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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에 해당되는 글 1

  1. 2013.07.16 정상적인 삶이란 무엇일까?2
2013. 7. 16. 01:02 사는 이야기

 요즘 종종 들어가는 까페에서 재미난(?) 댓글을 보았다. 결혼을 꼭 해야 하냐는 글에 달린 댓글 중 하나였는데 요는 결혼을 안하는 것이 비정상적인거고 애를 안낳는 것은 국가적 비극이란다. 30대 중반까지 홀로 살고 있으며 결혼을 한다 해도 딱히 애를 가질 생각이 없는 나는 순식간에 나는 비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매국노가 되어버렸다. 할렐루야. 이런 꼰대들 머리속에는 과연 무슨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얼마전 새벽에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듣던 라디오 방송에서 어떤 여성 청취자가 자신은 별로 뜻이 없는데 주변에서 자꾸 나이먹었으니 선보고 결혼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사연을 보낸 것이 생각이 난다. 그때 DJ가 받아친 것이 걸작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남들을 통해서 자신의 삶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사람들이니 그런 사람들 말 들을 필요 없이 자신의 뜻대로 살라는 것이 요지인데 달리는 차 속에서 혼자 탄성을 지르게 하는 말이었다. 이 말이 내가 보기엔 정답이다.

 내가 비록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하지만 생활비 등을 제외하고 한 달에 정기적으로 저축할 수 있는 돈은 그렇게 많지 않은편이다. 혹자는 그 마저도 배부른 소리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솔직히 월급쟁이의 삶이라는게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 한 달에 50을 저축하든 100을 저축하든간에 이대로 살다가는 우리 부모님 세대는 30대 후반 40대 초반이면 할 수 있었던 내집마련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빚을 낸다면? 죽을때까지 빚갚다 인생 종치겠지. 요즘 집값이 얼만데, 결혼은 그리고 누구돈으로 할건데? 어지간한 직장인 연봉정도의 돈이 단 하루의 이벤트를 위해 날아가버린다.(물론 일부 회수는 한다고 치지만)

 일단 덮어놓고 결혼부터 했다 치자, 그리고 혹시라도 실수로 아이라도 생기게 된다면? 국가에서 쥐뿔도 안해주는 이런 나라에서 돈도 없는게 애를 낳는 것은 말 그대로 죄악이다. 스스로 알아서 흥부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무슨돈으로 애를 먹이고 키우나. 월급은 정해져있고 둘이 번다치면 애는 누가보고? 프랑스처럼 베이비 시터를 국가에서 구해주나? 유치원부터 내돈내고 보내야 하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가 않던데, 게다가 초등학교는? 중학교는? 고등학교는? 그리고 이 나라에서 애를 키우는데 학교만 보내면 끝인가?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지?

 덮어놓고 환경탓만 한다고? 뭐 보기에 따라선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궁창에서 민물고기가 나오는거 봤나?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마음놓고 결혼하고 출산하고 애들 교육시키냐. 긍정도 지나치면 정신병에 가까워 보이더만. 어떠한 상황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은 내가 알기론 미친놈들 뿐이다. 아니면 조커같이 입이 찢어진 사람이던가. 근거없는 긍정적인 마인드, 이건 종교적인 믿음에 가깝다. 차라리 2천년을 기다린 예수재림을 믿어라. 어차피 안이뤄지는건 마찬가지자만 왠지 오래된건 폼나 보이잖아?

 솔직히 이런 노동지옥에서 사는 것 자체도 짜증이 난다. 퇴근시간은 정해져있지 않고 출근시간만 지켜야 하는 미친조직. 그 조직속에서 2~3인분의 일을 처리하는게 당연시되고, 규정대로 퇴근하면 일이 없다고 뒷담화까는 미친 문화. 이런 배경 속에서 토요일에 출근 안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운좋은 케이스가 되어버린 미친 사회. 이 속에서 남들처럼 결혼하고 빚내서 집사고 애낳아서 번돈 다 사교육에 탕진하며 살아가라고? 미쳤어? 제정신이야? 아님 내가 호구로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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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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