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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월드컵경기장'에 해당되는 글 1

  1. 2017.06.10 20세이하 월드컵 직관기
2017. 6. 10. 00:52 축구

 이제 딱 2경기 만 남았다. 원래 계획은 전주에서의 잉글랜드-아르헨티나(이어지는 한국경기는 덤), 그리고 결승전(앞서 열리는 3/4위 결정전은 덤)만 보는 것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제주도에서 열리는 경기장 빼고는 다 돌아보게 되었고, 거의 10여년 만에 다시 돌아본 경기장 및 대회 준비에 대한 후기를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1. 전주월드컵 경기장

 작년 AFC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차를 갖고 가서 주차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기억으로 인해 일단 차를 숙소 근처에 두고 택시를 타고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토요일 오후 전주 한옥마을 근처에 주차를 하는건 애초에 포기를 해야 하는 일이었고, 약 2km정도 떨어진 치명자산 근처에 마련된 임시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만 했다. 한옥마을까지는 무료 셔틀버스가 다니긴 했지만 근처의 교통 체증은 출퇴근시간의 서울 시내 도로를 방불케 할 정도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부리나케 달려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보니 셔틀버스 운행 현수막이 보인다. 경기 끝나고 시내로 돌아올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싶었지만 버스정류장에 줄은 길어졌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버스는 오지 않는다. 1시간 정도 허비한 후에 간신히 택시앱을 통해 운좋게 잡은 택시를 타고 차를 세워놓은 곳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 


 - 경기장 주변으로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주차공간이 완비되어있지도 않다. 그렇다고 해서 임시주차장이나 대안 같은 것도 없다. 어떻게 가든 고생을 하게 되어있는 곳인데, 그나마 고생을 덜 하기 위해서는 차를 갖고 가는 것이 좋다. 최소 2시간 전에는 도착해서 주차장소를 선점해야 하며, 혹시라도 차도에다 주차를 했다면 며칠 후 국가에서 상품권을 하나 보내줄 것이다.(택시기사분이 경기중에 주차단속 차가 돌며 사진 찍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차를 갖고 내려갈 경우 호텔이 아닌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 경우 아주 일찍 도착하여 빨리 체크인부터 하고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주차시설을 더 많이 확보하던가, 트램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들어서기 전에는 경기보러 갔다 오는 것이 매우 큰 고통이 될 것 같다.


2. 인천축구전용구장

 이번 대회에 다녀본 구경중에 경기장 시설이나 대중교통/주차환경등 모든 면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곳이다. 주변의 공터는 물론이고 인근 학교 운동장까지 미리 임시주차장으로 확보해놓은 덕에 주말에 갔을때는 주차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경기장 크기가 전주에 비해 작고, 한국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비교적 사람이 덜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철역이 경기장에서 매우 가까운 것만 해도 매우 편리한 환경이라 할 만 하다. 평일 저녁 퇴근 후 세네갈-미국 경기를 보았고, 이어지는 토요일에 이란-포르투갈, 우루과이-남아공 경기를 봤는데, 경기 끝나고 나올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 대중교통, 주차, 대회준비에 경기장 시설, 관중석에서 피치사이의 거리까지 어디 하나 흠 잡을 곳이 없다. 이런 구장을 홈구장으로 가진 구단 팬들은 축복을 받았다 할 수 있겠다.(성적 말고 관람을 위한 환경)


3. 수원월드컵경기장

 남패륜 탄생 바로 전 시즌에 가본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12년 만에 찾은 곳이다. 시작부터(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별로 좋은 기억이 없었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통해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당역에서 경기장가는 버스를 타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평일 저녁 퇴근시간의 사당역 앞은 사람의 바다이기에 사람들이 서있는 줄이 맞는 버스를 기다리는 줄인지 확인하기도 오래걸리고, 배차 간격이 10분 간격으로 2대가 오고 다음 버스가 30분 후에 오는 버스인 경우 그냥 1시간 반 정도는 사당역에서 버린다고 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도중에 다른 버스 대기줄로 넘어가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퇴근하자마자 튀어나와서 사당역에 도착한 시간이 6시 반이 안된 시간이었으나, 7시 40분이 넘어서야 버스를 탈 수 있었고, 8시 경기의 전반전이 다 끝날 시점에야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 2001년에 처음 프랑스-브라질 경기를 보기 위해 갔을때는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는 노선이 많지 않아서 일단 수원시내로 가는 아무 버스나 집어타고 시내에서 경기장 가는 택시를 잡으려 했다가 실패해서 30분 정도를 걸어간 기억이 있다. 당시엔 경기장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택시들이 월드컵경기장 가자고 하면 승차거부를 하고 내빼곤 했었다. 이번 대회에는 먼저 도착한 지인의 차를 타고 귀가하였는데, 나올 때 보니 역시나 전주 못지 않게 주차환경이 헬이다. 오래전에 지어진 구장인데다 한국경기라 그런지 경기 끝나고 30분이 지나도록 주변의 차들이 빠지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도 아니기에 이번 일요일에 3/4위전 및 결승전 보러갈 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아마 차를 갖고 가긴 할텐데,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는 임시주차장 운용 시간이 오후 2시부터(3/4위전 경기 시작은 3시반)라는 공지를 볼 때 한바탕 난리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 천안종합운동장

 마지막으로 이 경기장을 찾았던 것이 천안일화가 성남일화가 되기 전 시즌이었을 것이다. 조명시설이 없어서 K리그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일 오후 3시경기를 가졌어야 했고, 리그 경기에 연장전이 존재하던 시절 일몰로 인해 더 이상 경기진행이 어렵게 되자 추첨으로 승패를 가르기도 했던 촌극이 벌어졌던 그 곳 맞다. 좌석 및 전광판을 새로 설치하고 잔디도 그때에 비해면 환골탈태했다 할 정도로 좋아지긴 했지만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좋지를 못하다. 가장 비싼 자리에 가도 인천이나 전주의 가장 싼 자리에서 보는 것 만 못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종합운동장으로서의 한계라기 보다는 애초에 설계가 잘못된 경기장이다. 성남종합운동장이나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는 종합운동장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관전하기가 천안만큼 나쁘지는 않다.


 - 평일 저녁 8시 경기였기에 KTX를 타고 보러가야 했다. 서울역 공항철도->KTX 플랫폼까지의 미친듯한 오르막 및 거리로 인해 개고생을 하며 뛰었으나 결국 처음 예매한 열차를 놓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열차는 7시 40분이 넘어서야 천안-아산역에 도착하는 일정. 경기 시작을 간신히 놓치지 않은게 기적에 가까웠다. 택시를 타면 10분 이내에 도착할 정도로 기차역에서는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낙후된 경기장 시설 중에서 유일하게 괜찮았던 공간은 VIP대기룸 정도?


5. 대전월드컵경기장

 여기도 12년 혹은 13년 만의 방문일 것이다. 한국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제법 편한 마음으로 경기장에 갔는데, 4시부터 주변 주차장을 개방한다 하여 (주변에는 경찰들이 주차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미 길가에 불법주차된 차들은 뭘까 싶다.) 한 바퀴 돌고 와서야 주차가 가능했다. 경기장 수용인원이 4만명 정도인데 1/8인 5천명 조금 넘게 들어왔는데도, 경기 후 차를 빼는게 전쟁이었다. 이게 만약 한국 경기였으면 최소 1시간 이상은 고생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히도 주차장에서 10~15분 정도 노닥거리다 보니 주변 차들이 다 빠져준 덕에 크게 고생하지 않고 나온 셈.


 - 마지막으로 방문했을때에는 지하철이 없었을 때였지만, 지하철역이 있으니 전주보다는 접근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하차 후 거의 1km가까운 거리를 걸어야 하지만 그 정도는 주변에 지하철역이 없는 전주나 수원에 비하면 매우 훌륭하다 할 수 있다.


 대회 관련하여 한 가지 생각나는 것은 경기장내 음식물 반입에 대한 것이다. 전주에서는 따로 가져간 빵종류의 음식은 문제 없이 들고 들어갈 수 있었고, 액체류만 들고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인천에 오니 모든 종류의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있었고, 하프타임에 먹을 것을 챙겨갔던 외국인들은 보안검색대에 그것을 맡기거나 버려야만 했다. 어떤 한 무리의 외국인들은 샌드위치를 경기장에 던질거 같냐고 따지다가 결국 다 먹어버리고 입장을 했다. 경기장마다 이렇게 기준이 달랐던 것은 실수였을까? 


 이번 대회를 보면 한국 경기가 아닌 경기의 경우 가장 싼 표를 끊고 입장해도 좌석 구역간 이동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미리 가장 비싼자리 혹은 그 다음으로 비싼 자리를 구입한 사람들만 호구가 되었다. 축구 자체가 인기가 없고 오로지 국가대표에만 환장한 사람들이 다수인 나라이다보니 빈자리가 많아서 크게 통제를 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매 경기마다 나와있던 FIFA 직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한국의 조기탈락 덕분에 매우 쾌적하게 경기를 관람해왔고, 이런 추세가 결승전까지 이어지기를 내심 기대하는 중이기도 하다. 결승전이라 하여 인기가 올라가과 찾는 관중이 많아지만 그 만큼 주차 및 출차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수원 월드컵 경기장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기라도 하면 차를 두고 가겠지만 그렇지도 않기에 결국엔 차를 가져갈 예정이기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고 있다.



posted by Bogd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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