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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1. 02:38 여행

 몬트리올 경기 입장권 예매는 정말 쉽다. 홈페이지에서 클릭 몇 번이면 결제는 물론이고 E-티켓으로 발행도 되니 출력해서 가져가면 된다. 내가 산 티켓은 본부석 반대편 정중앙쪽이었는데 캐나다 달러로 50불이 조금 안되는 가격이었다. 축구가 아직은 크게 인기있는 스포츠가 아니다보니 표 구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홈구장인 스타드 사푸토(Stade Saputo)는 2만석이 조금 넘는 축구 전용 경기장이다. 사푸토라는 몬트리올 기반의 유제품 회사에서 갖고 있으며, 이탈리아 이민자인 쥬세페 사푸토가 설립한 회사라 하니 사퓌토가 아닌 사푸토라 적도록 하겠다. 경기장 자체는 제법 유럽 느낌이 난다. 2만석의 아담한 규모 답게 지붕이 경기장 전체를 가리지는 않으며, 딱 구단 규모에 걸맞는 축구 경기장이다.


 경기를 예매할때는 티에리 앙리나 팀 케이힐도 원정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있는 주말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당시 뉴욕 레드불스의 스타플레이어라 할 수 있었던 앙리, 케이힐, 브래들리 라이트-필립스 모두 몬트리올에 오지도 않았다. 덕분에 살짝 김이 빠진 경기가 된 셈이고, 이때 이렇게 여유부리던 뉴욕은 결국 몬트리올에 밀려서 조별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만다.


 아무튼 숙소에서 스마트폰 충전도 하고, 좀 더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다. 경기장 주변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파는 피자 한 조각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경기장으로 향했는데 뭐라도 올 것 같은 날씨였다. 출력해온 티켓을 보여주고, 보안검사를 마치는 과정 자체는 어디를 가나 비슷하다. 제법 일찍 도착하여 경기장 주위를 둘러보고 자리를 찾아갔다. 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도 꽤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다른팀들과 마찬가지로 상대팀 선수 소개는 간단하게 이름만 읽어주는 수준에서 끝나고, 몬트리올 소속팀 선수들은 사진과 더불어 화려한 영상으로 구성된 소개가 이어진다. 평일 저녁 경기인데도 뉴욕에서 한 무리의 팬들이 원정을 온 것이 보였다. 반대편 골대 뒤에는 유럽 스타일의 응원을 펼치는 팬들이 생각보다 많아보였다. 특히 마르세유팬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Aux armes! 외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머리수에서 차이가 나다보니 물론 OM의 그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경기 시작 직전부터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한다. 우산을 따로 안갖고 간데다 좌석이 앞줄이다보니 내리는 비는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없었다. 비가 많이오는 영국 갈 때 구입했던 외투덕에 상의는 크게 젖지 않았지만 가을비를 계속 맞다보면 어느 순간 추위도 엄습해온다. 경기는 몬트리올 팬들의 영웅과도 같은 마르코 디 바이오가 전반 초반에 터트린 선제골로 앞선채로 전반이 마무리 된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다보니 다들 자리를 떠서 밖으로 피신하고 있다. 아무래도 경기장 지붕이 가려주는 부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하프타임에라도 비를 피하고 있는 것이 여러모로 좋긴 하다. 문제는 비가 내린 자리에 다시 앉아야 한다는 것인데, 일단은 당장 내리는 비를 피하고 봐야 한다. 후반 시작 시간이 다되어 자리로 돌아가니 역시나 자리에 물이 흥건하다. 하지만 경기는 봐야하고, 뒷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방해해도 안되니 대충 물기를 날리고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경기는 몬트리올이 골과 비슷한 장면을 두 세번 연출하다가 승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해외에서 관람한 축구 경기에서 홈팀이 이기는 것은 퍼스 글로리에 이어서 두 번째다. 그 전해에 런던에서 봤던 토트넘-뉴캐슬 경기를 비롯해서 유럽에서 봤던 경기들은 하나같이 홈팀들이 패배하는 바람에 경기가 끝나고 거의 도망치다시피 경기장을 떠나야 했는데, 이런 날엔 그럴 필요가 없다. 보러간 경기의 홈팀이 이기는 것이 나같은 사람들에겐 무조건 좋은 것이다.


ps. 찾아보니 그때 관전했던 경기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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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gdanovic
2016. 2. 23. 03:13 여행

 모처럼 자유여행으로 하루 비워둔 날이다. 다음날이면 토론토로 떠나야 하기에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이곳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지인이 추천해준 L'Oratoire Saint-Joseph du Mont-Royal(로라투아르 생-조제프 뒤 몽-루아얄, 루아얄산의 생-조제프 성당 정도 되려나)를 비롯하여 시장과 올림픽 경기장등을 돌아볼 생각이었다. 날씨는 오전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저녁엔 비 예보도 있었다. 저녁엔 축구 경기를 보러갈 예정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인 생-조제프 성당은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야 한다. 몽 루아얄이라는 호칭이 있다시피 도착해서도 만들어진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올라오면 몬트리올 시내가 제법 잘 내려다 보인다. 중앙에는 걸어서 올라가면 안되는 계단이 하나 있는데, 무릎을 꿇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성당주변 풍경은 한적한 공원 분위기다. 천천히 성당과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점심은 쁘띠뜨 이딸리(Petite Italie) 구역에서 먹기로 했다. 올림픽 경기장은 시 외곽에 있었고, 이 구역에 있는 시장도 구경할 생각이었다. 작은 이탈리아라는 이름 답게 이곳에 오면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온듯한 느낌이 든다. 가게 간판도 어느덧 프랑스어에서 이탈리아어로 바뀌기 시작한다. 천천히 거리를 구경하고,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해결했다. 여행을 오면 어디어디서 반드시 뭘 먹겠다고 정하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다보니 이렇게 얻어걸리는 식당들이 제법 괜찮을 때가 많이 있는 편이다.


 식사를 마치고 향한 올림픽 공원의 경기장은 과거에는 종합운동장이었으나 이제는 지붕을 덮은 돔구장이 되었고, 독특한 모양은 전망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 곳에 오르면 몬트리올 시내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으며, 몬트리올의 스포츠 역사에 대한 전시물고 관람이 가능하다. 아직도 축구경기나 공연이 열린다 하고, 몽레알 알루에뜨라는 이름의 캐나다축구(라고 하는데 미식축구의 캐나다식 변형이 아닐까 싶다.)팀도 과거에 홈구장으로 이용한 모양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바로 옆에 대형 영화관이 하나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앵팍 드 몽레알(Impact de Montréal)의 홈구장인 사푸토 경기장이 있다. 경기 시작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았으므로 기념품샵에 들어가 머플러 하나를 구입했다. 은퇴한지 한참된 칸나바로의 이름이 마킹된 셔츠도 아직 판매중이다. 팀의 주요 선수는 이탈리아 국적의 마르코 디 바이오(Marco Di Vaio)였다. 예전에 위닝일레븐 할 때 발렌시아 잡고 재미좀 보던 시절 즐겨 사용하던 선수다. (탄탄한 수비진과 아이마르, 디 바이오, 비야의 공격진이 제법 쓸만했다.)


 경기장 가는 길을 알아놓은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 주변 시장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고, 첫날 건성으로 지나쳤던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말 그대로 여유롭게 산책하는 오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이 조금씩 흐려지는 것이 아무래도 뭔가 오긴 올것 같긴 한데 구름이 그렇게 많지 않아 우산은 따로 챙기지 않기로 했다. 비가 안오는데 손에 뭔가 들고다니는 것 만큼 귀찮은 일도 없으니 말이다. 어떤 도시를 떠나기 전 날에는 이렇게 산책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이드북에서 정해진 코스를 따라 도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냥 여유를 갖고 눈에 보이는대로, 마음이 내키는 대로 걸으며 이별을 앞둔 도시의 풍경을 눈에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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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16. 02:51 여행

 두 번째 날 일정은 케벡시(Ville de Québec)투어였다. 참고로 퀘벡이라는 표기는 영어식 발음에 따른 표기라 할 수 있다. 프랑스어의 Q(퀴)는 항상 u(위)와 함께 표기하는데 발음도 그렇고 우리말 표기시 u는 없는 것 같이 처리하는 것이 맞다. 같은 원리로 파리의 노트르담의 등장인물 Quasimodo는 콰지모도가 아니라 카지모도가 맞는 표기다. 아무튼 몽레알(몬트리올)에서 케벡까지는 차로 3시간이 조금 못되는 거리다. 내가 예약한 투어는 숙소로 아침 8시에 픽업을 오는데, 이 차를 타고 시내의 관광안내 센터로 가게 된다. 여기서 예약 내역을 보여주면 진짜 표를 발권해주면서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소 중에 어디로 몇 시까지 가면 되는지 알려준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관광안내 센터에 있는 기념품들도 구경했다. 여행 일정 초반에 기념품 구입은 하지 않는 편이라 그냥 어떤 것들이 있는지만 둘러보며 버스를 기다렸다. 시간이 되자 큰 버스가 이어서 두대가 오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인원 조정을 한 뒤 출발을 하게 된다. 현지 투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진행되며, 가이드들은 케벡 출신으로 캐나다의 다른 도시나 외국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프랑스어도 영어도 제법 알아듣기 어렵지 않은 편이다.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타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물론 휴게소이다. 베트남에서 갔던 투어와 같이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가지는 않고 그냥 일반적인 휴게소다. 간단하게 일을 본 후 처음 향한 곳은 몽모랑시 폭포(Chute Montmorency)다. 케벡 시내에서는 살짝 떨어진 곳에 있어서 케벡시내에서 차로는 20분 내외로 걸리는 거리지만 대중 교통으로는 1시간 정도 봐야 할 것 같다. 폭포 구경을 마치고나면 시내의 주요 포인트를 돌며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시내의 차들이 갑자기 막혀서 보니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Musée de la civilisation 화재는 캐나다 현지 뉴스에도 보도될 정도였다.)


 투어에 옵션으로 크루즈가 있었다. 이 것을 선택하면 다른 사람들이 시내 자유관광을 하는 동안에 배를 타고 생 로랑 강을 따라 케벡을 구경할 수 있다. 배를 타고 돌아오면 실제로 식사하고 시내를 자유롭게 구경할 시간이 빠듯하다. 다음에 다시 올 생각으로 이번에는 배를 타보기로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꼭 이런 투어가 아니라 자유여행으로 오고 싶은 곳이기에 못가본 곳은 다음에 오면 된다. 내가 탄 버스에서 크루즈투어를 신청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2명이었는데, 화재로 인해 길이 막히다 보니 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이 다소 지연되었다. 버스에 탔던 가이드는 배를 타는 곳 까지 동행한다. 같이 배를 타게 된 사람은 나이가 좀 많은 캐나다 다른 곳에 사는 남자였는데, 젊어서 아이슬란드에서 살았던 적이 있고, 지금도 친척들이 있다고 하는데, 비슷한 세대가 아니다 보니 배에서까지 같이 다니지는 않았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와서 식당을 하나 찾아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물론 맥주도 시켰다. 식당은 그냥 시내 중심에서 프롱트낙 성(Le Château Frontenac)이 보이는 곳이었다. 배를 탄 시간 만큼 자유여행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집결지에서 멀지 않고, 비교적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케벡에서 버스는 오후 5시쯤 출발하여, 몽레알 시내에는 8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버스 기사는 출발전에 목적지를 물어보고 그 거리 혹은 해당 숙소 입구까지 가서 승객들을 내려준다. 같은 버스에 한국인 관광객도 2명 정도 있었던것 같은데 남매같기도 하고 커플 같기도 해서 따로 말을 붙이지는 않았다.


 9월의 케벡 투어는 제법 괜찮은 선택이었다. 가이드도 9월이 여행하기엔 가장 좋은 계절이라 했고(이건 매달 바뀌는 멘트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한국의 가을 날씨 이상으로 포근하고 선선한 바람이 아주 좋았다. 도시의 풍경 또한 유럽스타일의 가이드의 설명을 빌자면 프랑스인들이 캐나다에 넘어오기 시작한 그 시대의 프랑스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크루즈의 가이드는 그 당시의 복장을 하고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아무튼 여행 일정이 짧아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이드 투어로 오게 되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따로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날씨도 유난히 사랑스러웠고, 풍경도 짧게 보고 넘어가기엔 모든 것이 아쉬웠다. 도시가 그렇게 크지는 않기에 1박 2일 정도의 일정이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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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16. 02:02 여행

 숙소에 돌아와 잠깐 눈만 붙인다는 것이 2시간 넘게 잠을 자고 말았다. 전날의 장시간 연착에 따른 새벽시간 도착, 그리고 바로 외출했던 것과 더불어 시차적응이 덜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오전에 외출했을 때 숙소로 돌아오면서 토론토가는 열차표를 예매했다. TGV처럼 인터넷 예매를 시도했으나 아직 E티켓 개념이 없다보니 현장에서 예매를 해야했다. 간 김에 열차역의 구조 및 탑승하는 법, 짐을 부치는 법까지 확인해뒀으니 남은 케벡에서의 일정은 편하게 계획대로 이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다음날엔 출발전에 예약해두었던 케벡시 투어를 다녀와야 했고, 그 다음날엔 천섬(Mille-Îles / Thousand Islands), 마지막날 저녁에는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는 것이 케벡에서의 일정이었기에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첫째 날 밖에 없는 셈이었다. 금요일이나 주말이 아니고는 9시만 되어도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에 남은 일정 동안에는 가급적 밤 늦게 외출을 자제할 생각이었다.


 공항도착 후 구입한 1일 교통권을 새벽 3시에 개시를 했기에 그날 저녁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우선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몽-루아얄(Mont-Royal)로 향했다. 지하철로 가면 기 콩코르디아역이나 필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는데, 가는 길에는 기 콩코르디아 역을 통해 가기로 했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지도를 펼쳐보고 있으니 한 아주머니가 와서 어디가는지, 뭐하러 가는지 물어보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다. 그 시간에 거기 왜 가냐더니 자기 딸도 그 시간에 종종 가긴 하지만 조금 늦은 시간 아니냐는 말을 덧붙인다.


 몽-루아얄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일단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조명시설이 없었다. 휴대전화의 플래쉬를 켜고 설치된 길을 따라 올라가야 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불빛과 마주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말했던 너구리들은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평소에 걷기나 오르막길 오르는 것을 기피했던 사람들이라면 제법 힘이 들 것 같은 코스를 따라 올라가니 샤를레 뒤 몽루아얄(Chalet du Mont-Royal)이 나온다. 겨울에 눈이 제법 내리면 올라가기 힘든 길일 것 같다.


 이 곳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내려온다. 낮에도 올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의 일정으로 볼 때 이번 여행에서 다시 오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9시가 다 된 시간이었지만 분위기는 꽤 늦은시간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거의 텅빈 거리를 걸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예상치 못했던 비행기 연착, 예상에 없던 도쿄 외출, 새벽 4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숙도 등 첫 날부터 여러가지 일이 많았지만 워킹투어를 비롯하여 생각했던 일정은 그럭저럭 소화한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에 물론 맥주와 간식거리를 약간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해외에서 보내는 휴가의 즐거움 중 하나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현지 맥주를 마시는 것, 첫 날 찍은 사진에는 맥주가 없긴 하지만 아무튼 이것 역시 해외여행의 즐거움 아닐까 싶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로 픽업 차량이 오기로 되어 있었기에 무리하지 않고 일찍 잠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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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12. 04:38 여행

 토론토에 도착한 시간은 최초 예정시간에서 정확하게 지연된 6시간 만큼 늦은 시간이었다. 올 때 지연된 시간에 대한 만회 같은 것은 애초에 계산에 없었던 것이다. 정정된 연결편 티켓도 그것을 감안하여 발행해준 것이었다. 장거리 비행때마다 늘 그래왔듯이 식사시 음료는 맥주로 달라하고 잠을 청하고, 영화를 보고, 다시 잠을 자다보니 현지 시각으로 밤 11시쯤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린다. 영어와 불어가 병기된 안내판을 보니 캐나다에 온 것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서 입국심사를 받는다. 질문은 의외로 간단. 뭐하러 왔냐, 어디갈거냐, 며칠 머물거냐 등등. 휴가왔고, 지금 나가면 몬트리올로 가서 5일, 토론토에서 2일 보내고 갈거다 정도로 설명하니 통과. 가방을 찾으러 갔다.

 

 입국심사를 통과해서 가방을 찾으러 가는 길에 에어캐나다에서 나온 일본인 직원이 각 목적지별로 분류된 연결편 티켓을 모아놓은 테이블 앞에 서있다. 하네다에서 정정된 티켓으로 발행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는지 몰라도 나는 해당이 되지 않아 그대로 직행하여 가방을 찾았다. 그리고 국내선 환승통로를 따라 가다가 목적지에 맞는 곳에 가방을 다시 보냈다. 이 정도는 자동으로 진행해도 될 것 같은데 아무튼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다시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국내선 탑승구로 향할 수 있다. 그런데 앞에 서있던 프랑스인 노부부를 직원이 불러 세우더니 가방에서 술병을 하나 찾아낸다. 환승과정에서 잠깐 가방을 다시 찾았을 때 뺀 것인지 모르겠지만 규정상 안된다며 직원이 그것을 압수한 후에야 통과시켜준다.


 보안검사까지 마치고 나오니 얼추 11시 반이었고, 몬트리올행 비행기 탑승 시간은 11시 55분이었다. 상점들도 대부분 문을 닫은 시간이긴 했지만 굉장히 빠듯한 시간이었다. 같이 안내되어 있는 다음 몬트리올행 비행기는 아침 6:30 출발이었으니 이 비행기가 조금만 늦었어도 첫째날 계획은 제대로 엉망이 될 번 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저녁 9시~10시 사이에 숙소에 체크인하여, 가방을 풀고 야경을 보러 외출하고 들어오면서 맥주나 한 두캔 정도 즐기는 것이었고, 다음날 아침부터 시내 구경을 할 생각이었다. 저녁 외출이야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이었지만 짧은 휴가일정상 다음날 아침 일정이 틀어지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었다.


 비행기는 0시 30분에 출발하여 한시간 반이 조금 안되어 몬트리올에 도착한다. 국내선이니 바로 짐을 찾으러가서 가방을 찾은 시간이 2시 5분 전이었다. 가방을 들고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프랑스어 일색이다. 영어와 병기된 것도 프랑스어가 먼저 나오고 영어가 따라나오는 식이었다. 미리 찾아본 정보에 따라 숙소 근처로 가는 버스를 타러 나갔다. 버스 출발 3분 전이었고, 기사에게 현찰을 내미니 현찰은 받지 않고 안에서 표를 사서 나오란다. 익숙하지 않은 자판기와 씨름하다 결국 1일짜리 교통권을 구입하여 밖에 나오니 버스는 이미 출발하고 없었다. 1일권을 구입한 이유는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바로 개시해도 저녁때까지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버스에 타려고 표를 사러간 사람이 있는걸 기사도 알았지만, 출발시간은 칼같이 지킨다. 덕분에 한 시간을 공항에서 보내야 했다. 공항에서 와이파이 연결이라도 안되었더라면 무슨재미로 버텼을지. 덕분에 가족에게 페이스타임으로 몬트리올 공항 모습을 전하고, 숙소에는 2시 버스를 놓쳤고 3시 버스를 타고 가야겠다고 메일을 보냈다.


 결국 숙소에 체크인한 시간은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당직이었는지 몰라도 새벽에 회신을 준 것은 다른 담당자였다. 아무튼 이 친구는 4시에 체크인 하는 나에게 아침 8시까지 로비로 나오면 워킹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씻고, 아침식사까지 하고 워킹투어에 나서려면 이제 잘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반 밖에 안남은 셈이다. 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알려준대로 방을 찾아갔다. 8인 도미토리라 정말 조심스럽게 침대를 찾아 짐을 풀었다. 우여곡절 끝내 마침내 나는 꿈에 그린것은 아니지만 파리 다음으로 가보고 싶어했던 바로 그 곳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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