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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27. 21:08 여행

 광주에서 한시간 반 정도 달리다보니 내비게이션에 목적지까지 10분 남짓 남은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자리부터 서서히 막히더니 2시간이 넘어서야 목적지에 비교적 근접한 주차장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에 차량들로 가득찬 주차공간에 차를 대고 나니 구봉산 전망대까지 찍고 여수로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일요일이기에 일찍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었다.


 차를 대고 매화마을 방향으로 걸어 나오는데도 차량 행렬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한쪽 인도쪽 차선은 주차라인이 되어 있으며, 한참 앞으로 가니 마을 바로 앞에 근접한 주차 장소가 보인다. 해질녘의 섬진강 풍경은 제법 볼만 하고, 매화도 그럭저럭 봐줄만 한데 이게 과연 그 고생을 해가며 봐야할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개성없는 몽골텐트 투성이의 상점들이 제법 봐줄만한 풍광 사진을 망쳐주고, 어딜가나 특색없는 회오리 감자같은 먹거리에는 별로 지갑을 열고 싶지가 않다.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전경을 둘러보고 내려오는데 아무리 봐도 옹기종기 모여있는 몽골텐트와 스피커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트로트는 영 아니다. 여기만 그런가 싶지만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무슨무슨 축제도 매한가지라는게 문제다. 이곳은 주중에 근처에 방문할 일이 있을 때 시가낸서 잠깐 구경오는 정도면 적당할 것 같다. 서울에서 장거리 운전을 하며 고생고생하며 내려와 보고 올라갈 정도의 가치는 없다.


 한 시간 반 정도 천천히 산책을 하며 매화막걸리 한 병을 구입했다. 파는 곳 마다 가격차이가 좀 있던데 와인병에 담아서 4천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구입하였고 다른 것들은 그냥 고만고만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쓰다보니 다소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얘기가 흘러가는데, 좋은 경험을 했어야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거 아니겠나? 하루이틀된 축제도 아닐텐데 차량 수 예측부터 시작해서 모든게 아마추어적이다. 소비를 하러 갔지만 돈을 쓰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무엇인가가 없다는게 큰 문제 아닐까?


 아무튼 숙소는 여수에 잡아놨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차에 시동을 걸었다. 들어올때 2시간 걸려서 고생고생했던 길이 나갈때는 10분이면 지나가는 길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고, 가볍게 산책삼아 예전에 왔던 길을 돌아 전에 왔을때는 없었던 케이블카까지 타고 숙소로 돌아오니 10시 정도 된다. 바닷가에 전에는 못보던 서울 스타일의 상점들이 꽤 많이 늘었있었고, 케이블카는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꽤 무서울 것 같아 보인다.


-광양매화마을은 평일에 연차를 내고 갈 수 있다면 모를까 주말에는 절대로 비추, 주중에도 요즘같은 시기의 월요일이라면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시간 이상의 교통 체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차라리 섬진강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었을 것 같았지만 한 번 막히는 길에 들어서면 차를 돌리기란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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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7. 3. 27. 00:22 여행

지난 주 월요일에 연차를 내고 2박3일간 남도 여행을 다녀왔다. 매화의 개화 시기이기도 하고, 4월에 예정된 일본 여행을 고려하면 그 전주 아니면 이주에 연차를 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는데 그 전주에는 조금 복잡한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한 주 미뤘는데, 그래도 결국 터질 문제는 터지고 마는 바람에 월요일에도 자꾸 휴대전화를 들여봐야 했었다.


 첫 목적지로 광주를 정했던 이유는 월드컵때와 출장 이외에 제대로 방문해본 적이 없는 곳이기도 하고, 다음날 향할 광양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계획은 토요일 저녁에 광주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투숙, 다음날 정오쯤 광양 매화마을 및 구봉산 전망대(이 루트는 매화마을 교통 체증으로 포기) 찍고 여수로 넘어가 게스트하우스 투숙, 올라오는 길에 구례/남원을 찍고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토요일 아침에 듣고있는 외국어 수업중 걸려온 전화 덕에 하고 있는 일이 개판이 된 것을 파악하였고, 그놈의 오늘 아니면 안된다 주의에 미쳐있는 헬조선 노동문화 덕에 여행 시작전부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연차를 취소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무실에 붙어 있어야만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고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는 (빌어먹을놈의) 스마트폰이 있었기에 일단은 점심 식사후 차를 끌고 광주로 향했다.


 차를 갖고 여행을 다니다보면 그 도시에서 마주치게 되는 운전자들을 보고 그 도시에 대한 첫 인상을 갖게 된다. 광주 시내에 들어오자 마자 나를 맞이해준건 성질급한 택시기사들의 숨넘어가는 클락션 소리, 그리고 빨간불에서 정차하자 사람이 안건너가는데 왜 멈추냐는 의미로 보이는 마티즈 운전자의 더러운 클락션 질이었다. 썩 좋지 않은 첫인상과 더불어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가볍게 주변 산책을 하고, 야시장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을 할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안주를 다른 가게에서 사와야 했기에 술을 주문하고 안주를 사러 돌아다녀야 했다. 처음부터 반겨준(?) 인간들 덕에 딱히 더 하고 싶은 것은 없어졌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버스기사와 한 판 붙고 있는 승용차 운전자 한 마리가 보였다. 덕분에 2차선 도로 전체가 늦은 시간에 어울리지 않게 꽉 막혀있었다.


 둘째 날에는 늑장을 부리다, 유명하다는 제과점에 들러 빵을 조금 산 후에 예전에 출장으로 방문했을때 가봤던 식당으로 향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발전보다는 퇴보한 느낌, 근처에 존재하던 나름 괜찮았던 카페들은 전부 다 문을 닫았는지, 전부 비슷비슷한 종류의 식당들로 변해있었다. 덕분에 딱히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차에 시동을 걸고 광양 매화마을을 향해 떠났다.


ps.  광주라는 도시는 인근 지역을 여행할때 저렴한 숙소를 찾기에는 좋은 장소이나 그 외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관광지도나 책자를 봐도 개인적으로 저기는 꼭 가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없었고, 기억에 남는건 역시나 개같은 운전문화 정도?(클락션을 나팔처럼 활용한다. 오죽하면 숙소에서 자는 도중에도 몇 번씩 그런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음식이야 지역이 지역이니 만큼 어딜가든 기본 이상은 한다.
 





posted by Bogdanovic
2017. 2. 27. 00:21 여행

 고심끝에 4월 중순 도쿄행 비행기표를 발권하기로 했다. 연차가 몇 개 안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몇 개 더 있는 것으로 확인해서 3박 4일로 다녀오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벚꽃이 절정인 시기는 아니지만 내년에 또 가면 되는거니까 봄에 다시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도쿄는 예전에 요코하마 출장 때문에 처음 가본 이후로 2014년 캐나다 여행갈 때 비행기가 연착되어 반강제 여행 한 번, 그리고 퇴사 후 사업 준비할 때 짧게 한 번 다녀온 것 까지 치면 이번이 4번째 방문이 되겠다. 갈 때마다 다 다른 길로 다녀서 겹친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가마쿠라쪽도 다녀올 생각이다. 시간이 되면 출장 갔을 때 잠깐 구경만 했던 요코하마에서 시간을 더 보낼 생각도 있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니 이제 슬슬 달력을 보며 올해엔 어딜 다녀오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3월에는 좀 복잡한 일이 월초에 있는데 해결되는대로 머리나 좀 식히러 여수나 순천쪽으로 다녀올 생각이다. 월요일 연차 하루 내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생겨서 혼자 여행가기도 훨씬 좋아졌으니 말이다.


 5월에는 임시공휴일 여부에 따라 계획이 복잡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미리미리좀 알려주면 계획도 미리 짤텐데, 이도저도 아닌게 되어버리면 뭐 그냥 허리띠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는 수 밖에 없지. 내수경기를 생각한다면 월급 올려주고 휴일 더 주는 것 만큼 좋은 해결책이 또 있을까?


 가을에는 독일이나 슬로베니아쪽 여행을 생각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밑그림은 그리지 않은 상태인데, 봄이 지나 날이 좀 더워지면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 같고, 연말에 남은 연차 몰아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곳도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추석주엔 이미 나갈 사람들은 비행기표를 다 사놔서 비정상적인 가격을 지불해야만 외국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시기에 나가는건 포기한 상태다.


 이제 슬슬 겨울잠에서 깨어나 신나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차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는 것 같다.


 



posted by Bogdanovic
2016. 3. 27. 16:26 여행

 매년 봄이 되면 군항제 기간을 살짝 피해서 진해에 내려가곤 했다. 지인들이 있기도 하고, 같이 봄나들이 갈 친구들이 모이면 함께 내려가곤 했는데 작년 봄에는 스케줄이 살짝 틀어져서 혼자 가게 되었다. 시기도 마침 창업준비로 한창일 시기라 주말 내내 시간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같이 준비하던 친구 사정으로 인해 이틀의 여유가 생기게 되어 주저없이 출발을 결정한다. 그때 잠깐 잊었던 것이 있다면 그 날이 군항제 기간에 걸쳐 있었다는 것이다.


 출발 직전까지 같이 갈까 고민하던 친구는 결국 불참통보를 하게되어 혼자 출발하게 되었다. 아침 9시에 출발하며 내비를 찍어보니 얼추 4~5시간이면 갈 거리로 나왔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주유소에 먼저 들러 기름을 가득 넣고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토요일 아침이라 서울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상습 정체구간을 빠져나가니 생각보다 막히지 않아 가는 길이 제법 수월할 것 같았으나 그것도 잠깐동안의 착각이었다.


 마산방면 영산휴게소에 도착한게 오후 1시쯤, 점심식사를 마쳤다. 출발시에도 맑지 않았던 하늘이 이제는 제법 어두워졌다. 식사를 마치고 한 시반쯤 출발하며 내비를 보니 46분 정도 남았다고 나온다. 조금 더 달려 서마산 IC 근처에도 가기 전부터 이미 정체가 시작된다. 차를 돌려 동마산으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시내까지는 제법 수월하게 들어갔으나 거기서부터 기나긴 정체가 시작된다. 내비에 찍혀있던 남은거리 19.6km는 2시간이 지난 후 10.6km로 바뀌어 있었고 비까지 내렸다.


 장복터널에 도착했을 때는 5시 반 정도가 되었다. 비오는 차 속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운치가 있었으나 일단 내 도착이 늦어지니 지인들의 스케줄도 꼬이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 남아있는 내비 사진들은 지인들에게 내가 지금 어디쯤 왔는지 알려주기 위해 찍었던 것들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이렇게 내비 사진을 많이 찍은 적도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오후 7시가 다 되어서야 경화시장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고, 주차장과 같았던 곳을 벗어나 약속장소에 도착한 것은 7시 반이 다된 시간이었다.(차를 구입한 후로 에코 작동시간이 2시간 반을 기록한건 이때가 처음일 것이다.)


 뜻밖의 장시간 운전과 비, 그리고 늦은 시간덕에 도착한 당일에 할 수 있는 것은 식사와 음주가 전부였다. 차는 지인의 집 근처에 대고 마음편히 술잔을 기울였다. 군항제가 낀 주말에 차를 몰고 방문하는 미친짓을 어쩌다 보니 해내고 말았다. 그리고 평일에 휴가를 낼 수 없다면 이런 실수는 두 번다시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이 군항제가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었으니 이 시기에 내려간 것이긴 하지만. 솔직히 이 사람들 아니었으면 이 시기에 마땅히 잠들 곳을 구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다음날이 되니 비는 그쳤으나 전날 같이 몰려왔던 구름들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화창한 날씨가 아쉽긴 했지만 바로 다음주가 되면 다 떨어질 벚꽃들을 제때에 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해야지. 아마 다음에 올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KTX를 이용하거나 금토 혹은 일월요일 스케줄로 와야 할 것이다. 봄철에 어딜가든 사람이 적은 곳이야 없겠지만 토요일에 방문할 생각이 있다면 일단 어마어마한 차량들 사이에서 장시간 아무것도 못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전날에도 마산 들어가기 직전에 휴게소에 갔기에 그 오랜시간을 차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경치가 꽤 볼만한 것은 사실이지만 10시간씩 도로에 갇혀서 고생하면서까지 볼만한 풍경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주말만 피할 수 있다면, 그래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을 주말 밖에 낼 수 없다면 차라리 금요일 밤에 출발하는 일본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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