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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10. 01:15 여행

 더블린과 몬트리올을 갖고 저울질을 하다가 결국 몬트리올을 선택하게 되었다. 불어권 캐나다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결국 케벡지역 여행을 결심하게 만든 셈이다. 솔직히 몬트리올이라는 영어식 명칭 보다는 몽레알(몽헤알)이라는 프랑스어식 표기가 마음에 들긴 하지만, 프랑스어 영화도 영어자막으로 번역해서 들어오는 나라에서 영어 아닌 언어식 표기를 고집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튼 기네스 공장 견학은 다음으로 미루고 처음으로 북미지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일정은 김포->하네다->토론토->몬트리올이었는데 출도착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김포에서 정오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면 두어시간 대기 후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게 될 것이고, 토론토에서 몬트리올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는 시간은 현지 기준으로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숙소에 체크인하면 밤 9시 정도 될테니 첫날 야경을 보며 가볍게 맥주 한 잔을 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일정은 토론토에서 출발하여 나리타를 거쳐 인천에 도착하는 것이었고, 토론토 출발 시간도 토요일 오후 2시였기에 제법 괜찮은 일정이었다. 인천공항 도착 시간은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이니 집에오면 밤 10시 반~11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오에 출발하는 일정이다 보니 다른 휴가때보다 제법 여유가 있었다. 게다가 집에서 가까운 김포공항이니 다른 휴가때와는 조금 다르게 푹 잠을 잘 수 있었다. 물론 출발 전날엔 어김없이 야근과 더불어 인수인계서를 써놓는 일을 마쳐야만 했다. 퇴근 후 짐을 싸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지만 휴가는 가기 바로 전날이 가장 기분이 좋다. 출발전의 야릇한 설레임은 귀국 직전의 초조함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기분이다. 


 9월의 맑은 공기를 느끼며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는 이 완벽해 보이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리라는 것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김포공항 ANA카운터에서 티케팅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 하네다에서 토론토로 가는 출발편 시간이 이상하다. E-티켓에 17:40으로 되어있는 출발 시간이 티켓에는 탑승시간이 23:00으로 기록되어 있다. 카운터에 가서 물어보니 직원들이 일본으로 전화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 일단 하네다에서 환승통로로 가지 말고 입국을 한 후 에어캐나다 카운터에 가보라는 말을 한다. 내 여정은 토론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몬트리올에 가는 비행기를 바로 타야 했기에 몬트리올 도착 일정이 하루정도 지연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파악되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언제 연결편을 타게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하네다행 비행기에 탑승하여 입국수속을 마친 후 곧장 에어캐나다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에서는 아무말 없이 새로이 티켓을 발행해주는데 23:55 토론토발 몬트리올행 티켓이 따라온다. 그리고 덧붙여 주는 것은 2천엔짜리 하네다 공항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사/음료용 쿠폰 하나. 짧은 휴가중 일부를 이렇게 날려먹고, 첫날 일정이 꼬이게 된 것에 대해서 화도 났지만 카운터에 따져봤자 이미 출발이 6시간이나 지연된 비행기가 급가속을 해서 빨리 올 수 있는 것도, 토론토에서 더 빠른 연결편을 탈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한숨을 쉬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이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반이 조금 넘었을 때였고, 변경된 비행기표를 받고나니 오후 4시가 다 되어간다.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시간은 11시, 체크인 시간을 고려하면 대략 5시간 정도가 남게 된다. 공항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죽치고 앉아있느니 도쿄 시내 나들이나 가느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하철 표를 사러갔더니 카드로는 결제가 안된다. 일본은 환승만 할 예정이었기에 주머니에 있는 것은 캐나다 달러가 전부였기에 나가서 식사라도 하고 들어오려면 엔화가 필요했다. 지난 번에 출장와서의 경험으로 볼 때 지하철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었기에 대략 5천엔 정도를 그자리에서 환전하고 시내로 나갔다. 첫 날 출발부터 꼬이긴 했지만 덕분에 도쿄 시내도 구경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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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9. 04:10 여행

 나는 해외여행을 갈 때 데이터로밍을 하지 않는다. 일단 외국에 나가면 급하게 연락받고 행동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도 있고, 일단 회사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처음 해외여행을 나갈 무렵에는 스마트폰이 국내에 들어오기 전이었기에 아예 로밍도 하지 않고 출국했었다. 아이폰으로 바꾸기 전까지 해외여행시 휴대폰은 가방속에 고이 모셔져 있는 집열쇠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도입된 초창기에 해외 데이터 사용 요금이 제법 무시무시한 수준이었기에 숙소에 머물때만 인터넷 사용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지금 사용중인 스마트폰은 여행중엔 카메라 역할을 하고, 숙소에 돌아온 이후에는 소셜미디어로 가족/친구들과 연락하는 도구로만 사용될 뿐이다.

 보통은 출국 직전에 셀룰러데이터 차단을 걸고, 공항이나 숙소에 도착해서 무료로 와이파이 사용법을 찾는 편이다.(차단 서비스는 솔직히 기기 사용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딱히 필요하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숙소에 돌아오면 주머니 속에서 메신저의 알림소리가 가장 먼저 들려온다. 한국에 있을때는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살기에 쉬는 동안에라도 잠시 인터넷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물론 한 번은 몰상식한 상사로부터 현지 시차를 무시한 채 한국시간으론 한참 업무중인 시간이었겠지만 새벽 3시 반에 전화가 온적이 있다. 자는 중이라 받지는 못했지만 부재중 전화가 걸려온 시간을 보고 화가 많이 났었다. (매우 급하고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에 더욱 더 휴가를 망치는 기분이 들었던 일이다.)

 이렇게 다니다보면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열차나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을 볼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오래 머무는 곳이 아니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곳들의 모습을 더 많이 눈에 담아놓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물론 요즘엔 그 나라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뉴스보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지만, 사소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같은 느낌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다니다보면 부가적으로 휴대폰 배터리 사용시간도 많이 늘어나게 되면서, 보조배터리를 사용하거나 충전할 장소를 찾아다닐 이유도 없어진다.


 현찰은 선진국의 경우 우리돈으로 10만원 내외를 하루 일당으로 환전하여, 1일 사용분만 여러 주머니에 분산 후 가지고 다닌다. 하루치 예산은 별도로 분류하여 보관 후 해당하는 날짜에 정해진 만큼만 갖고 나간다. 갖고 나간 돈이 남게되면 다음날 사용하기로 한 금액에 더하게 된다. 이러다보면 여행 마지막에는 하루에 들고나가는 금액이 이틀치 예산이 될 때가 있기도 한데, 그런 경우엔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지출을 아끼던 것을 사는데 사용하거나, 보통은 잘 가지 않는 비싼 음식점에 가서 다 털어버리곤 한다. 그래도 남는 경우엔 출국당일 면세점에서 동전들과 함께 다 써버린다. 한국에 갖고 들어와서 재환전한 경우는 아직 없었다.

 동전을 수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기념품 차원으로 종류별로 한 종류씩의 동전은 따로 챙겨둔다. 여행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계산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보통 첫날 일정을 마치고 나면 숙소에 도착한 후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이런 동전 분류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인 경우에는 사용하는 국가에 따라 앞면의 디자인이 다 다르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앞면 디자인별로 모아볼까 하다가 이제는 포기한 상태다. 중국 동전이 아직 남은게 없는 것은 회사에서 워크샵이라는 이름으로 금요일 밤 출국/일요일 밤 귀국 일정으로 단체관광 비슷하게 다녀오는 바람에 개인적인 지출을 할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가서 결산 자체를 매우 꼼꼼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루가 끝나고 숙소에 들어오면 보통 지폐와 동전이 얼마나 남았는지만 확인하고 넘어간다. 예전에 한 번 꼼꼼하게 체크해본다고 시도는 해봤는데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맞지 않은 것도 있고, 그날그날 어디에 무슨일로 지출했는지 가계부 쓰듯이 하는 일을 휴가와서까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한 상태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쓰고, 남는 돈은 다음날 예산에 보태고 하다보면 그럭저럭 낭비도 없고, 부족하지도 않은 여행이 되곤 한다.


 새로운 목적지가 정해지면 가장 먼저 서점으로 달려가 론리플래닛을 구입한다. 그 두꺼운 책을 모두 읽고 머리에 넣기 위한것은 아니고, 단지 참고 자료로 이보다 좋은 것은 없는것 같다. 시중에 팔리는 수 많은 우리말로된 여행 서적은 보통 수필형식으로 된 것이 아니면 사진으로 도배된 것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안가는 서호주의 퍼스나, 캐나다의 몬트리올 같은 경우 다른 호주와 캐나다 지역 설명에 대한 부록 수준으로 언급된 것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휴가를 가는 경우 가급적이면 얇은 것으로 한 권씩 살 때도 있다.

 여행 계획은 촘촘하게 짜는 편이 아니다. 나라를 정하고, 도시를 정하고 나면 꼭 봐야할 곳을 몇 곳 정하고 그 안에서는 즉흥적으로 움직일때가 많다. 음식점은 책에 나온 것들을 참고하는 수준이고, 그냥 돌아다니다 괜찮아 보이는 곳에서 식사를 하는 편인데 간혹 이러다 유명한 맛집이 얻어걸리는 때도 있다. 나고야에 갔을때는 유명한 식당 한 곳을 제외하고는 그냥 가까이 있는 유명한 음식을 파는 곳을 찾아다녔다. 책에 소개된 음식점에 가기 위해 시외로 이동하기 귀찮아서 그런 것도 물론 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여행을 떠난 경우에는 공항에서 지도를 받아, 안내센터 직원한테 꼭 가야할 곳을 찍어달라 해서 본적도 있다. 작년 휴가때는 일본에서 갈아타는 비행기가 6시간이 넘게 지연되어, 공항에만 있기 싫어서 계획에도 없던 도쿄 시내 나들이를 갔는데, 이때도 공항에 있는 안내센터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캐나다에서 쓰려던 CAD일부를 엔화로 즉석 환전을 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CAD일부를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휴가를 다녀온 후에 남는 것들은 스마트폰과 디카에 담긴 사진과 하나씩 늘어가는 론리플래닛 모음이다. 그리고 휴가와 함께한 추억들이 있는데 그 동안은 바쁘다는 핑계로 사진 정리 이외에 다른 기록을 남긴 것들이 없다. 이제 시간이 매우 많아지게 되었으므로, 최근에 다녀온 곳 부터 하나씩 기억을 더듬어 여행의 기록을 남겨볼 생각이다. 게으름병이 심해지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럴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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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8. 03:51 여행

 지금까지 매년 나에게 주어진 휴가는 딱 5일이었다. 앞뒤로 주말을 포함하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9일, 그 9일을 가득채워 한국을 떠나 있는 것이 1년에 한 번 있는 휴가를 즐기는 방법이었다. 물론 신입사원때는 이렇게 꽉찬 휴가를 보내는 것이 여러모로 부담스러워 월요일에 출국하여 금요일에 귀국하는 소심한 일정으로 홍콩에 다녀왔지만 그 다음해부터 작년까지는 정말 하루도 낭비하는 일 없이 토요일 출국/일요일 귀국 일정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덕분에 갈 수 있는 곳들이 멀어봤자 유럽까지로 제한되었고, 중남미는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면 갈 수 있는 곳으로만 남겨두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만둔 이후로는 다른 사정이 생겨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처음에는 비행기표를 무조건 싼 것만 찾아다녔다. 그렇다보니 입/출국 하는 스케줄이 엉망이었고, 지금 같으면 1년에 1번 주어지는 소중한 휴가인데 돈을 얼마 더 주고라도 하루 혹은 이틀을 더 샀을 것이다. 2년차때 다녀온 뉴질랜드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우리나라 시간으로 토요일 아침 10시반에 출발하는 말레이시아 항공편을 이용하였고, 목적지인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한 것은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아침 10시였다. 토요일 하루와 더불어 일요일 아침마저 고스란히 날린 셈이며, 귀국 일정도 토요일 정오에 오클랜드를 출발하는 비행기다 보니 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덕분에 다음 휴가부터는 현지 도착시간과 출발시간도 꼼꼼하게 체크하여 비행기표를 구입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휴가는 일정을 맞출 동행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2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혼자 다녀오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친구와 같이 다녀온 휴가지가 모두 적도 아래에 위치한 나라들이다.(뉴질랜드, 호주) 처음 3년 동안은 휴가를 7, 8월에만 낼 수 있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다른 달에도 낼 수 있었기에 비교적 비행기표 값이 내려가는 9월을 선호했었다. (2011년에는 프랑스에 가기로 작정한 해다 보니 대혁명기념일(7월 14일)이 있는 주에 가고자 일부러 7월에 휴가를 쓰기로 했었다.) 덕분에 동행을 구하는 일은 더 어려워지게 된 셈이다.

 여행을 가면 보통 아침 일찍 일어나 해가 떠어질 때까지 걷고 또 걷다가 밤이되면 또 걷는 스타일이다 보니 내 여행 스타일에 다른사람들이 맞춰주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짧은 휴가에 대한 압박감이 이런 습관을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외국에 나가있는 동안은 1분 1초가 아까워서 잠도 정말 필요한 만큼만 자는 편이고, 숙소를 나서는 시간도 제법 이른 편이다. 덕분에 게스트하우스를 사용하는 경우엔 가장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되곤 했다. 휴가가 많아서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늦게까지 놀다 들어와 늦잠자는 다른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다른날보다 더 늦게까지 깨어있곤 했었다.

 시차적응 같은 경우 영국이나 프랑스 같이 시차가 꽤 나는 나라에 가는 날에는 아예 잠을 자지 않았다. 가방에 짐을 챙기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비행기에서 잠을 청했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시차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고, 귀국할때도 그냥 식사할 때 술 한잔 걸치고 자는 방법으로 어렵지 않게 월요일 출근이 가능했다. 아직 건강에 크게 이상이 없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꾸벅꾸벅 졸 만큼 힘든적은 없었다. 물론 시차적응이 전혀 필요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나름 어렵지 않게 극복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작년에 캐나다에 갈 때 도쿄에서 토론토가는 비행기가 6시간이 지연되어 몬트리올 도착 시간이 토요일 저녁 8시에서 일요일 새벽 2시가 되었을때다. 덕분에 숙소 체크인을 새벽 4시 반이 되어서야 하게되었고, 아침 7시에 시작하는 워킹투어를 다녀오고 나서 바로 쓰러져야만 했다. 그래서 첫 날 오후 일정은 거의 다 날아가고 밤에 잠깐 외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아마 휴가를 더 길게 받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나의 첫 직장생활은 올해 3월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나보다 더 많이 받고, 더 많은 휴가를 누릴 수 있는 지인들 중에는 이렇게 빠듯한 일정으로 휴가 다녀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애초에 여행 다니는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휴가를 2주를 주던 3주를 주던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렇게 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아쉬웠던 것은 이렇게 짧은 휴가였지만 이제는 다른 문제와 씨름하느라 당장 그동안 꿈꿔온 곳으로 날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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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9. 02:00 여행

 그냥 답답해서 떠나고 싶었다. 마침 5일도 쉴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지난 달에 생각만 하다 실행에 옮기지 못한 여행계획을 다시 꺼내들었다. 우선, 목포와 여수를 목표로 하고 마지막에는 진주나 부산을 거쳐 서울에 올 생각이었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무것도 없었다. 목포는 2009년 초에 잠깐 다녀온 적이 있고, 여수는 엑스포때도 다녀오지 않은 곳이었다. 단지 어떤 웹툰에서 간장게장 먹으로 내려간 작가가 있었다는 것만 보았을 뿐.

 연휴가 시작된 선거 전 날 우선 여수의 게스트 하우스를 하나 잡았다. 시스템이 외국 사이트와 연동이 되어있길래 아예 그 사이트를 통해 금요일 1박을 잡았다. 목포는 다음날 전화로 문의하기로 하고, 마지막 일정에 합류할 선배와 일정 체크를 했다. 그쪽도 정해진 일정이 없기는 마찬가지, 일단 내려가고 보기로 했다. 진주 아니면 전주에서 만나기로 그냥 막연히 얘기만 마쳤을 뿐이었다.

 6월 4일에는 점심때쯤 일어서 3시쯤 투표를 마쳤다. 4시반에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하는 영화를 보러 가서 영화 시작 직전에 목포의 게스트하우스게 전화를 걸었다. 예약이 가능하였다. 목요일 1박도 해결.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가 약속된 금액을 입금하고 선거 개표방송을 보러갔다. 그리고 밤새 이어진 개표 결과를 확인하고 집에들어와 눈을 붙였다.

 5일에 눈을 뜬 시간은 아침 11시 반, 대충 준비를 마치고 필요한 것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속옷과 양말 몇 벌, 갈아입을 셔츠 몇 벌과 바지 정도, 세면도구도 간단한건 챙기고 현지에서 구입해 쓸 수 있는 것들은 일부러 챙기지 않았다. 솔직히 외국이 아닌 한국의 게스트하우스는 이번이 처음이긴 하지만 다를게 뭐가 있나 싶었다. 간단히 짐을 챙기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렇게 오랜만에 홀로 떠나는 국내 여행이 시작되었다.

-일단 이렇게라도 개시를 해 놔야 다음 글을 이어서 쓸 것 같아서 시작을 한다. 내일 당장 출근을 해야 하는 압박이 있어서 오늘은 길게 쓰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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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1. 11. 6. 23:38 여행
 회사에 들어오면서 결심했던 목표 중 하나는 반드시 여름휴가 중에는 해외로 나간다는 것이었다. 휴가기간 중 회사에서의 호출이나 업무로 인해 휴가를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으며, 두 번째 이유는 20대 마지막 해에 다녀온 프랑스, 이탈리아외에 못가본 곳들을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2007년 12월의 2주간 다녀온 유럽여행은 무엇인가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밖에 없었으며, 2008년 첫 여름 휴가로 방문한 홍콩은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라 휴가 기간이 임박하여 쫓기다시피 결정, 2009년의 뉴질랜드는 방문국가를 너무 작게 보다 버스에서 계속 잠들며 꽤 먼거리를 이동하였고, 2010년 서호주는 말 그대로 로또를 맞은 기분이었으며, 올 여름의 프랑스는 지난 번 방문시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고 왔음에도 역시나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아마도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 틈나는대로 2010년 2월의 핀란드 출장, 2011년 1월 상해 워크숍, 2009년 2월의 목포, 2011년 5월의 순천등 이곳저곳을 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해서 올릴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처음 한 것은 3년은 훨씬 전인것 같지만 여행을 한 번 가면 수천장의 사진을 찍어오다보니 크기 몇몇 사진만 선별하여 크기를 줄이고 글을 쓴다는 것이 야근에 치이며 거의 잠으로 일관하는 휴일을 보내는 직장 생활속에서는 여간 만만한 일이 아닌것 같다. 물론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같기도 하지만 점점 마음의 여유가 사라져가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이 짓을 오래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주 일요일도 결국 잠으로 일관하며 개콘을 보고나니 이 시간이다. 지나간 여행의 추억을 곱씹으며, 내일이면 시작될 끝이 안보이는 산더미 같은 일과의 전쟁이 벌써부터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지만 오늘 마저 이대로 보내버리면 언제 다시 새로운 글을 쓰게될지 몰라 컴퓨터를 켜고 키보드를 잡았다.

 언제쯤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백만년 만에 올리는 포스트인 만큼 올 여름 생떼밀리옹(Saint Émilion)에서 찍은 사진 한장을 추가하며 마무리하려 한다. 머리가 더 굳기 전에 하나 둘 정리하여 올려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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