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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해당되는 글 5

  1. 2016.09.04 접촉사고 경험담2
  2. 2016.04.02 이해못할 스텔스 차량들
  3. 2014.01.30 현대차를 팔아주면 안되는 이유
  4. 2013.08.16 차를 살 때 고려한 것들
  5. 2012.11.12 차를 산다는 것
2016. 9. 4. 13:48 사는 이야기

 지난 주 토요일 저녁 귀가길에 접촉사고를 당했다. 2개 차선이 좌회전인 곳에서 1차선을 타고 가는 도중 2차선에서 1차선으로 넘어오던 차량에게 측후방 추돌을 당하여 휠, 휀더, 범퍼가 파손되고 서비스센터에서는 얼라이먼트까지 봐야 한다고 함. 예상견적은 대략 600만원 정도, 렌트나 대인은 제외하고 말이다. 차는 서비스센터에 맡긴 상태고, 주로 주말에만 운전을 하다보니 렌트는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수입차 사고시 렌트가 과실 협상용 카드로 사용될 수도 있었으나 4월 1일자로 그런 일은 이제 사실상 어려워졌다. 같은 배기량의 국산차 하루 렌트비는 잘해야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문제는 수리비용 보다는 가해차량 운전자의 태도였다. 추돌 당시부터 뭐가 그리 당당한지 먼저 경찰을 부르자며, 끝까지 일관되게 자신의 억울함을 성토하고 있었다. 출동한 경찰관이 그 운전자만 불러서 뭐라 하자 삿대질까지 해가며 언성을 높인다. 경찰관은 양쪽 보험사 담당자가 출동하자 일이 커지면 다시 연락달라며 돌아갔고, 보험사에서 출동한 직원이 등장한 후로 우리쪽 보험사 직원에게는 자신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나보고 먼저 블랙박스 있지 않냐고 물었던 사람이 말이다.


 일요일에 그냥 집에서 쉬다 월요일에 출근하는데 몸이 묘하게 아프다. 충돌 당시 목뼈가 찌릿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드라마에서처럼 목잡고 생쇼를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속이 메스껍고 책이나 티비 프로에 집중이 어려울 정도였다. 보험사 과실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과실 관련하여 이런저런 내용을 확인 후 그대로 하루가 지나고 화요일, 상대방 운전자가 끝까지 억울함을 성토 하고, 내가 병원에 가겠다고 하자 자신도 병원에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침착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우선 회사 앞에 있는 한의원에 가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진단서를 끊었다. 진단서 발급비용은 치료비를 제외하고 2만원 정도이며, 한의원에서는 2주이상의 진단서는 어렵다고 한다. 2주가 넘어갈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면 아마 입원했겠지. 침을 맞고 치료를 받으니 메스꺼움이 좀 덜한 것 같다. 퇴근 후 차를 끌고 양천경찰서로 향했다. 사고시 출동했던 지구대에 연락을 해보니 사고접수는 경찰서로, 교통사고 민원은 24시간 근무라고 한다. 경찰서에 가기 전에 사고관련 블랙박스 영상, 사진등을 USB에 옮겨담았고, 진단서도 가지고 있었다.


 경찰서에 도착해서 자초지정을 설명하면 진술서를 써야 한다. 양식은 정해져있고, 예시를 보며 일어난 일들을 묘사하고 뒷면에는 약도를 그려서 제출했다. 퇴근 후 저녁시간이라 그날 당직 근무를 하시는 분들이 접수를 받는데, 동영상 및 사진까지 보고 주차된 차의 파손상태까지 확인하였다. 가해차량 운전자와 연락 후 같이 확인해야 하니 일정을 잡아 연락주겠다는 얘기를 듣고 경찰서를 나와 서비스센터로 향했다.


 공식서비스센터지만 탁송기사는 쓰지 않는다 하며, 24시간 접수는 가능하다기에 직접 서비스센터에 입고시키고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가 넘은 시간.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고, 이런저런 일들을 직접 하다보니 화가 나기도 했다. 도대체 왜 저런 인간 때문에 내가 퇴근 후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이런 일에 엮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수록 귀막고 무조건 자신의 억울함만 성토하는 상대 운전자를 원리원칙대로 처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신고 및 입고 후 상대 보험사를 통해 여러차례 연락이 되었으나 결국엔 그쪽에서도 경찰서에 나와서 진술서를 쓰겠다고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말 저녁시간도 그렇게 날아가게 되었다. 오전에 일을 보고, 한의원에 들러 치료를 받은 후 경찰서 주변 카페에 두어시간 전에 도착하여 커피를 마시며 사고 당시 상황들을 다시 정리해봤다. 그리고 시간이 되어 경찰서에 들어가게 되었다.


 접촉사고 관련하여 경찰에서 해주는 일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해주는 것이고, 피해자가 사고접수 후 정식 조사를 요청할 경우 사고 정황에 대한 판단 후 범법 사실이 있는 운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대인사고가 되는 경우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다 하며, 그것을 위해 필요한 서류가 진단서이다. 보통 이 정도의 경미한 추돌 사건으로 그 단계까지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양쪽 동영상을 모두 본 경찰 담당자가 상대측 운전자를 나무라기 시작한다. 과실이 뚜렸한데 왜 억지를 부리며, 미리 합의보고 끝낼 수 있는 일로 경찰서까지 오게 만들었냐는 말이다. 상대측 운전자는 끝까지 내 차가 갑자기 나타났다고 주장하는데, 내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며 상대 차량이 잠깐 2차선 전방에 나타나긴 하는데 1차선쪽으로 바퀴가 들어와 있지도 않고 방향지시등도 점등하지 않고 있다. 즉, 이 차량이 1차선으로 넘어올 의도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자신이 전방/측방에 대한 주시를 소홀히 한 채 2차선 커브길에서 1차선으로 그대로 직진하다 선행하는 차를 받아놓고 억울하다며 진상질을 한 셈이다.


 아무리 봐도 자신이 잘못한 건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진상을 부리던 인간은 결국 진단서와 더불어 대인사고 접수 후 사건 검찰 송치 얘기를 듣고 꼬리를 내리게 된다. 방금전까지 그렇게 당당하고 뻔뻔스러웠던 인간이 사건 기록 얘기 한마디에 꼬리를 내린 것은 직업이 교사였기 때문, 상황은 어이없게 종료가 되었고 이번 일들로 얻은 교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사고가 나면 가해자와 싸울 필요가 전혀 없다. 말이 안통하는 인간들하고는 애초에 말싸움이 안된다. 그냥 보험사 부르고 112에 신고하여 사고접수 하는 것이 최선이다.


2. 사고 후 하루쯤 지나고 나서 몸이 좋지 않다면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하루정도면 증상이 사라질 것이라 착각하고 방치한 것이 실수였고, 경찰서에 사고 접수 할 때 진단서 얘기를 안한 것 역시 실수였다. 사고로 인해 발생한 통증에 대한 진단서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3. 내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했다면 가해자가 아무리 막무가내로 나온다 해도 법을 지킨 사람이 이기게 된다. 운전을 20년 넘게 했으면서도 차선 변경에 대한 기본적인 규정도 모르면서 사고나면 일단 우기고 보는 비정상적인 인간들이 의외로 많다.


4. 보험사 직원과 통화전에 사전 지식을 많이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보험회사는 철저하게 이익에 따라 움직이기에 이 사람이 잘 모르는 사람이다 싶으면 어떻게든 쌍방과실로 만들어 양쪽의 보험료 모두를 할증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하려 할 것이다. 10:0으로 나오는 경우는 정말 대기중에 앞에 있던 차가 밀리거나 후진해서 내 차 앞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렌트나 대인 접수를 안하는 등의 조건이 달리게 된다.


5. 자신이 가해자이다 싶은 경우라면 빨리 사과하고 사고조사 및 합의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피해자를 화나게 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정식 수사 혹은 민사소송일 뿐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귀찮은 일을 벌이고 싶지는 않겠지만 가해자가 몰상식한 태도를 보인다면 진정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 (실제로 내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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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4. 2. 03:00 사는 이야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전조등 끄고 안개등 켜고 다니는 인간들도 마찬가지. 밤에 운전하다보면 한 두대 이상은 꼭 저렇게 개념 엿바꿔먹고 돌아다니는 차량들을 보게 된다. 운이 좋은(?) 날에는 무더기로 보일때도 있다. 어떤 이상한 믿음 때문에 법규까지 어기고 다니는지 몰라도 저런 차들은 보이는 족족 신호대기중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던가,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을 편집하여 빼먹지 않고 신고한다.


 몇 년 전의 일이다. 어떤 모임에서 전북 어디로 1박2일짜리 모임을 떠났는데, 저녁에 읍내에 뭘 사러 나가서 길을 건너다 2/3정도 와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멀리뛰기를 하듯이 앞으로 나갔는데 거의 스치듯이 차 한대가 10여미터를 지나 멈추는 것을 보았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고, 한 밤중에 라이트를 켜고 다니지 않으니 멀리서 그 차가 오는 것 조차 보이질 않았다. 이 일을 겪고난 후로는 밤에 전조등 끄고 다니는 차들은 무조건 신고를 하고 있다. 이건 잠재적 살인행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쉬운건 벌금이 지나치게 싸다는 것이다.


 야간에 정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조명을 끄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이점이 있는 것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나? 얼마나? 라이트에 들어가는 전구 수명이 늘어나나? 그거 잘해야 개당 몇 천원 밖에 안하는 물건이고, 밤에 줄창 켜고 다녀도 1년 반에서 2년은 쓸 수 있는 물건인데? 맑은날 전조등 대신 안개등을 켜고 다니면 도로에 붙은 껌딱지가 더 잘 보이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인데 정말 어렵지 않게 목격이 가능하다.


 요즘 나오는 차량들은 오토라이트라는 정말 편리한 기능도 갖춰져 있다. 흐린 날이나 저녁이 되면 자동으로 켜지고, 터널에 들어가고 나올때도 자동으로 점등이 되는 무척 편리한 기능이다. 이런 기능을 뭐하러 묵혀두고 아끼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불가다. 법규를 어겨가며 아끼는 이유도 그렇다. 몰랐다? 서울시내 거리가 밤에도 밝기는 하지만 전조등을 끄고 다닐 정도로 대낮처럼 환하지는 않다. 그리고 전조등을 켜는 이유는 더 잘 보는 것도 있지만 앞서가는 차량과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도 있다. 그리고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는 보행자에게 차량이 접근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부 국산차량의 경우 전조등 등화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얘기도 본 것 같은데, 어쨌거나 요즘 나온 차량이면 오토라이트 기능을 그냥 켜두면 될 일이다. 그게 그렇게 번거롭고 귀찮고 어려운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밤에 진짜 다른 사람에게 몹쓸 경험을 하고 나서야 그 버릇을 고칠 생각일까? 2012년 여름의 그 오싹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오늘도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찾아보고 있다. (내 차의 경우 전조등을 끄면 계기판 조명도 같이 꺼진다. 야간에 계기판을 보기 위해서라도 라이트를 켜야 한다. 그리고 전조등 끄고 안개등만 켜는 것이 가능한지는 시도해보지도 않았고, 궁금하지도 않다. )

 

posted by Bogdanovic
2014. 1. 30. 19:37 사는 이야기

휴일을 맞아 제네시스 리뷰글을 보다가 우연히 검색해보고 찾아낸게 바로 이거. USD 34,000이 우리돈으로 5,500만원 정도 되던가? 이런 양아치 기업은 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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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3. 8. 16. 02:19 사는 이야기

 2009년 여름에 면허를 딴 내가 처음으로 내 차를 구입한 것은 2012년 2월이었다. 그 동안 저축을 한 것도 있지만 자동차라는 것은 수중에 들어오는 즉시 돈이 빠져나가는 물건이며, 타고다니다 보면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에 고민할 것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 것들 중에는 적정한 가격의 차량선정과 그에 필요한 예산을 모으는 것도 있었으니 생각만으로 2년 넘은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었다.

 우선적으로 생각한 것은 자동차가 내게 과연 당장 필요한 물건인가 하는 점이었다. 운전을 한다는 것이 물론 삶을 사는데 있어서 매우 유용한 기술이며 많은 사람들이 할 줄 아는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하철과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 내게 있어서 자동차라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가 하는 것 역시 생각해야 할 문제 중 하나였다. 그것을 살 돈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일들도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자동차 구입을 결정하게된 이유는 1. 현재 내 수입과 저축액을 고려할 때 한국이란 나라에서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 철도 및 대중교통으로 다니는 여행에 한계를 느끼고 더 많은 곳을 자유로운 시간에 다니고 싶다. 3. 집에 자동차 한 대쯤 있는 것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내가 태어나서 이 나이 먹도록 우리집에는 차라는 것이 들어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4. 현재 수입 수준이 자동차 한대는 굴릴 만큼은 될거 같다는 계산 5. 누군가 같이 여행갈 사람이 생긴다면 좋은 이동 수단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고려한 것은 어느 정도까지가 내가 차 값에 지출해도 큰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과 어느 정도 급의 차량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오랜 시간의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차량의 가격은 3천대 초반을 넘지 않을 것, 자동차세를 고려할 때 1600cc정도면 좋겠다는 것, 기름값을 고려할 때 이왕이면 디젤이며 연비가 좋은 차일 것이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내수/수출용 품질/보증기간 차별하는 현대/기아차는 당연히 고려 대상이 안되었다. 오히려 소나타 풀옵션의 가격은 내가 선택하게 된 차 가격이 크게 비싸지 않은 것임을 주장하기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된 것이 사실이다.

 대략적인 윤곽이 그려진 후에 한 일은 인터넷을 통한 후보 차량에 대한 정보 수집이었다. 블로그에 올라온 글들을 물론 100% 신뢰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말하는 내용중 공통되는 내용을 통해 그 차가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는지 대략적인 내용들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정보를 수집하다보면 그 차량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남이 하는 말은 참고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내 차를 운전할 것도 아니고 주변에 차좀 안다고 뻐기고 다니는 인간들이 그 차를 살 것도 아니다. 내가 사서 움직일 차인 만큼 무엇보다도 나의 느낌과 판단이 중요한 것이다. 차를 보여주기 위해 사는 사람이라면 그냥 앞선 세대들이 살아온 대로 아반떼-소나타-그랜저의 테크트리를 타면 된다. 그게 마음편하고 안심이 된다면 말이다.

 이렇게 해서 대략 4~5대 정도의 후보군이 형성된 다음엔 본격적으로 매장 탐사에 들어갔다. 고려 대상은 브랜드가 되었지 국산/외산으로 물 가르듯이 가르지는 않았다. 물론 첫 차를 외산으로 구입 한다는 것은 아직 한국적인 정서를 완전히 빼내지 못한 내게 있어서 아주 부담이 안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떤 사람들 처럼 3년에 한 번씩 차를 바꿀것도 아니고 10년 이상 길게 보며 시작한 일이기에 그런 제한은 두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아직 운전에 크게 자신이 없고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생각하였기에 지인 중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같이 돌아다니며 조언을 부탁했다. 그리고 마침내 최종 선택을 하고 계약서까지 쓰게 된다. 물론 차를 보러 다닐 때 수중의 총알은 충분히 차 값을 모두 지불하고 남을 정도를 모은 시점이었다. 자동차 할부, 이거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캐피털회사들만 좋은일 시키는 높은 이율의 이자놀이가 아닐 수 없다.

 써놓고 보니 매우 이성적인 판단을 내린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후보군이 고만고만해서인지 성능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었기에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결국 감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 넓은 시야를 보장해주는 전면유리와 꽤 넓은 파노라마 썬루프, 동급의 독일차가 보여준 비교적 좋지 않은 내장재등의 영향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이 차를 선택한 이유는 남에게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다. 연비등 여러가지 점을 고려할 때 경제적이라는 판단도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타보지 않고 입으로 떠들기만 하는 인간들의 말을 한귀로 흘려보낸 것 하나 만큼은 정말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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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2. 11. 12. 01:00 사는 이야기

 직장생활 5년차, 그럭저럭 혼자 학원다니며 문화생활하고 지낼만 하고 어느정도 저축까지는 가능한 벌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어가는 잔고를 보며 이대로 모아도 집을 살 정도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다보니 자동차가 떠오르게 되었다. 없다고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있음으로 인해 활동반경이나 주말에 홀라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게 된다는 점.

 물론 이런 생각을 한 것이 올해가 처음은 아니었고, 2009년 여름 이런 생각이 들면서 면허를 단숨에 따긴 했지만 무려 3년에 가까운 시간을 장농속에 고이 모셔두었던 이유는 한 두푼 하는 물건이 아니기에 여러가지로 숙고를 하게 되었고 그때 눈독들였던 몇몇 후보군에 들었던 차들을 지르기에는 현찰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연소득 및 저축액이 늘어가는 양상을 볼 때 차를 사는데 드는 돈이 총 3500이 넘어서는 안되겠다는 마지노선을 분명히 그어놓았고, 그 이하로는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후보군을 설정하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제외된 메이커가 몇 있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제외를 시켰다. 무엇보다도 내수/수출고객 차별도 이유였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차별 및 복직투쟁을 생각한다면 혼다 로고를 옆으로 살짝 기울인듯한 로고와 영어의 Killed In Action약자와 동일한 로고가 붙은 차를 구입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리라. 그리고 소위 말하는 아반뗴-소나타-그랜저로 이어지는 테크트리를 타기 싫은 것도 있었고, 딱히 디자인이 눈에 확 들어오거나 품질이 뛰어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쌍용차는 주력 차종이 SUV이기에 열외시킨 것도 있지만 정리해고 문제를 생각하면 역시나 고려조차 할 필요가 없는 메이커라 생각하여 제외시킴. 그리고 삼성에서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 제품도 딱히 확 끌리는장점이 없어보여서 리스트에서 빠지게 되었다. 흐노에서 나머지 지분까지 매입하고 삼성이라는 글자를 떼어버리기 전까지 얘들 제품역시 팔아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제외시키고 나니 남는 것은 국산 메이커중엔 GM, 외산중엔 폭스바겐, 푸조, 혼다 정도가 남게 되었다. 회사에서 아드님들이 벌이는 사업중 임직원한테는 더럽게 박한 삼각별이나 도요타는 물론 애초에 가격대가 구매 가능한 선에 있다 해도 별로 팔아주고 싶지 않았으니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프리우스나 캠리에 대한 할인이 있었다면 후보군에 포함시켰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얘들 하는게 뭐 그렇지-_-;)

 우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동네에서 제일 가까운 GM매장. 차량의 성능보다는 동네 주민으로서의 인심을 자극하는듯한 마케팅도 나쁘지만은 않았지만 딱히 이렇다할 프로모션이 없었고, 무엇보다도 후보군에 있던 크루즈의 경우 1.8이상은 되어야 쓸만하다는 말에 망설이게됨. 디젤모델의 경우 소음이나 미션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기에 디젤 2.0 혹은 가솔린 1.8이 아닌 이상 메리트가 없어보였기에 일단 브로셔를 받고 귀가. 1.8이나 2.0의 경우 자동차세가 1.6에 비해 2배 가까이 된다는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림.

 다음으로 찾은 곳은 푸조매장. 308 1.6모델의 시승. 연비나 성능면에 있어서는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마음에 든 것은 파노라마썬루프였다. 장농면허라 이 과정에서는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운전경력 10년차의 선배와 동행하였으며, 일단 이 사람의 입에서는 극찬이 쏟아졌다. 디자인은 정말 마음에 들었고 저공해차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메리트가 있었다. 단점이라기 보다 머뭇거리게 된 점은 첫 차를 3천만원이 넘는 수입차를 산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였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 방문한 곳은 폭스바겐매장. 거의 비슷한 스펙의 골프1.6은 옆에 같이 나란히 서있던 GTD와 너무나 비교가 될 정도로 깡통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과 왠지 모르게 적극적이지 않았던 영업사원의 응대가 구매욕을 제법 많이 깎아먹은 요인이 되었다. 2.0은 되어야 크지 않은 선루프가 달리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인적인 취향차가 있겠지만 인테리어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어서 방문한 혼다 매장의 시빅도 꽤 마음에 들었고, 프로모션도 제법 괜찮았지만 회사에 시빅을 타고 있는 대리가 한 명 있다는 이유와 더불어 배기량이 1.8(세금이 두 배-_-;)이상인 모델만 들여오고 있기에 구매리스트에서 제외시켰지만 계기판을 비롯한 인테리어는 제일 마음에 들었던 차였다.

 이렇게 한 달 가까이 주말동안 아는 선배와 함께 돌아다니며 차를 보고, 이런저런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어차피 한 번 사서 2~3년 내에 바꿀 것도 아닌데 길게 보고 괜찮은 녀석으로 사자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고르게 된 녀석은 바로 이놈이었다.

디자인에선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후보군에 있던 차량중 제일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도 광활한 선루프(물론 운전중에 볼 틈은 없다는게 함정-_-;;;)와 연비, 저렴한 자동차세 및 저공해차량혜택등을 고려할 때 사고만 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크루즈 1.8과 혼다 시빅 1.8, 골프 1.6을 물리치고-_-; 선택한 것인데 2012년 2월 말에 인수받아 지금까지 혼자 생쇼하다 그릴 하나 꺠먹고 후방 범퍼 한 번 해먹으며 보험료 할증이 확정된 것을 빼면-_-; 큰 무리없이 만족하며 타고 다니고 있다.

 팀장들한테만 지원되는 주차 혜택 덕에 주차비 비싼 마포쪽으로의 출퇴근용으로는 사용하지 않기에 주말이나 휴가철에 주로 타고 다니고 있기에 한 달에 들어가는 기름값는 20만원을 넘지 않고, 장거리 주행시 트립컴퓨터에 찍히는 연비를 보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 공인연비(22.6)을 달성한 적은 없지만 8월 말에 사람 5명에 짐 가득 싣고 경주 왕복(800km)하며 20.0의 연비를 찍기도 했으니 기름값는 정말 적게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게다가 경유) 물론 이렇게 모은 기릅값을 혼자 쇼하며 다 까먹긴 했다. OTL

아무튼 이놈, 아직까진 만족스럽다. 푸조308 e-HDI 1.6 2012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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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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