정도 달리다 보니 불어로된 표지판이 사라지고 영어로된 표지판이 먼저 등장하기 시작한다. 한국과 다른점은 규정속도가 100km/h면 거의 모든 차들이 규정속도대로 주행을 한다는 것이다. 간혹가다 등장하는 과속시 벌금을 보니 왜 그런지 이해가 가긴 했다. 항공 단속도 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마주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 큰 차의 트립 컴퓨터에 기록된 평균 연비는 어느덧 15를 찍고 있었다.


 주차장은 내가 타려고 했던 크루즈 홈페이지에 안내된 곳을 선택했다. 차로 올 경우 가장 가까운 주차장 안내가 있었고, 주차요금 정보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주차요금은 시간당 1 캐나다 달러니까 우리나라 물가랑 비교해도 저렴한 편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크루즈 매표소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도 가능하지만 혹시라도 늦을까봐 미리 표를 구입하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조금 일찍 도착하여 표를 구입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할 시간도 있었다. 몬트리올에서 출발할 때 날씨는 비도 살짝 내리고 있었지만 여기 오니 제법 화창하다. 여러 종류의 크루즈 투어 중에 내가 선택한 것은 3시간 짜리였고, 12시 반에 출발하여 킹스턴에 다시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3시 반이다.


 배에 오르면 오래된 만담 형식의 대화를 통해 그 지역의 간략한 역사와 지금 보이는 풍경 중에서 특이할만한 곳에 대한 설명을 녹음한 것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돌아올 즈음엔 배에서 공연을 하는 로컬 밴드의 공연이 이어지는데 제법 볼만한 편이다. 자작곡 보다는 유명한 노래들을 불러주고. 음반도 현장에서 팔고 있는데 그것까지 팔아줄 정도는 아니었다. 화창한 가을날씨에 선선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음악까지 어우러진 매우 유쾌한 경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꽤 추천할만한 경험이다.


 배에서 내린 후 킹스턴 시내를 구경했다. 자동차 반납은 오후 9시였기 때문에 1시간 반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다보니 여유를 갖고 가볍게 산책을 하며 풍경과 날씨를 즐겼다. 이곳의 화창한 9월 날씨는 길을 걷다 벤치에 가만히 앉아, 불어오는 바람만 맞아도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면 하루 정도는 머물고 싶은 곳이 아닐 수 없다. 케벡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할 곳이다.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다시 3시간 정도 달려서 몬트리올로 돌아왔다. 주가 바뀌는 것은 표지판의 언어가 바뀌는 것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국경을 넘는 기분이 든다. 돌아올때는 미리 검색해둔 렌트카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장이었는데, 처음 가는 길이다 보니 진입로를 못찾아서 헤메다가 간신히 찾아 들어갔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33캐나다 달러, 가득 채우고 나니 45리터 정도가 들어간다. 덩치가 꽤 큰 차임에도 불구하고 앞차들 따라가다 보니 강제로 연비운전이 된 것 같다. 주유를 마치고 렌트카 사무실로 돌아와서 주차를 하고, 처음에 받았던 서류에 기재해야 하는 것들을 적은 후 같이 받은 봉투에 키와 함께 봉인해서 반납함에 넣는 것으로 이날 일정은 마무리된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 맥주를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킹스턴은 거리로 보면 몬트리올보다는 토론토에 더 가까운 곳이라 토론토에 머물면서도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케벡에서 토론토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들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반대 방향으로 여행시에도 마찬가지다. 짧은 여행일정과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해 그냥 지나칠뻔한 곳이기도 한데, 렌트를 해서라도 다녀온 것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하루동안 사용한 렌트비와 기름값을 더해도 기차로 왕복한 것보다는 살짝 저렴했고,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저 차를 받을 것 같았으면 더 작은차를 렌트해서 비용을 더 줄일 수 도 있었을 것이다.(앞에서 차 받아가던 프랑스 여행객들은 폭스바겐 골프를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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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2. 16. 02:51 여행

 두 번째 날 일정은 케벡시(Ville de Québec)투어였다. 참고로 퀘벡이라는 표기는 영어식 발음에 따른 표기라 할 수 있다. 프랑스어의 Q(퀴)는 항상 u(위)와 함께 표기하는데 발음도 그렇고 우리말 표기시 u는 없는 것 같이 처리하는 것이 맞다. 같은 원리로 파리의 노트르담의 등장인물 Quasimodo는 콰지모도가 아니라 카지모도가 맞는 표기다. 아무튼 몽레알(몬트리올)에서 케벡까지는 차로 3시간이 조금 못되는 거리다. 내가 예약한 투어는 숙소로 아침 8시에 픽업을 오는데, 이 차를 타고 시내의 관광안내 센터로 가게 된다. 여기서 예약 내역을 보여주면 진짜 표를 발권해주면서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소 중에 어디로 몇 시까지 가면 되는지 알려준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관광안내 센터에 있는 기념품들도 구경했다. 여행 일정 초반에 기념품 구입은 하지 않는 편이라 그냥 어떤 것들이 있는지만 둘러보며 버스를 기다렸다. 시간이 되자 큰 버스가 이어서 두대가 오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인원 조정을 한 뒤 출발을 하게 된다. 현지 투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진행되며, 가이드들은 케벡 출신으로 캐나다의 다른 도시나 외국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프랑스어도 영어도 제법 알아듣기 어렵지 않은 편이다.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타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물론 휴게소이다. 베트남에서 갔던 투어와 같이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가지는 않고 그냥 일반적인 휴게소다. 간단하게 일을 본 후 처음 향한 곳은 몽모랑시 폭포(Chute Montmorency)다. 케벡 시내에서는 살짝 떨어진 곳에 있어서 케벡시내에서 차로는 20분 내외로 걸리는 거리지만 대중 교통으로는 1시간 정도 봐야 할 것 같다. 폭포 구경을 마치고나면 시내의 주요 포인트를 돌며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시내의 차들이 갑자기 막혀서 보니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Musée de la civilisation 화재는 캐나다 현지 뉴스에도 보도될 정도였다.)


 투어에 옵션으로 크루즈가 있었다. 이 것을 선택하면 다른 사람들이 시내 자유관광을 하는 동안에 배를 타고 생 로랑 강을 따라 케벡을 구경할 수 있다. 배를 타고 돌아오면 실제로 식사하고 시내를 자유롭게 구경할 시간이 빠듯하다. 다음에 다시 올 생각으로 이번에는 배를 타보기로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꼭 이런 투어가 아니라 자유여행으로 오고 싶은 곳이기에 못가본 곳은 다음에 오면 된다. 내가 탄 버스에서 크루즈투어를 신청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2명이었는데, 화재로 인해 길이 막히다 보니 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이 다소 지연되었다. 버스에 탔던 가이드는 배를 타는 곳 까지 동행한다. 같이 배를 타게 된 사람은 나이가 좀 많은 캐나다 다른 곳에 사는 남자였는데, 젊어서 아이슬란드에서 살았던 적이 있고, 지금도 친척들이 있다고 하는데, 비슷한 세대가 아니다 보니 배에서까지 같이 다니지는 않았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와서 식당을 하나 찾아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물론 맥주도 시켰다. 식당은 그냥 시내 중심에서 프롱트낙 성(Le Château Frontenac)이 보이는 곳이었다. 배를 탄 시간 만큼 자유여행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집결지에서 멀지 않고, 비교적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케벡에서 버스는 오후 5시쯤 출발하여, 몽레알 시내에는 8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버스 기사는 출발전에 목적지를 물어보고 그 거리 혹은 해당 숙소 입구까지 가서 승객들을 내려준다. 같은 버스에 한국인 관광객도 2명 정도 있었던것 같은데 남매같기도 하고 커플 같기도 해서 따로 말을 붙이지는 않았다.


 9월의 케벡 투어는 제법 괜찮은 선택이었다. 가이드도 9월이 여행하기엔 가장 좋은 계절이라 했고(이건 매달 바뀌는 멘트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한국의 가을 날씨 이상으로 포근하고 선선한 바람이 아주 좋았다. 도시의 풍경 또한 유럽스타일의 가이드의 설명을 빌자면 프랑스인들이 캐나다에 넘어오기 시작한 그 시대의 프랑스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크루즈의 가이드는 그 당시의 복장을 하고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아무튼 여행 일정이 짧아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이드 투어로 오게 되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따로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날씨도 유난히 사랑스러웠고, 풍경도 짧게 보고 넘어가기엔 모든 것이 아쉬웠다. 도시가 그렇게 크지는 않기에 1박 2일 정도의 일정이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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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2. 16. 02:02 여행

 숙소에 돌아와 잠깐 눈만 붙인다는 것이 2시간 넘게 잠을 자고 말았다. 전날의 장시간 연착에 따른 새벽시간 도착, 그리고 바로 외출했던 것과 더불어 시차적응이 덜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오전에 외출했을 때 숙소로 돌아오면서 토론토가는 열차표를 예매했다. TGV처럼 인터넷 예매를 시도했으나 아직 E티켓 개념이 없다보니 현장에서 예매를 해야했다. 간 김에 열차역의 구조 및 탑승하는 법, 짐을 부치는 법까지 확인해뒀으니 남은 케벡에서의 일정은 편하게 계획대로 이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다음날엔 출발전에 예약해두었던 케벡시 투어를 다녀와야 했고, 그 다음날엔 천섬(Mille-Îles / Thousand Islands), 마지막날 저녁에는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는 것이 케벡에서의 일정이었기에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첫째 날 밖에 없는 셈이었다. 금요일이나 주말이 아니고는 9시만 되어도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에 남은 일정 동안에는 가급적 밤 늦게 외출을 자제할 생각이었다.


 공항도착 후 구입한 1일 교통권을 새벽 3시에 개시를 했기에 그날 저녁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우선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몽-루아얄(Mont-Royal)로 향했다. 지하철로 가면 기 콩코르디아역이나 필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는데, 가는 길에는 기 콩코르디아 역을 통해 가기로 했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지도를 펼쳐보고 있으니 한 아주머니가 와서 어디가는지, 뭐하러 가는지 물어보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다. 그 시간에 거기 왜 가냐더니 자기 딸도 그 시간에 종종 가긴 하지만 조금 늦은 시간 아니냐는 말을 덧붙인다.


 몽-루아얄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일단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조명시설이 없었다. 휴대전화의 플래쉬를 켜고 설치된 길을 따라 올라가야 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불빛과 마주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말했던 너구리들은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평소에 걷기나 오르막길 오르는 것을 기피했던 사람들이라면 제법 힘이 들 것 같은 코스를 따라 올라가니 샤를레 뒤 몽루아얄(Chalet du Mont-Royal)이 나온다. 겨울에 눈이 제법 내리면 올라가기 힘든 길일 것 같다.


 이 곳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내려온다. 낮에도 올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의 일정으로 볼 때 이번 여행에서 다시 오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9시가 다 된 시간이었지만 분위기는 꽤 늦은시간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거의 텅빈 거리를 걸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예상치 못했던 비행기 연착, 예상에 없던 도쿄 외출, 새벽 4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숙도 등 첫 날부터 여러가지 일이 많았지만 워킹투어를 비롯하여 생각했던 일정은 그럭저럭 소화한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에 물론 맥주와 간식거리를 약간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해외에서 보내는 휴가의 즐거움 중 하나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현지 맥주를 마시는 것, 첫 날 찍은 사진에는 맥주가 없긴 하지만 아무튼 이것 역시 해외여행의 즐거움 아닐까 싶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로 픽업 차량이 오기로 되어 있었기에 무리하지 않고 일찍 잠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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