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Bogdanovic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푸틴'에 해당되는 글 1

  1. 2015.12.14 201409 몬트리올 첫 날
2015. 12. 14. 04:32 여행

 알람소리에 눈이 바로 떠졌다. 2시간 반 밖에 잘 수 없었지만 시차적응이 안된 탓인지 몰라도 작은 소리에 바로 깬 것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알람 놓고 잠들기가 참 뭐한데, 일부러 소리는 죽여놓고 이불이나 베게 밑에 휴대전화를 넣어둔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소리를 끈다. 확실히 게스트하우스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이는건 나밖에 없다. 토요일 밤에는 밤 늦게까지 즐기는 주로 선진국에서 온 여행자들은 게스트하우스에서도 가장 늦게 일어나는 부류이다. 짧은 휴가를 원망할 수 밖에.

 

 새벽에 도착해서 하지 못했던 샤워를 마치고 외출준비를 했다. 같이 쓰는 방에서 새벽에 샤워소리를 내는건 민폐다보니 도착과 동시에 바로 침대로 향했으니까 꽤 오랜 시간만에 씻는 것이다. 저녁에는 바가 되는 식당에 내려가 아침식사를 때우고 로비로 올라와 8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숙소 밖으로 나가면 인터넷이 끊기게 되니 그 동안 메일 및 소셜미디어를 확인한다. 체크인 할 때 봤던 게스트하우스 직원은 어느새 퇴근했는지 다른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게 보인다. 잠깐 시간을 내서 숙소 근처의 마트에 가보니 다행히 문을 열었다. 언제 잃어버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네다에서부터 안경닦는 천이 보이질 않는다. 직원에게 안경 닦는 것을 물어보니 한참 생각하다 나를 2층으로 데려가더니 짧은 영어로 설명을 해준다. 역시 내 불어는 여기선 먹히지 않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상품을 보니 습식으로 1회용 천이 여러개 묶음인 것이다. 아쉬운대로 하나 구입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시간이 되자 가이드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도 나타난다. 아마도 여러 게스트하우스에서 모인 사람들인 것 같다. 다음으로 이동하는 장소가 다른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것으로 보아 여기가 마지막인듯 하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는데 몬트리올 출신으로 밴쿠버에서 생활했고, 이스라엘에서도 살았다는 것으로 보아 유대인인것 같다. 영어발음은 불어권 사람 치곤 괜찮은 편이다. 일행 중에 혹시 프랑스어 하는 사람 있냐고 묻더니 영어와 프랑스어를 섞어서 설명해준다. 물론 처음에 자기 발음이 이상하지 않냐고 하더니만, 당신들도 여기 몇 달 살면 자기처럼 프랑스어 하게 될거라는 농담도 가볍게 던진다. 무리중엔 리옹에서 온 프랑스인 3명, 그리고 쌩뚱맞게도 한국에서온 나까지 4명이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고 손들었다.


 무료로 진행되는 투어지만 숙소의 위치가 좋다보니 걸어서 어지간히 유명한 장소들은 다 돌아볼 수 있었다. 북미에 왔는데 거리의 간판이 온통 프랑스어로 되어 있고, 영어가 안보이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이 가이드는 중간에 셀린 디옹에 관한 얘기도 적당한 농담을 섞어서 해준다. 현지인들이 해주는 이런 투어는 정말 알짜배기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이런 투어를 할 때 외국어를 전공했던게 잘한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입사지원 광탈할때와 전혀 다른 감정)


 오전의 투어는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마무리된다. 팁 개념으로 마지막에 자발적으로 얼마씩 주면 된다. 중간에 캐나다의 팁 문화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줬는데, 무리 중에 호주사람 있냐고 하더니 거기는 시급이 15달러나 되니까 팁이 필요없지만 캐나다는 시급이 거기만 못해서 팁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당시 케벡주 최저 임금은 10.25달러였다. 한국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 시급이지만 생활물가는 한국의 두배 수준은 아니니 우리가 얼마나 적은 돈을 받으며 노동력을 바치고 있는 것인가를 머나먼 곳에 가서 생각하게 된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와 미리 검색해둔 푸틴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유명한 공원이 있다길래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가을의 몬트리올은 뭔가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다. 한국도 날씨가 좋기는 하지만 이곳의 공기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유쾌한 기운이 느껴진다. 일요일 오후에 한가롭게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유럽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아침에 투어에서 본 것들도 그렇고 이곳 분위기는 나중에 가게될 토론토와는 완전히 다르다. 유럽, 프랑스에 더 가까운 모습이란 말이 허언은 아닌 것이다.


 푸틴은 감자튀김과 여러가지 음식을 버무린 것으로 우리에겐 식사보다는 맥주 안주로 어울리는 음식이다. 가이드가 오전에 설명해주기로는 어느 영국인 여행자들이 몬트리올에 여행와서 식당들이 다 문닫은 시간에 어느 식당에 가서 남은 재료를 그냥 넣고 아무거나 달라고(Put it in)했던 것에서 유래했다나. 이태원에도 이걸 파는 식당이 있다고 하니 어떤 음식인지 맛보기는 어렵지 않은 편이라 하겠다. 다만 간이 좀 짠 편이다. 맥주나 기타 다른 음식을 시키지 않았다면 다 못먹었을 것 같다.


 식당에 도착하니 유명한 식당답게 대기줄이 길다. 하지만 오래 먹는 음식이 아니다보니 테이블 회전은 빠른편. 생각보다 빠르게 순서가 찾아왔고, 약간 늦은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여행 첫 날이라 그런지 아직 시차적응이 완벽하게 되지 않아서인지 조금 어색하긴 하다. 한국 시간으로 대략 새벽 3시였으니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장시간 비행의 피로와 시차부적응 그리고 2시간 반 밖에 안잔것 때문인지 피로가 몰려온다. 일단 첫 날이니 무리하지 않고 숙소에 돌아가서 잠깐 쉬고 다시 나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길로 바로 숙소로 돌아온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12 하코다테로 가는 길  (0) 2015.12.28
홋카이도 여행 예정  (0) 2015.12.15
201409 몬트리올도착  (0) 2015.12.12
201409 도쿄 경유  (0) 2015.12.11
201409 몬트리올 가는 길  (0) 2015.12.10
posted by Bogdanovic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