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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7 201504 진해, 군항제, 벚꽃
2016. 3. 27. 16:26 여행

 매년 봄이 되면 군항제 기간을 살짝 피해서 진해에 내려가곤 했다. 지인들이 있기도 하고, 같이 봄나들이 갈 친구들이 모이면 함께 내려가곤 했는데 작년 봄에는 스케줄이 살짝 틀어져서 혼자 가게 되었다. 시기도 마침 창업준비로 한창일 시기라 주말 내내 시간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같이 준비하던 친구 사정으로 인해 이틀의 여유가 생기게 되어 주저없이 출발을 결정한다. 그때 잠깐 잊었던 것이 있다면 그 날이 군항제 기간에 걸쳐 있었다는 것이다.


 출발 직전까지 같이 갈까 고민하던 친구는 결국 불참통보를 하게되어 혼자 출발하게 되었다. 아침 9시에 출발하며 내비를 찍어보니 얼추 4~5시간이면 갈 거리로 나왔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주유소에 먼저 들러 기름을 가득 넣고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토요일 아침이라 서울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상습 정체구간을 빠져나가니 생각보다 막히지 않아 가는 길이 제법 수월할 것 같았으나 그것도 잠깐동안의 착각이었다.


 마산방면 영산휴게소에 도착한게 오후 1시쯤, 점심식사를 마쳤다. 출발시에도 맑지 않았던 하늘이 이제는 제법 어두워졌다. 식사를 마치고 한 시반쯤 출발하며 내비를 보니 46분 정도 남았다고 나온다. 조금 더 달려 서마산 IC 근처에도 가기 전부터 이미 정체가 시작된다. 차를 돌려 동마산으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시내까지는 제법 수월하게 들어갔으나 거기서부터 기나긴 정체가 시작된다. 내비에 찍혀있던 남은거리 19.6km는 2시간이 지난 후 10.6km로 바뀌어 있었고 비까지 내렸다.


 장복터널에 도착했을 때는 5시 반 정도가 되었다. 비오는 차 속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운치가 있었으나 일단 내 도착이 늦어지니 지인들의 스케줄도 꼬이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 남아있는 내비 사진들은 지인들에게 내가 지금 어디쯤 왔는지 알려주기 위해 찍었던 것들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이렇게 내비 사진을 많이 찍은 적도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오후 7시가 다 되어서야 경화시장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고, 주차장과 같았던 곳을 벗어나 약속장소에 도착한 것은 7시 반이 다된 시간이었다.(차를 구입한 후로 에코 작동시간이 2시간 반을 기록한건 이때가 처음일 것이다.)


 뜻밖의 장시간 운전과 비, 그리고 늦은 시간덕에 도착한 당일에 할 수 있는 것은 식사와 음주가 전부였다. 차는 지인의 집 근처에 대고 마음편히 술잔을 기울였다. 군항제가 낀 주말에 차를 몰고 방문하는 미친짓을 어쩌다 보니 해내고 말았다. 그리고 평일에 휴가를 낼 수 없다면 이런 실수는 두 번다시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이 군항제가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었으니 이 시기에 내려간 것이긴 하지만. 솔직히 이 사람들 아니었으면 이 시기에 마땅히 잠들 곳을 구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다음날이 되니 비는 그쳤으나 전날 같이 몰려왔던 구름들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화창한 날씨가 아쉽긴 했지만 바로 다음주가 되면 다 떨어질 벚꽃들을 제때에 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해야지. 아마 다음에 올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KTX를 이용하거나 금토 혹은 일월요일 스케줄로 와야 할 것이다. 봄철에 어딜가든 사람이 적은 곳이야 없겠지만 토요일에 방문할 생각이 있다면 일단 어마어마한 차량들 사이에서 장시간 아무것도 못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전날에도 마산 들어가기 직전에 휴게소에 갔기에 그 오랜시간을 차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경치가 꽤 볼만한 것은 사실이지만 10시간씩 도로에 갇혀서 고생하면서까지 볼만한 풍경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주말만 피할 수 있다면, 그래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을 주말 밖에 낼 수 없다면 차라리 금요일 밤에 출발하는 일본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posted by Bogd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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