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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단속'에 해당되는 글 1

  1. 2013.09.11 연차
2013. 9. 11. 01:34 사는 이야기

 한국 기업들이 연차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흔히 쓰는 꼼수중에 연차사용 촉진제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회사에서 연차를 쓰라고 메일이나 공고만 몇 번 띄워주면 사원들은 회사에서 쓰라는데도 안쓴 모양새가 되어 수당을 안줘도 되는 지랄리스틱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걸맞는 제도가 아닐 수 없다. 덕분에 1년 중 15일의 연차는 안쓰면 그대로 하늘로 날아가버리게 되었고, 작년에 설마하다 날려먹은 수당이 12일분은 된다. 과연 한국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지구상에 또 어디 있을까 싶다.

 그래서 무리를 해서라도 꾸역꾸역 1달에 한 번 이상은 쉬려고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월/금은 피하라 하고 월말은 피하라 하니 절름발이 휴무가 될 수 밖에 없다. 간신히 쉬는 날을 잡는다 하더라도 사무실에 있는 인간들이 편히 쉬도록 가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애초에 워낙 인력구성을 빠듯하게 잡다보니 한 두명 쉬면 일이 잘 안되는 구조이긴 하지만 노동후진국 대한민국이니까 쉬면서도 일해야 하는 이상한 현상을 겪어야 한다.

 오늘도 이런저런 이유로 얻어낸 애매한 연차휴무, 오전/오후 통틀어 몸만 회사 밖에 있었지 일은 일대로 하는 엿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물론이다. 아주 극장에 영화라도 보러 들어가면 난리들이 난다. 돌대가리에 고집만 센 아줌마 상사덕에 이런 스트레스는 아주 배가 되고 있다. 이 인간때문에 그만두고 부서까지 바꾼 사람들이 몇이던가. 내 인내심도 이제 슬슬 한계가 오고 있다. 아니, 한계는 진작에 왔는데 폭발시킬 시점마다 사건이 하나씩 터지면서 그냥 그렇게 넘어간 셈이다.

 아무튼 지랄같은 기분으로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서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차에 있다보니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었다. 일단 자유로를 타고 해이리쪽으로 향했다. 서울 시내에서 주차를 하고 책을 볼만한 마땅한 북카페를 아직 찾지 못해서 무조건 북쪽으로 밟았다. 그리고 그냥 아무 카페에 주저앉아 비싼 커피 한 잔을 시키고 학원 과제/평소에 사놓고 못봤던 소설책을 펼치는데 또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한다. 우연인지 몰라도 주차장에서 카페에 올 때는 잠시 비가 그쳤었다. 그렇게 노닥거리며 영화표를 예매하고 시간을 때웠다.

 비교적 여유있게 출발한다며 5시 반쯤 출발을 했는데 신도림에 도착한 것은 7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 카페에 있을 때는 가만 있던 핸드폰으 운전을 시작하니 발악을 하기 시작한다. 또다시 업무다, 이럴거면 뭐하러 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럴거면 그냥 쉬게 하지 말고 수당을 주던가 해라. 양아치같이 이게 뭔지? 우여곡절 끝에 극장에 와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상영관에 들어갔다. 그리고 2시간이 지난 후 극장을 나서니 난데없는 음주단속. 지하차도에서 음주단속은 벌써 2번째 같은데 바로 앞에 차량 운전자가 한 잔 하고 운전하다 제대로 걸린거 같다. 운전자 내리고 경찰이 차 옆으로 뺀다. 술쳐마셨으면 차몰지 마라 좀. 죽고 싶으면 혼자 죽던가 남까지 죽일 놈들이지.

 단속을 가볍게 통과한 후 길건너 마트에서 우유 및 기타 식료품을 좀 사고 집으로 귀가. 도중에 휘어져 올라가는 오르막길이 있는데 3차선에서 술을 쳐마셨는지 빵빵대는 미친놈 등장. 가운데 손가락 가볍게 날려주고 길따라 귀가하는데 저런 것들은 대가리에 뭐가 들었는지 매우 궁금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아까 미친 추월하던 새퀴도 하나 있었는데 블랙박스 영상에 잡혔는지 찾아봐야겠다. 이렇게 오늘 하루는 마무리가 된다. 그리고 내일은 다시 출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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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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