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돌아와 잠깐 눈만 붙인다는 것이 2시간 넘게 잠을 자고 말았다. 전날의 장시간 연착에 따른 새벽시간 도착, 그리고 바로 외출했던 것과 더불어 시차적응이 덜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오전에 외출했을 때 숙소로 돌아오면서 토론토가는 열차표를 예매했다. TGV처럼 인터넷 예매를 시도했으나 아직 E티켓 개념이 없다보니 현장에서 예매를 해야했다. 간 김에 열차역의 구조 및 탑승하는 법, 짐을 부치는 법까지 확인해뒀으니 남은 케벡에서의 일정은 편하게 계획대로 이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다음날엔 출발전에 예약해두었던 케벡시 투어를 다녀와야 했고, 그 다음날엔 천섬(Mille-Îles / Thousand Islands), 마지막날 저녁에는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는 것이 케벡에서의 일정이었기에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첫째 날 밖에 없는 셈이었다. 금요일이나 주말이 아니고는 9시만 되어도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에 남은 일정 동안에는 가급적 밤 늦게 외출을 자제할 생각이었다.
공항도착 후 구입한 1일 교통권을 새벽 3시에 개시를 했기에 그날 저녁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우선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몽-루아얄(Mont-Royal)로 향했다. 지하철로 가면 기 콩코르디아역이나 필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는데, 가는 길에는 기 콩코르디아 역을 통해 가기로 했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지도를 펼쳐보고 있으니 한 아주머니가 와서 어디가는지, 뭐하러 가는지 물어보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다. 그 시간에 거기 왜 가냐더니 자기 딸도 그 시간에 종종 가긴 하지만 조금 늦은 시간 아니냐는 말을 덧붙인다.
몽-루아얄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일단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조명시설이 없었다. 휴대전화의 플래쉬를 켜고 설치된 길을 따라 올라가야 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불빛과 마주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말했던 너구리들은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평소에 걷기나 오르막길 오르는 것을 기피했던 사람들이라면 제법 힘이 들 것 같은 코스를 따라 올라가니 샤를레 뒤 몽루아얄(Chalet du Mont-Royal)이 나온다. 겨울에 눈이 제법 내리면 올라가기 힘든 길일 것 같다.
이 곳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내려온다. 낮에도 올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의 일정으로 볼 때 이번 여행에서 다시 오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9시가 다 된 시간이었지만 분위기는 꽤 늦은시간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거의 텅빈 거리를 걸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예상치 못했던 비행기 연착, 예상에 없던 도쿄 외출, 새벽 4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숙도 등 첫 날부터 여러가지 일이 많았지만 워킹투어를 비롯하여 생각했던 일정은 그럭저럭 소화한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에 물론 맥주와 간식거리를 약간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해외에서 보내는 휴가의 즐거움 중 하나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현지 맥주를 마시는 것, 첫 날 찍은 사진에는 맥주가 없긴 하지만 아무튼 이것 역시 해외여행의 즐거움 아닐까 싶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로 픽업 차량이 오기로 되어 있었기에 무리하지 않고 일찍 잠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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