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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gd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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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두리'에 해당되는 글 1

  1. 2012.08.14 예전에 쓴 글을 보면
2012. 8. 14. 01:34 사는 이야기

 지난간 글을 보면 비교적 어린 시절의 치기어린 모습에 부끄러워지는게 정상적인거 같은데 반대로 '저때는 그래도 머리가 잘 돌아가는 편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내가 비웃었던 무지한 자들이 모르고 있던 내용이 무엇인지 이제는 나도 기억이 안난다는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대체 이 5년이라는 월급쟁이 생활속에서 내가 얻은 것은 얼마만큼의 돈이겠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나 자신?

 빵터지는 유머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간혹가다 한 번씩 절묘한 표현들을 섞어가며 던지는 적절한 비유들, 이제는 맘먹고 하려해도 안될것 같다. 그것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그때도 부족하다 느꼈던 지식들이 이제는 그 흔적마저도 찾기 어려워지는 것 같고, 늘어가는 것은 불평뿐.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각을 세우며 대립하던 장면도 이제는 머나먼 옛날이 된 것일까? 물론 귀차니즘에 빠져 마음대로 지랄하려면 해라 라는 식으로 대응하기 시작한게 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지긋지긋한, 그래서 지금도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잠들지 않으며 인터넷을 뒤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에게 주어진 탈출구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알지면서도 이 무력한 게으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왜인가? 입버릇 처럼 말하고 다닌 글을 써서 먹고사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직장생활의 피로가 꿈을 이룩하려는 의지를 잠식하고 이제는 그 꿈마저도 삼키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냥 존재한다. 당장 내가 내일 회사에 나가지 않더라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린다 하더라도 세상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돌아가겠지. 다만 지금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이 사라지게 되면서 내 삶은 조금 더 불투명해지겠지만. 그래도 언제가 마지막일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1분 1초가 아까운 것도 사실인데 왜 난 이러고 있는 것인지, 왜 다른 길을 못찾는(혹은 안찾는) 것인지 의문이다.

 왜 지금 나는 잠들지 못하고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이러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한 밤에 우연히 다시 찾은 5~6년 전의 흔적이 남겨진 블로그의 옛 글들을 보고난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게도 언제 다시 주어질지 모르는 그 소중하고도 자유로웠던 시간들이 그리워 미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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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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